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보낸 편지 상추쌈 어린이 2
가타야마 레이코 지음, 가타야마 켄 그림, 김누리 옮김 / 상추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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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편지 쓰기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해요. 이 책 《숲으로 보낸 편지》를 만난 것만 봐도 제가 편지 쓰기 좋아한다는 거 알겠습니다. 친구가 많지 않고 만나서 말하기보다 편지로 말하기 더 좋아합니다. 저만 그런 거 좋아하는군요. 친구한테 조금 미안하네요. 지금처럼 뭐든 빠른 시대에 좀 느려서. 편지는 가는 데 며칠 걸리잖아요. 거의 잘 가지만 가끔 편지가 길을 잃기도 합니다. 그런 일은 없으면 좋을 텐데. 편지 배달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어쩌다 한번 그런 일이 일어나도 이해해야 할지도. 그래도 아쉽습니다. 편지가 잘 가지 않으면.


 추운 겨울에 히로코는 편지를 썼어요. 히로코가 편지 쓴 상대는 사람이 아니예요. 히로코가 함께 호두를 줍던 다람쥐, 히로코가 꼬리를 밟아 놀라게 한 도마뱀, 귀가 검은 토끼와 새들한테 썼어요. 히로코가 편지 쓴 상대는 숲속 동물이군요. 그 편지는 누가 전해줬을까요. 히로코는 편지를 가지고 겨울숲에 가서 여전히 푸른 전나무에 편지를 묶었어요. 편지가 달린 전나무는 꼭 성탄절 나무 같기도 했어요. 저는 편지 잘 안 가면 어쩌나 걱정하고 나무에 편지 매달지 못했을 거예요.







 히로코가 동물한테 쓴 편지는 어떻게 됐을까요. 따스한 바람이 부는 날 히로코가 전나무를 찾아가서 보니 편지가 없었어요. 편지는 바람에 날아갔을지. 히로코는 전나무한테 편지를 썼어요. 편지를 매달게 해줘서 고맙다고. 어느 날 히로코 집 문을 누가 두드렸어요. 히로코가 문을 열고 보자 바닥에 나무 열매와 꽃이 놓여 있었어요. 히로코는 그게 동물들이 보낸 답장이라는 걸 알았어요. 히로코가 쓴 편지 사라진 게 아니고 잘 받아간 거였군요. 다행입니다. 제가 더 기쁩니다.


 따스한 바람이 불고 제비꽃이 피면 히로코는 전나무 밑에서 동물들을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히로코가 전나무를 찾아가자 거기엔 다람쥐 토끼 도마뱀 새들이 있었어요. 전나무 밑엔 제비꽃이 피었답니다. 동물들이 먼저 거기에서 히로코가 오기를 기다렸군요. 히로코와 동물들은 따스한 봄을 더 따스하게 보냈겠습니다. 봄뿐 아니라 여름 가을도. 동물 친구가 있는 히로코 부럽네요. 히로코가 먼저 동물들한테 편지를 보내서 친구가 됐겠습니다. 이 책 보니 저도 편지 쓰고 싶네요. 히로코처럼 제비꽃이 피면 만나자고 못하겠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해야겠어요.


 제가 친구한테 쓴 편지 잘 가겠지요. 전나무가 아닌 집배원님이 잘 배달해주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랜만에 친구한테 편지 써 보세요. 편지 받는 것도 기쁘지만, 친구한테 편지 쓰는 건 더 기쁩니다. 편지를 쓰고 친구가 그걸 받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워요. 히로코도 동물들한테 편지 쓰고 제비꽃이 피길 기다렸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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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6-19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의 그림 넘 이쁘네요^^

희선 2023-06-22 00:05   좋아요 1 | URL
나무에 편지를 매달다니 재미있기도 하죠


희선

2023-06-19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2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9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2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3-06-19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 불볕 더위 시작으로 오늘은 오전부터 30도를 넘었는데 희선님의 그림책 리뷰 속 전나무 눈발 날리는 장면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정도로 무덥네요
아이가 숲으로 보낸 편지
빛과 바람에 바스라져서
땅 속에 토양분이 되어 꽃으로 피어 났을 것 같습니다 ^^

