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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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도 그림책이 있겠지. 언젠가도 한번 봤는데, 이번에는 《장미 별장의 쥐》를 봤어. 작가 이름이 중국 사람 같다고 해서 다 중국 사람은 아니겠어. 다행하게도 이 책을 쓰고 그린 사람은 중국 사람 맞는 것 같아. 중국엔 사람도 많고 어린이도 많겠지. 작가도 많겠어. 그림책 그리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이름 아는 중국 작가는 그리 많지 않아. 그림책 작가는 더 몰라. 중국이 한국과 가깝지만, 말이 어려워서 멀기도 하군. 갑자기 세종이 중국말이 한국말과 다르고 어려워서 한글 만들었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군.


 한국도 한자말을 쓰지만 한자를 그대로 쓰지 않고 한글로 소리를 적지. 장미(薔薇)라는 한자도 쉽지 않아. 어려운 중국말로 쓰인 걸 한국말로 봐서 다행이야. 여전히 중국 작가는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해. 내가 잘 모르는 거고 관심 가진 사람은 많이 알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책을 여러 권 만나 본 중국 작가는 위화뿐인 것 같아. 위화는 새로운 소설 쓰는 건지, 소식이 없군(읽지는 않았지만 위화 새로운 책 나왔어). 요즘은 중국 사람이 SF나 미스터리도 쓰고 그게 한국말로도 나오는군. 중국 사람뿐 아니라 대만 사람도 있겠어.


 장미라는 이름 한국 사람도 쓰던가. 아주 안 쓰는 건 아닐지도. 일본 소설에 장미 공주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아(이건 소설 속에 나온 이야기였어). 이 책 《장미 별장의 쥐》에서 장미 별장은 거기 사는 사람 이름이기도 해. 나이가 많은 여자야. 장미 할머니는 홀로 도시 밖 별장에 살았어. 장미 할머니는 다친 달팽이나 새와 개 그리고 젊은이를 돌봐주기도 했는데, 나으면 모두 그곳을 떠났어. 장미 할머니는 모두 떠나고 홀로 남아서 쓸쓸했을까.


 어느 날 남의 쌀을 몰래 가져가서 쌓아두는 걸 즐기던 떠돌이 쥐 쌀톨이가 찾아와. 쌀톨이는 떠돌이 생활을 끝내고 싶었어. 할머니는 쌀톨이를 장미 별장 지하 창고에 살게 해줘. 대신 집 울타리와 대나무 밭을 갉아 먹지 마라 했어. 그런 건 어렵지 않겠지. 잠시 동안 쌀톨이와 할머니는 잘 지냈는데, 언제부턴가 쌀톨이는 지하 창고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 쌀톨이는 쌀로 술을 빚어 마시고 자주 취했어. 쥐가 그러다니.


 쌀톨이가 쓰러진 걸 보고 할머니는 쌀톨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땅에 묻으려 했어. 장미 할머니는 쌀톨이가 죽은 걸 슬퍼하고 울었어. 쌀톨이는 죽지 않았어. 쌀톨이는 할머니가 자신을 위해 우는 걸 보고 술을 끊기로 했어. 장미 별장에 살고 싶다는 고양이 뚱이가 찾아오자 할머니는 쥐가 살아서 안 된다고 해. 뚱이는 그 말에 심술을 부렸어. 할머니는 뚱이가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두고 뚱이가 다쳤을 때는 치료해줬어. 쌀톨이는 뚱이가 장미 별장에 살게 하려고 자신은 떠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쌀톨이는 장미 할머니가 생각나서 장미 별장을 찾아갔는데, 장미 할머니는 없고 뚱이만 있었어. 장미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지. 쌀톨이는 뚱이 옆에 앉아 장미 할머니를 생각하고 울었어. 누군가를 생각하고 우는 거 누군가한테는 기쁜 일일까. 난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어서 슬퍼서 우는 건데, 웃는 게 낫지 않을까. 크게 웃는 건 아니고 죽은 사람이 저세상에서 잘 살기를 바라고 웃음 짓는 거지. 이 세상에서 살기도 힘든데, 저세상에서도 살아야 한다니. 저세상은 이 세상과 다르다 생각하면 되잖아. 언젠간 저세상에서 장미 할머니와 뚱이와 쌀톨이가 만날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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