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랫동안 한자리에 있었어
본래는 CD도 나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라디오만 나와
사람이 날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와 사는 사람은 라디오를 즐겨 들어
잘 때는 조용히 자면 될 텐데
굳이 라디오를 켜
라디오 소리에 일어날 생각인 것 같은데
깨었다가도 다시 자
라디오 방송은 그대로 혼자 떠들어
아니 내가 들어
사람이 제대로 듣는 방송은 그리 많지 않아
음악이 나오는 방송인데 거의 영어로 해
그때 사람은 책을 보거나 뭔가를 써
가끔 귀를 기울일 때는 책 이야기 할 때인 듯해
그 방송도 거의 배경음악처럼 들어
책 읽기 어려우면 그걸 끄기도 해
그때부터 난 잠을 자
내가 다시 일어나는 건 사람이 잘 때야
자기가 잘 때 날 깨우다니
뭐 어쩌겠어
난 혼자 라디오 방송을 들어
그것도 나쁘지 않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