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
크리스 버터워스 지음, 샬롯 보아케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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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나무가 맨 앞에 있군요. 이건 잎이 무성해진 여름 나무겠지요. 맨 뒤는 잎을 다 떨군 겨울 나무네요. 나무는 언제나 좋지요. 이 책 《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예요. 나무는 사람과 가까이 있습니다. 자신이 사는 곳 둘레에서 나무를 하나도 못 보면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아요. 숲은 아니어도 길을 걷다 나무를 만나면 기분 좋기도 합니다. 제가 만나는 나무는 길에도 있고 지나는 아파트나 학교에도 있어요. 나무 이름 많이 모르지만 여러 가지 나무를 만납니다.

 

 지금 같은 봄에는 나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겠습니다. 나무는 겨울에도 쉬지 않는다고 하는데, 겨울엔 쉬었다 따스한 봄이 오면 기지개 켜고 일어날 것 같기도 해요. 봄엔 나무만 깨어나지 않는군요. 개구리, 뱀, 곰, 다람쥐……. 겨울잠을 잔 동물과 땅속에서 겨울을 난 씨앗이 깨어나겠습니다. 처음엔 아주 작아서 안 보이겠지만, 비가 오고 하루하루 지나면 새잎이 보이겠지요. 작고 부드러운 연두색 새잎. 그런 거 만져본 적은 없어요. 나무를 좋아해도 만지지 않는 게 낫겠지요. 봄에 꽃이 피어도 나뭇가지는 꺾지 않기. 나무를 느끼려면 나무를 안아보는 게 좋겠네요.

 

 

 

 

 

 여름엔 나뭇잎 색이 진해져요. 볕이 뜨거워서 나무는 여름에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답니다. 사람도 목이 마르면 물 많이 마시는군요. 봄뿐 아니라 여름에도 꽃은 핍니다. 꽃이 피면 벌이나 나비가 찾아와 수분을 도와주지요. 여름에 작은 열매가 열리고 자랍니다. 사람이 혼자 살지 않듯 자연도 서로 돕고 사는군요. 때론 바람이 도움을 줍니다. 잎이 무성한 여름에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면 시원한 소리가 들립니다. 나뭇잎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네요. 나무야, 고마워.

 

 언제든 나무는 좋은데, 가을엔 나무가 예쁘기도 하죠. 열매도 익고 나뭇잎은 빨갛게 노랗게 물들잖아요. 나뭇잎 색이 그대로인 나무도 있군요. 그런 나무는 그것대로 좋습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열매를 맺는 나무. 많은 열매에서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는 건 그리 많지 않다지요. 어린 나무가 커다랗게 자라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친구 같은 나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울할 때 찾아가서 말하게. 아쉽게도 그런 나무 만나지 못했어요. 마음에 드는 나무를 찾으면 될 텐데. 하나가 아니고 여러 나무를 만나야겠어요.

 

 바람이 차가워지고 가을이 끝날 무렵에 나무는 겨울을 나려고 잎을 떨구어요. 잎을 다 떨군 앙상한 나뭇가지가 조금 애처롭게 보이지만, 다음 봄을 생각하면 그런 마음 덜하겠습니다. 겨울 동안 나무는 힘과 영양분을 자기 몸에 쌓아뒀다 따스한 봄이 오면 꽃과 새잎을 피우겠지요. 나무는 그런 삶을 되풀이하면서 사람보다 오래 살고 여러 가지를 보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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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3-20 0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산불로 재가 된 나무들이 제대로 성장해서 산림을 이룰려면 30여년의 세월이 걸린 다고 하네요.
화재로 땅 속 미생물들이 죽어서 성장을 하는데 필요한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불이 난 후 내리는 봄비 그리고 봄을 시샘하는 눈 가루

마지막 겨울의 차가움이 사라지면 푸른 잎이 돋아 나겠죠 ^ㅅ^


희선 2022-03-20 01:27   좋아요 3 | URL
불은 많은 걸 앗아 가는군요 사람이 사는 집도 탔겠지만 나무가 많이 탔겠습니다 그게 다시 자라려면 시간 많이 걸리겠지요 불로 땅 속 미생물도 죽다니... 그렇다 해도 다시 나무를 심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걸린다 해도 나무를 심는 건 중요하죠 지금이 아닌 앞날을 생각하고...

큰 산불 안 났으면 좋겠네요 scott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20 01:42   좋아요 2 | URL
저도 그게 참 많이 아쉬워요 ㅠㅠ
그 많은 나무들이 다 없어졌으니~~

희선 2022-03-21 23:43   좋아요 1 | URL
예전에도 크게 산불이 나서 문화재 같은 게 탔다는 뉴스를 봤네요 이번에도 나무가 많이 타서 없어졌겠습니다 다시 심고 자랄 때까지 시간 많이 걸리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3-20 0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데 유달리 잎이 무성한 초록의 여름 나무가 제일 눈에 많이 들어와요. 나무는 언제나 좋아요. 이 책에 나무에 대한 예쁜 그림이 많을 것 같아요^^

희선 2022-03-21 23:45   좋아요 1 | URL
사람과 가까이에 나무가 있어서 다행이죠 숲에 있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사람은 나무를 보면 좋은데 나무는 어떨지... 다른 곳에서 옮겨 심은 것도 있잖아요 나무도 사람이나 여러 가지 보는 거 좋아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3-20 0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러스트레이션과 희선님 올려주신 사진속 나무들이 친구같아요.
나무들은 원래 서로 친구일지도^^

희선 2022-03-21 23:46   좋아요 2 | URL
언젠가 책을 보니 나무는 뿌리로 말한다고도 하더군요 도시에선 뿌리를 길게 뻗기 힘들 듯합니다 뿌리가 안 되면 나뭇가지로... 나무는 다 친구일 거예요


희선

프레이야 2022-03-20 0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오란 산수유인가요? 봄의 전령이지만 왠지 어느 계절이나 픔고 싶은 노랑. 나무는 언제나 좋아요 정말. 죽은 나무들이 안타깝네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또 생명 움트길…

희선 2022-03-21 23:51   좋아요 1 | URL
산수유 며칠 전에 봤어요 그때는 덜 핀 듯했는데, 이제는 다 피었겠습니다 봄엔 노랑이 어울리죠 봄뿐 아니라 언제 봐도 좋겠습니다 불이 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저절로 불이 나기도 하지만 지금은 기후변화로 불이 더 크게 나네요 시간은 걸려도 다시 나무가 자라기를 바랍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3-22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뿌리로 말한다...희선님 말씀 너무 멋진 걸요. 저는 영화 아바타에서 나무 등장 씬이 가장 좋았어요....뿌리로 말한다 하시니 그 장면이 바로 떠오르네요

희선 2022-03-22 02:17   좋아요 0 | URL
아바타 안 봤지만 나무가 나오는군요 나비족과 나무가 소통한다는 말이 보이네요 지금 세계 최대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도 봤습니다 그 영화에 나온 나무를 생각하고 만들었을지...


희선

psyche 2022-03-22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빛이 노는 노랑색이 봄을 느끼게 하네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고 하던데 꽃들이 괜찮으려나요.

희선 2022-03-22 02:19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보다 더 남쪽은 매화도 피었던데, 아직 꽃이 많이 피지 않았어요 춥기는 한데 아주 춥지 않아서 괜찮을 듯합니다 저만 덜 춥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꽃도 꽃샘추위 대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