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출판된 학술적 역사서건 200년 된 빅토리아 시대 소설이건,종이책이 전자 기기로 옮겨져 인터넷과 연결될 때 이는 웹 사이트와같은 존재로 변한다. 단어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산만함으로 포장된다. 링크 등 디지털 기능들은 독자들을 이곳 저곳으로 몰고 간다. 책은 존 업다이크 John Updike가 말한 날카로움을 잃고 인터넷의 방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해체된다. 종이책의 선형성은 책이 독자들에게 권장하는 고요한 집중과 함께 파괴되었다. 킨들과 애플의신형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의 최신 기능은 우리가 전자책을 선택할가능성을 더 높여주긴 하지만 이를 통한 읽기는 종이책을 읽는 방식과 매우 다를 것이다.
- P157

사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도 우리는 종이에 인쇄된 글을 보는 데가장 적은 시간을 할애하며, 그마저도 인터넷의 복잡한 그림자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 문학 평론가인 조지 스타이너 George Steiner는 1997년 "침묵, 집중과 기억의 아름다움, ‘수준 있는 독서‘에 사용하던 사치스러운 시간은 이미 많이 사라졌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어서 그는 "전자 기술이 가져온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비교해 볼 때 이 정도의 침식은 거의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적었다. 26 50년 전이라면 여전히 인쇄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 P167

온라인 세상에 들어갈때 우리는 겉핥기식 읽기, 허둥지둥하고 산만한 생각, 그리고 피상적인 학습을 종용하는 환경 속으로 입장하는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피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것처럼 인터넷을 서핑하는 동안에도 깊은 사고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이는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권장하고또 가져다주는 사고의 종류는 아니다.
- P174

언제 어디서 로그인을 하건 인터넷은 우리에게 놀라울정도로 유혹적인 몽롱함을 선사한다. 인간은 "더 많은 정보, 더 많은감흥, 더 많은 복잡함을 원한다"고 스웨덴의 신경과학자 토르켈 클링베르크Torkel Klingberg는 말한 바 있다. 우리는 동시적 행동을 요구하는 상황 또는 정보에 압도당하는 상황을 찾는" 경향이 있다. 종이에 인쇄된 글 하나하나가 홍수 같은 정신적 자극에 대한 우리의갈망을 그저 적셔주는 수준이었다면, 인터넷은 그야말로 온몸을 푹담그게 해주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 조상들이 만족한 것 이상의 산만함을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완전한 산만함이라는 본연의 상태로돌아가게 한다.
모든 산만함이 나쁜 것은 아니다.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어려운 문제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다 보면 정신적인 흥분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생각은 좁아지고, 애는 쓰지만 새로운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잠시 그 문제에서 벗어나관심을 쏟지 않으면, 즉 "결정을 내일로 미루면 다시 그 문제 앞에설 때는 새로운 시각과 무한한 창의성을 가질 수 있다.  - P178

우리가 온라인에 있을 때 하지 않는 행동 역시 신경학적인 결과를낳는다. 불꽃을 만드는 뉴런들이 함께 묶이듯이 불꽃을 만들어내지못하는 뉴런들은 연결되지 않는다. 웹 페이지를 훑어보는 데 시간을보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사라졌듯이, 작은 글자로 문자 메시지를주고받는 시간 때문에 문장과 절을 지어내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사라졌듯이, 링크들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조용한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몰아냈듯이 오래된 지적 기능과 활동에사용되던 회로들은 약해지고 해체되기 시작했다. 뇌는 사용하지 않는 뉴런과 시냅스를 더욱 긴급한 다른 업무 수행을 위해 재활용한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시각을 얻지만 오래된 것은 잃어버린다.
- P180

그의 말도 옳지만 편협하게 인터넷이 주는 혜택에만 집중해 이 기술이 우리를 더욱 지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심각한잘못일 것이다.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소장인 조던 그래프먼Jordan Grafman은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우리 뇌를 멀티태스킹에 맞도록 더욱 민첩하게 만들지만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깊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사실상 저해하고 있다고 한다. "멀티태스킹을 위해 최적화하는 것이 더 나은 기능, 즉 창의성, 독창성, 생산성을 가져올까? 대답은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라고 그래프먼은말한다. 멀티태스킹을 더 많이 할수록 덜 신중해지고, 문제에 대해덜 생각하고, 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독창적인 사고로 도전하기보다는 관습적인 생각과 해결책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 P209

인터넷은 우리로 하여금 그 규모나 범위 면에서 전례가 없는 정보의 도서관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은 우리가 이도서관을 통해 편하게 분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우리가 찾는 정확한 대상이 아니라도 적어도 당장의 목적에 부합하는 무언가를 찾도록 한다.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존슨이 말한 첫 번째 종류의 지식이다. 우리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 우리의 사고 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 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 P213

효율성에 대한 산업적 이상이 지성의 영역으로 옮겨올 경우 이는호손이 이해한 대로 깊은 생각을 원하는 목가적인 이상에 대한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정보를 신속히 검색하고 발견하는 일을 발전시키는 것이 결코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균형잡힌 사고의 발달은 광범위한 정보를 찾고 재빨리 분석하는 능력과함께 폭넓은 성찰의 능력도 요구한다.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그리고 기계를 작동하는 시간과 함께 정원에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도 모두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구글의 숫자의 세계‘에서도 일해야 하지만 슬리피 할로우에서의 휴식도 필요하다. 오늘날의 문제는 우리가 이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사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능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적으로 우리는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 P247

새로운 장기 기억을 저장할 때 우리는 정신적인 힘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한다. 기억을 확장할 때마다 지적 능력은 향상된다. 인터넷은 개인적인 기억에 편리하고 매력적인 보조물을 제공하지만 인터넷을 개인적인 기억의 대안물로 사용하면서 내부적인 강화 과정을 건너뛴다면 우리는 그 풍부함으로 가득 찬 우리의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험성을 안게 되는 것이다.
- P280

계산기의 사례는 오늘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의존도의증가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우리를 해방시킨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데 사용된다. 우리를 기억이라는 업무에서 자유롭게 하면서 웹은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 시간을 생산적인 사고에 사용할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를 평행하게바라보는 데는 오류가 있다. 휴대용 계산기는 작업 기억의 부담을완화시켜 중요한 단기 저장을 더욱 추상적인 추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험이 보여주듯 계산기는 뇌가생각을 작업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이동시키고, 이 기억들을 지식을 쌓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적 스키마로 표현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만든다. 웹은 이와는 다르다. 이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에 쓰여야 할 자원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장기 기억의 강화와 스키마의 발전을 방해하며 작업 기억에 더 많은 하중을 가한다.강력할 뿐 아니라 매우 특화된 도구인 계산기는 기억을 보조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망각의 기술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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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