희선 2023-06-22 00:31   좋아요 1 | URL
비가 와서 조금 덜 덥지만 습기 때문에 덥기도 하네요 앞으로도 습한 날 많겠습니다 장마가 지나가면 좀 낫겠지요 더울 때는 눈을 생각하면 조금 시원하겠습니다 겨울에 눈이 별로 안 와서 아쉽네요 지난 겨울이 생각나서... 비 한곳만 많이 쏟아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생각해도 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scott 님 여름이니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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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도 그림책이 있겠지. 언젠가도 한번 봤는데, 이번에는 《장미 별장의 쥐》를 봤어. 작가 이름이 중국 사람 같다고 해서 다 중국 사람은 아니겠어. 다행하게도 이 책을 쓰고 그린 사람은 중국 사람 맞는 것 같아. 중국엔 사람도 많고 어린이도 많겠지. 작가도 많겠어. 그림책 그리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이름 아는 중국 작가는 그리 많지 않아. 그림책 작가는 더 몰라. 중국이 한국과 가깝지만, 말이 어려워서 멀기도 하군. 갑자기 세종이 중국말이 한국말과 다르고 어려워서 한글 만들었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군.


 한국도 한자말을 쓰지만 한자를 그대로 쓰지 않고 한글로 소리를 적지. 장미(薔薇)라는 한자도 쉽지 않아. 어려운 중국말로 쓰인 걸 한국말로 봐서 다행이야. 여전히 중국 작가는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해. 내가 잘 모르는 거고 관심 가진 사람은 많이 알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책을 여러 권 만나 본 중국 작가는 위화뿐인 것 같아. 위화는 새로운 소설 쓰는 건지, 소식이 없군(읽지는 않았지만 위화 새로운 책 나왔어). 요즘은 중국 사람이 SF나 미스터리도 쓰고 그게 한국말로도 나오는군. 중국 사람뿐 아니라 대만 사람도 있겠어.


 장미라는 이름 한국 사람도 쓰던가. 아주 안 쓰는 건 아닐지도. 일본 소설에 장미 공주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아(이건 소설 속에 나온 이야기였어). 이 책 《장미 별장의 쥐》에서 장미 별장은 거기 사는 사람 이름이기도 해. 나이가 많은 여자야. 장미 할머니는 홀로 도시 밖 별장에 살았어. 장미 할머니는 다친 달팽이나 새와 개 그리고 젊은이를 돌봐주기도 했는데, 나으면 모두 그곳을 떠났어. 장미 할머니는 모두 떠나고 홀로 남아서 쓸쓸했을까.


 어느 날 남의 쌀을 몰래 가져가서 쌓아두는 걸 즐기던 떠돌이 쥐 쌀톨이가 찾아와. 쌀톨이는 떠돌이 생활을 끝내고 싶었어. 할머니는 쌀톨이를 장미 별장 지하 창고에 살게 해줘. 대신 집 울타리와 대나무 밭을 갉아 먹지 마라 했어. 그런 건 어렵지 않겠지. 잠시 동안 쌀톨이와 할머니는 잘 지냈는데, 언제부턴가 쌀톨이는 지하 창고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 쌀톨이는 쌀로 술을 빚어 마시고 자주 취했어. 쥐가 그러다니.


