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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도서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4년 5월
평점 :
예전에 단편이 실린 책에서 이 이야기 《이상한 도서관》을 만났어. 이걸 봤을 때 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 도서관이 이상하네였을지, 무서운 도서관이다였을지. 책을 읽고 쓰지 않을 때 본 거여서. 무라카미 하루키 책 다 다시 봐야 할까. 예전에 못 본 것도 있군. 한번 본 거 귀찮아서 잘 안 보기도 해. 《1Q84》가 괜찮았으면 됐지 뭐. 무라카미 라디오도. 무라카미 라디오로 나온 건 어떤 잡지에 연재한 글을 묶은 산문집이야. 처음 그거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나왔을 때 보니 은근 재미있더군. 하루키는 자신은 웃지 않고 다른 사람을 웃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하루키는 다른 사람이 웃길 바라고 한 말이 아닐지도. 그럴지도 모르겠어. 웃는 사람이 이상한 건가.
여기에서 ‘나’는 알고 싶은 것은 도서관에서 찾는다고 했는데, 그건 하루키 경험이 아닐까 싶었어. 하루키는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봤으니 말이야. 집에도 책 많았을 것 같은데, 도서관에도 다녔나 봐. 하루키는 어느 날 야구를 보다가 소설을 써야겠다 하고 소설을 썼다지. 하루키가 소설 쓰기를 어느 날 갑자기 생각했을까. 난 어쩐지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서 글쓰기 괜찮게 생각했을 것 같아. 소설을 쓰기 전까지 하루키는 그걸 쓰려는 바탕을 만들었겠지. 음악과 책 여러 가지로. 아버지는 별로 안 좋아했던가. 하루키 잘 모르지만, 아주 모르지 않기도 하네. 내가 아는 건 아주 적겠지. 지금도 책 잘 못 보지만 예전에는 더 못 봤어.
도서관 가기를 즐기던 하루키는 이런저런 상상을 했을지도 모르겠어. 도서관에 지하가 있고 거기엔 지식이 가득한 뇌를 빨아먹는 노인이 있다고. 도서관 지하실에 있던 사람은 ‘나’를 가두고 ‘나’가 읽고 싶다고 한 책 세권을 한달 동안 다 외우라고 해. 이건 마녀가 어린이를 살찌워서 잡아 먹으려 하는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같기도 하네. ‘나’는 혼자였지만. 그곳엔 양 사나이와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어. ‘나’는 도서관 지하실 감옥에 갇히기 전에 자신이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엄마가 걱정할 텐데 했어. 엄마는 ‘나’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했을까. 걱정했겠지.
‘나’는 여자아이와 양 사나이와 도서관 지하실에서 달아나려고 해. 그 일은 잘됐을까. 잘되지. 나중에 보니 ‘나’를 도와준 여자아이는 ‘나’가 기르던 찌르레기였어. 양 사나이도 ‘나’와 아는 누구였을지. 이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뭔가 상징을 찾아야 할지. ‘나’가 도서관 지하실을 빠져나오고 얼마 뒤 엄마가 죽어. 그러고 보니 ‘나’는 도서관 지하실에 새 가죽구두를 두고 왔어. 어디선가 꿈속에서 신발을 잃어버리면 가까운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한 말을 봤는데. ‘나’는 도서관 지하실 꿈을 꾼 건 아니었군. ‘나’는 양 사나이와 여자아이를 진짜로 만났어. 무서운 일이 있은 뒤에 ‘나’는 시립도서관에 가지 않았어.
양 사나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자기 세계로 갔을지도. 어쩐지 쓸쓸한 이야기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