운 동 회 날

 

                                              오 성 호

 

삶이란 게

가을 운동회날처럼

늘 마음 설레게 하는 것이었으면,

끝날 무렵이면 누구나

공책 한 권쯤은 챙길 수 있고

누구나 가족들 앞에

햇살처럼 뻐기고 설 수 있는 그런 날.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긴장하고 서 있다가

총소리와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고,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날.

어쩌다 재수 없이 넘어져서

꼴찌를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위로 받을 수 있는 달리기 시합처럼,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다면,

진 자도 이긴 자도

떳떳하게 푸른 가을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그런 날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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