 쌀톨이가 쓰러진 걸 보고 할머니는 쌀톨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땅에 묻으려 했어. 장미 할머니는 쌀톨이가 죽은 걸 슬퍼하고 울었어. 쌀톨이는 죽지 않았어. 쌀톨이는 할머니가 자신을 위해 우는 걸 보고 술을 끊기로 했어. 장미 별장에 살고 싶다는 고양이 뚱이가 찾아오자 할머니는 쥐가 살아서 안 된다고 해. 뚱이는 그 말에 심술을 부렸어. 할머니는 뚱이가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두고 뚱이가 다쳤을 때는 치료해줬어. 쌀톨이는 뚱이가 장미 별장에 살게 하려고 자신은 떠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쌀톨이는 장미 할머니가 생각나서 장미 별장을 찾아갔는데, 장미 할머니는 없고 뚱이만 있었어. 장미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지. 쌀톨이는 뚱이 옆에 앉아 장미 할머니를 생각하고 울었어. 누군가를 생각하고 우는 거 누군가한테는 기쁜 일일까. 난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어서 슬퍼서 우는 건데, 웃는 게 낫지 않을까. 크게 웃는 건 아니고 죽은 사람이 저세상에서 잘 살기를 바라고 웃음 짓는 거지. 이 세상에서 살기도 힘든데, 저세상에서도 살아야 한다니. 저세상은 이 세상과 다르다 생각하면 되잖아. 언젠간 저세상에서 장미 할머니와 뚱이와 쌀톨이가 만날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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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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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새해가 오면 젊은작가상에 어떤 소설이 실릴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좋은 걸까, 안 좋은 걸까. 한국 단편소설에 관심이 있는 거니 좋은 거다 생각하자. 2022년에 젊은작가상은 제13회를 맞았다. 다른 데서 철마다 나오는 《소설 보다》를 보기 전에는 이 책을 보고 새로운 작가를 알기도 했는데, 이젠 《소설 보다》를 보고 알게 됐다. 거기엔 소설이 세편 실리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네번 나오고, 이건 한해에 한번 나온다. ‘소설 보다’에 실린 소설이 젊은작가상이나 다른 상을 받기도 한다. 여기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도 그런 소설이 한편 있다. 김멜라 소설 <저녁놀>이다. 이 말 이 소설 처음 봤을 때 했다. 그 책은 젊은작가상 나온 뒤에 봤다.


 김멜라 소설 <저녁놀>을 이끌어 가는 건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사고는 내버려 둔 민영과 지현이 이름이 아닌 먹점과 눈점으로 말하고 여러 가지 말을 다른 말로 하는 걸 말한다. 그걸 재미있게 여겨도 될 텐데 그렇게 못 본 것 같다. 이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동성애자여도 여성 동성애자는 사는 게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어떨까. 소설이 모두 허구는 아닐 거다. 동성애자는 다른 사람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하겠지. 이제 많은 사람이 세상에는 동성애자가 있다는 걸 알아도 가까이에 있으면 안 좋게 볼지도 모른다. 그런 거 편하지 않겠지.


 김병운 소설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은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는지 모르겠다. 윤범은 주호를 게이로 알았다가, 주호가 자신은 양성애자에서 무성애자다 한 말을 믿은 듯하다. 이 소설을 보니 주호는 게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윤범을 좋아한. 윤범은 주호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믿고. 윤범이 그래서 주호는 자신을 양성애자에서 무성애자다 한 건 아니었을까. 내 느낌엔 그랬는데 잘 모르겠다. 뚜렷하게 말하지 않아서. 윤범도 주호한테 마음을 묻지 않았다. 테라스 베란다 발코니는 조금씩 다른데 하나로 말한다는 말 맞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세 가지 차이 잘 모른다. 세상에는 이성애자만 있지 않고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여러 가지가 있겠다. 이 소설은 이런 것도 생각하게 했구나.


