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 사고력 실종의 시대, 앞서가는 사람들의 생존 전략
이시한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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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연결하고, 인과나 상관관계를 찾아 의미를 부여하는 답이 경쟁력을 가진 답이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 어떤 물건이 많이 팔렸고, 가장 인기를 끈 물건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이제 검색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가 되니까, 그런 물건을 보면서 트렌드를 찾아내고 그에 따라 내년에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가 많이 팔리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거에요.
암기 형태의 단답형 답이 전시하는 질문은 역시 단순한 스타일의 질문이었어요. 하지만 단답형 답이 더이상 경쟁력이 없는 시대에, 서술형답의 시대에는 질문도 달라집니다. 질문에 따라 답은 얼마든지 유도 가능하니까 질문이 중요한 시대가 되는 기죠. 예를 들어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어느 어느 나라가 싸운 기시?‘라는 질문의 답은 그냥 단답형으로 ‘아테네와 스파르타‘입니다. 그것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던 것이 IMF 이전의 시대라면, IM‘ 이후의 시대, 어떻게 생각하면 검색의 시대가 되면서부터는 이 격차는 제로에 수렴하게 되었어요.
검색하면 되니까요. 그러니 이제 전문 디자인부터 바뀌어야 유용하고 경쟁력 있는 대답이 나와요. - P10

한 번에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계속적인 질문으로 우리의 답을 우러인생에 가장 적절한 답으로 천천히 만들어가는 것이 이 질문의 시대에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해요. 불안감은 내려놓으시고요.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P21

도식적으로라도 Why를 다섯 번 외치기이렇게 도식적으로 Why를 다섯 번만 외쳐도 근본적인 원인에 가닿을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나 생각, 관심 등에 계속적으로 의문을 갖고, 조금 더 질문하고, 한발자국더 나아가면 더 본질적으로 이해하게 돼요.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질문의 방법은 집요하거나 집착하는 태도가 아니라, 집중하고 집약하는자세인 것이죠.
그리고 다섯 번의 Why라고 수치를 정해놓은 것은 문제해결의 기법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우리가 생각하거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 이숫자에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어느 순간 물 꼬리가 없을 때까지 질문을 이어가면 되는 거죠. - P45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핵심과 맥락입니다. 너무나 아는 게 많은 사람이지만,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때도 그 상식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면그냥 아는 게 많은 사람이지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한 사람, 똑똑한 사람은 상황과 조건, 핵심과 의중 같은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지식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센스까지 갖췄을 때 우리는 ‘저 사람진짜 똑똑하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또한 남들이 못 보는 이면의 모습,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숨어 있는 저의 등을 잘 파악하는 사람에게도 똑똑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렇다면똑똑하다는 특징은 사건이나 상태의 핵심과 원리를 파악하고, 그것의 이면의 모습이나 활용을 예측하는 인사이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 P49

그러니 우리의 노력과 의지로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한계나 구조도 바꿀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자세 역시 마찬가지죠. 본능적으로는 질문보다는 순응을 하는 편인 인간은 노력과 의지로 질문하는 뇌로 바꾸어야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를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의 4가지 질문이 유용합니다.

뭐야? (탐구의 열정)
진짜? (비판적 사고)
좀 더? (문제해결적 사고)
왜? (이유, 분석) Why
사실은? (이면에 대한 통찰) - P67

공감을 얻으려면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앞서 감정을 배려하는 질문에 대해서 말했는데요,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있습니다. 이러한 감성적인 질문이 상대방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착각이에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공감을 표하는 것은 감성적인 질문 때문이 아닙니다. 핵심을 건드리는 질문 때문이죠. 상황의 핵심, 알고싶어 하는 알맹이를 이야기하니까, 저절로 ‘맞아, 맞아‘라는 말이 나오는것입니다.
그러니까 공감을 얻으려면 따뜻한 감성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 파악한 핵심을 따스한 말로 건네니 감동적인 것이지, 따듯하지만 내용이 없는 질문은 사람을 움직일 수없어요.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소셜 스킬에서의 대화라면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따를 것이 아니라 오은영 박사의 질문 방법을 벤치마킹해야겠죠. 우리가 오은영 박사의 질문법에서 따와야 하는 것은 정보를 최대한 분석하는 습관과 의지, 그리고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을 파악하려는 노력입니다. 이게 이루어진 후에 그 핵심을 상대방을 배려하는 감성적인 대화에 담는 것이죠. - P87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진짜 문제는 ‘어떻게 (상대방이) 원하는것을 아는가‘잖아요. 하지만 이 책에서 이에 대한 힌트는 부족하더라고요. 상대방의 니즈를 충족시키니 일이 풀리더라는 다양한 사례를 주로이야기해요.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도 나오지 않은 어떻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아는가에 대한 방법 말이죠.핵심은 너무나 단순합니다. 

