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각 세대마다 나타나는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변화에대한 욕구가 사회 발전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사회를 유지하고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으려는 권력층의곁에는, 새로운 영역과 참신한 생각을 추구하는 사람들, 현실을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들을 찾아내는데 몸을 던질 수 있는 꿈꾸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과거에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지금의 사회를 고안하고 형성했다. 우리의 미래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 또한 오로지 새로운 꿈뿐이다. 이 책을 통해 호기심과 꿈을 따라 걸어온 나의 여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내가 만났던 매력적인 친구들과 아이디어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은 여러 장이 서로 포개질 수 있으므로 장이 고정된 상자 공간 안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는 점을 깨달았다. 뉴턴의 절대공간은 고정되고 정적이며움직이지 않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섬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공간이 장 안에서 움직이는 입자들이나장과 분리된 별도의 개체가 아니며, 다른 장들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장은 움직이거나 물결치거나 휠 수 있으며, 그 운동 역시 전자기장의 방정식과 매우 유사한 특정 방정식 (아인슈타인 방정식)을따른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공간이 전자기장과 같은 하나의 장이라는사실을 발견한 한편, 양자역학은 모든 장이 양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양자는 ‘확률운‘을 통해서만 기술될 수 있다는것을 알려주었다. 이 두 아이디어를 합쳐서 생각하면 공간, 즉 중력장은 전자기장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간역시 알갱이 구조를 띠게 된다. 결국 ‘공간 알갱이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알갱이들의 움직임은 확률을 따른다. 따라서 공간은 ‘공간 알갱이들의 확률운‘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이 개념은 어지러울 정도로 우리의 일상적인직관과는 너무 거리가 멀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이론들을 합쳐 만든 시각인 것은 분명하다. 뉴턴의 고정된 상자 공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은 파동들이 요동치는 장이며, 공간의 구조는 확률론을 따르는 알갱이들로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나는 이처럼 세상을 과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야말로 과학적 사고의 힘을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사고의 힘은 ‘실험‘, ‘수학‘, ‘방법론‘ 따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은과학적 사고의 특징, 즉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능력에서 나온다. 이것은 자신이 확언한 내용까지도 의심할수 있는 능력이며, 자신의 신념은 물론 가장 확실했던 신념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험대에 올리는 능력이다.
인간은 각자의 생각에 매여 있으며 그 생각을 쉽사리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인간은 늘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생각한다. 이러한 믿음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은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밑에서 지구를 받치고 있는 존재는 없다는 주장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그럼 지구는 왜 떨어지지 않는단 말인가? 실제로아낙시만드로스에게도 당연히 이러한 질문이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물체는 ‘아래‘로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는 자기 스스로에게 향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어떤 방향으로도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오늘날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기준으로 볼 때 아낙시만드로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과학은 확립된 관념과 설명에 의문을제기할 수 있으며, 더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과학이 지닌 바로 이 몽상의힘에 늘 매료되곤 한다.
무수히 많은 선입관을 두려움 없이 버릴 수 있다면 이 사회도 계속해서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추구는끊임없는 모험이다. 어쩌면 인류 역사의 가징 위대한 모험일 것이다.
시간의 부재
오늘날 양자중력을 통해 얻은 새로운 사실은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망처럼 연결된 알갱이들의 확률운으로 이루어진 중력장만이존재할 뿐이다. 이 아이디어와 특수상대성이론을 연결해서생각해본다면, 시간과 공간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으므로 공간의 부재는 결국 시간의 부재를 의미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양자중력의 공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시간변수 ‘1‘는 휠러-다윗 방정식을 비롯한 모든 양자중력 방정식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없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직관적인 차원에서는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 세상을 비시간적인 표현을통해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연히 과학과 정치 모두 이상과 현실 사이의 격차가 존 존재한다. 하지만 둘의 이상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과학과, 집단적 적 의사결정의 과정을 구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가는 민주주의 사이에는 수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관용, 토론, 합리, 반대 주장의 경청, 학습, 그리고 공통의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태도이다. 우리가 틀릴 수 있다. 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른 주장을 듣고 납득이 될 경우 의견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나와 반대되는 시각이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과민주주의의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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