 지지난해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는 김지연 소설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상을 받았다. 김멜라 김혜진 서이제 소설도. 김지연 소설 <공원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하게 한다. 여성이 키가 크고 머리카락을 짧게 깎으면 안 될까부터 사전에는 차별하는 말이 많다는 것도. 그런 거 별로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불륜하는 사람은 누군가한테 맞아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불륜은 여성만 하는 게 아닌데, 여성만 비난할 때 많다. 안 좋은 말에 개가 붙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 개가 동물 개만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가 그런 말이 생겼는지. 공원에 오는 개는 반려동물이지만 들개는 무서워하고 오지 않기를 바란다. 공원은 공공의 곳, 누구나 가도 되는 곳에 가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니. 지금 생각하니 슬프다. 나 또한 그렇게 보일 수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을 수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이야기가 어두워도 마지막에 희망이 보이는 소설도 있지만, 아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소설도 있다. 김혜진 소설 <미애>는 희망이 조금 보이는 것 같다. 다음 서수진 소설 <골드러시>에 나오는 진우와 서인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애>는 미애, 엄마와 해민, 딸이여서 그럴까. 진우와 서인은 부부지만 더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한 이야기도 아닌데 같이 말했구나. 왜 미애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선우 언니와 잘 지내려고 할까. 그 마음 난 잘 모르겠다. 내가 미애 처지가 아니어서 그럴지도. 난 절실하게 바라지 않는다. 없으면 말지 한다. 아주 가난하지 않아설까. 나는 가난하다 생각하는데,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하지 않는다. 진우와 서인은 한국이 아닌 호주에서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마지막 서이제 소설 <두개골의 안과 밖>은 잘 모르겠다. 여러 사람이 말하는데, 조류독감으로 닭을 모두 죽이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사람이 새가 되기도 했다. 정말 사람이 새가 된 건지. 대상 받은 임솔아 소설 <초파리 돌보기>는 말하지 않았구나. 원영은 텔레마케터 일을 하다 알게 된 미선이 소개해줘서 과학기술원 실험동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전에도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원영은 초파리 돌보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초파리를 예쁘게 여겼다. 원영이 없애야 하는 초파리를 집에 가지고 온 날부터, 원영 머리카락이 빠졌다. 그건 산업재해였을까. 딸인 지유는 소설가로 엄마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서 예전에 일하던 걸 물어봤다. 하지만 엄마는 소설에서 원영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한다. 소설 끝부분은 원영이 낫는데, 그게 지유가 쓴 소설이기만 한 것 같다. 실제 원영은 모르는 병이 낫지 않았을 거다. 소설처럼 나았다면 좋겠지만.


 첫번째 소설 보면서 지유 엄마인 원영이 아픈 것도 걱정스러웠지만, 난 지유가 뭔가를 잘 잊어버리는 것도 걱정됐다.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은 걸 보면 큰 병은 아니고, 그저 스트레스성으로 잠시 나타나는 거였을지도. 그러기를 바란다. 소설 쓰기가 힘들어서 그랬을까. 소설가도 소설쓰기 힘들겠다. 소설가뿐 아니라 누구나 쓰고 싶은 거 자유롭게 쓰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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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14) (KCデラックス) (コミック) 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 (コミック) 28
CLAMP / 講談社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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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14

CLAMP



 




 지난번에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편> 13권 보고 앞으로 한권 남았다고 했는데, 그때 난 정말 다음 한권으로 끝날까 했다. 한권으로 끝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책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편> 14권 보니 끝나지 않았다. 15권이 끝이란다. 지난번에 14권이 마지막이다는 말 봤는데 내가 잘못 본 건가. 띠종이에 적혀 있었는데. 이번 띠종이에 마지막 권이 바뀌었다는 말이 쓰여 있다. 좀 더 늘렸나 보다. 이야기가 뭔가 휙 바뀐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처음에는 뭔가 큰일이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자세하게 말하기보다 짧게 말해서인 것 같다.


 사쿠라와 아키호는 학교에서 하는 연극에서 <시계 나라의 앨리스>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두 앨리스>였던가. 마지막까지 보니 왜 그게 나왔을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연극이 시작되고 바로 카이토가 마법을 쓰고 사쿠라와 샤오랑은 어디론가 간다. 먼저 아키호가 사라져서 아키호를 찾으러 갔던가. 사쿠라가 간 곳은 아키호가 보던 책 《시계 나라의 앨리스》 안이었다. 사쿠라 옆에 있던 샤오랑 모습을 한 검은 고양이는 뭔가 달라 보였는데, 그건 샤오랑이 아니었다. 사쿠라도 샤오랑을 보고 그저 검은 고양이다 했다. 사쿠라는 기억을 잊어버린 거였나 보다. 시계 나라에서 사쿠라는 앨리스고 아키호는 붉은 여왕이었다.