듣고, 질문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 비결은 굉장히 당연합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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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 고난과 고통 속에서
해럴드 센크바일 지음, 김태형 옮김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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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대할 때 우리가 가진 흔한 오해가 여기에서 나타난다. 과연 우리의 문제가 믿음이 작아서일까? 아니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큰지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를 믿는가 이다. 우리가 신뢰하는 주님이 중요하다. 우리는 비록 두려움과 의심을 가지고 주님에게 소리칠지라도, 주님은 반드시 들어주시고 구원해 주신다. 물론 그 방법이 우리 기대와는 조금 다를지라도 말이다. 파도 위를 걷던 베드로를 생각해 보라. 베드로는 믿음이 작았을지 모르지만, 그에게는 위대하고전능하신 주님이 계셨다. 베드로의 믿음은 연약했을지 몰라도, 예수님의 손은 강해서 능히 그를 구원하셨다.

주님은 당신도 구해 주신다. 당신의 믿음이 작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님은 당신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들이시고, 그분의 때에 그분의 방법으로 반드시 응답하신다. 우리 주님은 진정우리가 기댈 수 있는 분이다.

인생의 힘든 순간에 당신의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집중하라. 당신이 하나님께 했던 약속이 아니라, 하나님이 당신에게 주신 사랑의약속을 바라보라. 그 약속에는 당신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으니 안심하기 바란다.
그러면 당신의 신앙이 계속해서 감정 롤러코스터에 휘둘리는 데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을 바라보며 자신 있게 "아멘"을 외치게 될 것이다. - P43

미국에서 기독교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팔찌가 있다. 그 팔찌에는 "WWJD" (What would Jesus do?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질문 내용이 참 좋다.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때 이런 질문을 사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돌봄을 보여 준다면 분명 이 세상은 훨씬 좋게 변하지 않을까? 나는두 가지 상황에서는 이 질문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웃에게 한마디 하고 싶을 때라든지, 배우자에게 뭔가를 요구하고 싶을 때 말이다. 정말로예수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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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선물 - 당신을 위해 오랫동안
김민정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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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정녕 신이시라면 나의 생각의 프라이팬보다 하나님은 훨씬 크신 분이 분명합니다. 만약 내 생각의 프라이팬보다 하나님이 작다면 그런 존재를 신으로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할 사람은 없을겁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내 머리로 이해되는 하나님, 내 마음에 믿어지는 하나님만을 원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하나님이라면 저는절대로 그런 하나님은 믿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차라리 자신을믿는 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우리는 자기 나름의 프라이팬을 가지고 공룡보다 더 크신하나님을 그 안에 넣지 못해서 안달을 부립니다. 그러고는 내 생각의프라이팬에 완벽하게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투정을부리는 것입니다. 혹시 당신도 당신의 머리로 납득할 수 없는 하나님때문에 괴로워하면서 믿기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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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선물 - 당신을 위해 오랫동안
김민정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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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이 너무 좋아서 그분을기쁘시게 해드리고 싶어 충성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충성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날 미워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기여할 일이 없자 나의 존재 가치까지 의심하기에이른 것입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요.
하나님의 눈에 우리는 영원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쁘고 소중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확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충성하고 헌신하고, 또 여건이 안 되면 평안한 마음으로 쉼을 누리면됩니다.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가 기쁨으로 유지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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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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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것도 대단하지만 다 내려놓고 다시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저도 그들처럼 명함과 직책, 소속에연연하지 않고 저 자신만으로도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당장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저 자신을 믿고 걸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진심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걸알았을 때는 마음이 아팠고, 저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그때그때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습니다. - P9

그러니 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할지라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면 안 된다. 일도 결국 사람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보다 사람을 앞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 P20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려 고군분투하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세우기 바쁘다. 늘 부족하게 느껴지고, 채워 나가야 하는 것은 많은데 아직도 그대로인 게 못마땅하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며칠을 자책하고…….
어쩌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바로 나일 수 있다. 그렇게 나 자신을 몰아세우며 꾹꾹 눌러 담은 감정들과 상처가 곪아터져 나오는 게 바로 울컥하며 쏟아지는 눈물이 아닐까.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면 달래줘야 한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남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나 자신에게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잘하고 있다고, 어떻게든 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는 것이다. - P29

"세상을 알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불화했다. 밥벌이를 시작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했고, 밥벌이에 좌절하면서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리고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야 아버지와 화해했다." - P35