 앨리스와 붉은 여왕이 만났다. 붉은 여왕 아키호는 사쿠라한테 시계 나라를 안내했다. 둘 다 자기 기억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일도 있다니. 지난번이었나 언젠가 토모요가 사쿠라한테 잊지 마라고 했는데. 사쿠라와 아키호가 지금 있는 곳은 책속이어설지도. 아키호와 사쿠라는 책이 많은 곳으로 간다. 거기에서 붉은 여왕이 책은 기억이면서 기록이다 한다. 그건 맞는 말이다. 붉은 여왕 아키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시계 나라의 앨리스》였다. 앨리스인 사쿠라는 자기 이름이 진짜인지 붉은 여왕은 누구인지 생각한다. 이때 “사쿠라” 하고 샤오랑이 불렀다. 샤오랑이 사쿠라라고 하자 사쿠라 기억이 돌아왔다. 샤오랑이 알맞은 때 나타났구나. 아키호는 여전히 멍 해 보였다.


 샤오랑과 사쿠라와 아키호가 거기에서 벗어나려 했는데 카이토가 본래 모습으로 나타났다. 카이토는 검은 고양이 샤오랑 모습으로 있었다. 좀 헷갈리는 말을 했구나. 샤오랑 모습인 검은 고양이는 붉은 여왕과 앨리스와 줄곧 함께 있었다. 아키호가 카이토를 보고 “카이토 씨” 했지만. 사쿠라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꿈속인지 책속인지 하자 꿈 카드가 나타났다. 지금 일어난 일도 꿈이 된 건가. 사쿠라와 아키호가 피하고 샤오랑과 카이토가 싸웠다. 사쿠라와 함께 있어야 할 아키호가 사라지고 옷만 남았다. 그때 사쿠라는 자신이 붉은 여왕을 해야 했다고 말한다. 사쿠라가 바라면 이뤄진다. 그건 카드로 나타나고 카이토가 바란 것이기도 했다.


 카이토가 안 좋은 일을 하려고 책이나 마법 도구(아키호)를 가지고 온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카이토는 사쿠라가 만든 카드로 사쿠라와 아키호가 쌍둥이였다는 걸로 바꾸고 자신과 아키호 안에 있던 것도 바꾸었다. 카이토가 아키호 대신 마법 도구가 된 거다. 그건 아키호를 생각하고 한 거겠지. 아키호가 즐겁게 살기를 바라고. 아키호는 카이토를 잊는 걸 더 슬퍼할 것 같은데. 그걸 모르다니.


 현실로 돌아오자 사쿠라와 아키호는 연극에서 역이 바뀌었다. 전과 다른 현실이 됐다고 해야겠다. 사쿠라가 바란대로 아키호가 앨리스고 사쿠라가 붉은 여왕이었다. 그걸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사쿠라도 샤오랑도.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잊어버린 건가. 책속 사람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이걸 보는 난 어리둥절했다. 사람들은 사쿠라와 아키호를 쌍둥이다 했다. 이런 이야기로 끝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직 안 끝났구나. 한권 더 남았다. 15권에서 본래대로 돌아갈지. 돌아가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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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도서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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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단편이 실린 책에서 이 이야기 《이상한 도서관》을 만났어. 이걸 봤을 때 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 도서관이 이상하네였을지, 무서운 도서관이다였을지. 책을 읽고 쓰지 않을 때 본 거여서. 무라카미 하루키 책 다 다시 봐야 할까. 예전에 못 본 것도 있군. 한번 본 거 귀찮아서 잘 안 보기도 해. 《1Q84》가 괜찮았으면 됐지 뭐. 무라카미 라디오도. 무라카미 라디오로 나온 건 어떤 잡지에 연재한 글을 묶은 산문집이야. 처음 그거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나왔을 때 보니 은근 재미있더군. 하루키는 자신은 웃지 않고 다른 사람을 웃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하루키는 다른 사람이 웃길 바라고 한 말이 아닐지도. 그럴지도 모르겠어. 웃는 사람이 이상한 건가.