그러니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날 때, 그에게 내가 모를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나의 오해나 착각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상대가 분명히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가 마주한 사람이 오늘 하루 내 앞에 오기까지 많은사람들과 적게든 크게든 연결돼서 내 앞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래서 내가 조금의 여유와 선의로 대한 것이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세상이 덜 삭막해지지 않을까. - P87

정호승 시인의 시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이다. 이 시에 표현된 것처럼 김수환 추기경은 평생 모든 이를 위해 살다가2009년 2월 16일 우리 곁을 떠났다. 생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고인은 이렇게 답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땐 당신만이 울었고 당신 주위의 사람들이미소를 지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엔 당신 혼자 미소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시오." - P100

오갈 데가 없어 시작했든, 할 줄 아는 게 없어 시작했든 그들은모두 자신만의 방식대로 열심히 일해 왔다. 그리고 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그 시간들을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앞으로도 꽃길만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힘이 닿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에게 굳은살은 아픔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훈장이고, 일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왜 나는 그동안 굳은살이 아픔이고 슬픔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굳은살이야말로 그동안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인데 말이다. 어쩌면 나는 힘들고 고생스러운 건 피하고, 그냥 쉽게 가고싶었던 것은 아닐까. - P157

아이들 감기라도 걸릴까 이 정도는 참아야지 하며 매일 밤 찬바람을 견딘 시어머니, 항암 치료를 받느라 힘들 텐데도 자신 때문에 힘들었을 아빠를 도리어 걱정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들.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는 누군가의 마음이 이토록 깊다. 이렇게나나를 걱정하고 아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아 왔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지금도 누군가의 사랑이 우리에게 흐르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랑 덕분에 우리는 또 살아갈 힘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182

어쩌면 아들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를 위해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책임져야하는지를 어머니를 보며 배우지 않았을까. 그 배움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지 않았을까.
박혜란 작가는 말했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다 자신이 행복하면 되는 거라고. 전업주부의 삶이 편하다면 그렇게, 일하는 게 좋다면 일을 하면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 준다면 아이는저절로 잘 자라게 될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맘먹었다. 나답게 늙기로》라는 책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 P254

몇 년 전부터 미술 수업을 받고 있다. 첫 수업에서 오랜만에 흰도화지를 받아들자 나는 어떤 색으로 뭘 그리면 좋을지, 어떻게해야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부터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평가받는 삶에 익숙해졌는지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한동안 멍하니 아무것도 못 그리고 있자 선생님이 다가와 말했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실수하면 다른 색으로 덮어도 된다고,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다시 그려도 된다고,
그러자 꽉 조인 단추를 풀어 버린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흰 종이는 더 이상 실수할 가능성이 아니라 어떤 색이든다 칠해 볼 수 있는 자유로 다가왔다. 별일 아니다. 그러니 마음껏그려 보자. 틀리면 다시 그리지 뭐. 이 느낌을 기억한다면 나 자신을 혹사시키기 전에 멈출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방법도 알게 되지 않을까. - P268

진짜 사랑을 하면 나와 전혀 다른 그의 세계를 만나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박준 시인의 말처럼 "사랑은 이 세상에 나만큼 복잡한 사람이 그리고 나만큼 귀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배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나에게 묻는다. 사랑이 찾아왔을 때 외로움을 달래주지 않는다고 그를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함께 있되거리를 두라는 말을 실천할 자신이 있느냐고 이순자 선수와 그녀의 남편처럼.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그동안 살아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죽음이 찾아와 한순간에 삶이 끝나 버리는 것이 비정상적이라고생각했었다. 그런데 그의 말은 내가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을 한순간에 뒤엎어 버렸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삶‘이 비정상적인 상태이고 ‘죽음‘이 자연스러운 상태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는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는 불멸하기 때문에 죽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흙 혹은 나무, 우주의 별이 되어 어딘가에 영원히 존재하고 있고, 그렇게 원자로 존재하는 동안에 대부분의 시간은 ‘죽음‘의 상태로 지내다가 ‘삶‘의 상태로 지내는 것은 원자가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체로 존재하게 되는 찰나의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삶을 누리고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되 그 시간이 끝난다고 슬퍼할 게 아니라 더 자연스러운 상태인 죽음으로 옮겨가는 것이라 여기면 된다고.
아, 그렇구나. 이상하게 그 말을 듣는데 안도감이 느껴졌다. 생의 타이머가 있다면, 그 타이머가 멈추기 전까지 뭔가를 해내고생존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가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마치 잘 살아내야 한다며 꽉 움켜쥐고 있던 주먹을 스윽 하고편하게 풀어 버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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