 여기에서 ‘나’는 알고 싶은 것은 도서관에서 찾는다고 했는데, 그건 하루키 경험이 아닐까 싶었어. 하루키는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봤으니 말이야. 집에도 책 많았을 것 같은데, 도서관에도 다녔나 봐. 하루키는 어느 날 야구를 보다가 소설을 써야겠다 하고 소설을 썼다지. 하루키가 소설 쓰기를 어느 날 갑자기 생각했을까. 난 어쩐지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서 글쓰기 괜찮게 생각했을 것 같아. 소설을 쓰기 전까지 하루키는 그걸 쓰려는 바탕을 만들었겠지. 음악과 책 여러 가지로. 아버지는 별로 안 좋아했던가. 하루키 잘 모르지만, 아주 모르지 않기도 하네. 내가 아는 건 아주 적겠지. 지금도 책 잘 못 보지만 예전에는 더 못 봤어.


 도서관 가기를 즐기던 하루키는 이런저런 상상을 했을지도 모르겠어. 도서관에 지하가 있고 거기엔 지식이 가득한 뇌를 빨아먹는 노인이 있다고. 도서관 지하실에 있던 사람은 ‘나’를 가두고 ‘나’가 읽고 싶다고 한 책 세권을 한달 동안 다 외우라고 해. 이건 마녀가 어린이를 살찌워서 잡아 먹으려 하는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같기도 하네. ‘나’는 혼자였지만. 그곳엔 양 사나이와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어. ‘나’는 도서관 지하실 감옥에 갇히기 전에 자신이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엄마가 걱정할 텐데 했어. 엄마는 ‘나’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했을까. 걱정했겠지.


 ‘나’는 여자아이와 양 사나이와 도서관 지하실에서 달아나려고 해. 그 일은 잘됐을까. 잘되지. 나중에 보니 ‘나’를 도와준 여자아이는 ‘나’가 기르던 찌르레기였어. 양 사나이도 ‘나’와 아는 누구였을지. 이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뭔가 상징을 찾아야 할지. ‘나’가 도서관 지하실을 빠져나오고 얼마 뒤 엄마가 죽어. 그러고 보니 ‘나’는 도서관 지하실에 새 가죽구두를 두고 왔어. 어디선가 꿈속에서 신발을 잃어버리면 가까운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한 말을 봤는데. ‘나’는 도서관 지하실 꿈을 꾼 건 아니었군. ‘나’는 양 사나이와 여자아이를 진짜로 만났어. 무서운 일이 있은 뒤에 ‘나’는 시립도서관에 가지 않았어.


 양 사나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자기 세계로 갔을지도. 어쩐지 쓸쓸한 이야기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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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6-11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픽 노블 인가 보군요 ㅋ
<이상한 도서관> 읽어본거 같은데 어디 실려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ㅡㅡ

하루키 책 읽다보면 도서관이 자주 나오는거 같아요 ㅋ 요샌 양사나이는 잘 안보인다는 ㅋ

희선 2023-06-12 01:24   좋아요 2 | URL
하루키 단편과 그림이 실린 책 여러 권 나왔죠 이거하고 잠 두 가지 봤어요 더 있을 텐데... 예전에 읽어본 거지만 다시 한번 보고 싶기도 하더군요 생각나는 건 도서관에 뇌를 먹으려고 한 사람이 있었다는 거예요 여기에 양 사나이가 나오다니... 찌르레기도 처음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네요


희선

scott 2023-06-11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출간한 장편 배경도 도서관
현재 하루키옹이 재즈 라이브 진행 하는 곳도 모교 와세다 대학 국제 도서관

양사나이는 와세다 대학 국제 도서관
카페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

희선 2023-06-12 01:29   좋아요 1 | URL
이번에 나온 소설 배경이 도서관이군요(전에 글 봤는데 잊어버렸군요) 다른 소설에도 도서관 나온 적 있는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방송을 하는군요

scott 님은 거기 가시겠네요 곧... 코로나는 다 사라지지 않았지만 조심해서 갔다 와도 괜찮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