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생각 - 고전 미술의 대가들, 창작의 비밀을 말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61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외 옮김 / 필요한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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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과 글쓰기. 어떨 때는 글이 술술 써질 때가 있는 반면, 하얀 화면이 공포로 숨 막히게 만드는 날도 있다. 영감을 받아 글을 쓰기보다는 정보를 찾아 글을 쓰거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왔다. 최근 요트 원정대를 보면서 쓸 수 있는 것도 2년 전 남서해 항해와 그동안의 내수면 운항 경험이 바탕이 됐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던 때(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다니던 시절) 스트레스가 많았던지 건강이 좋지 않았고, 지금도 그 후유증은 아직 남아 있다. 다시 순수문학을 하던 문학청년이지만 과거처럼 쓰기보다는 먹고살기 위한 공부에 시간을 더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 공부 중에도 책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 예술가의 창작 노트. 그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완성했는지는 여전히 궁금했다. 전공은 아니지만 관심을 갖는 미술, 고전 미술의 대가들의 창작 영감에 잠들어 있는 내 영감이 감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됐다.


  휴대하기 좋은 크기나 묵직한 무게감, 종이 재질부터 심상치 않다. 수록된 도판이 작았으나 잘 볼 수 있던 것은 좋은 용지에 출력 되었기 때문일까? 여전히 낯선 작가와 작품이 있었으나 그들의 생각조차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다. 제목처럼 그림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글들인 것 같았다. 짤막한 듯한 글에 담긴 깊이는... 부족한 내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깊이를 담고 있다.


  고전 미술의 대가 62명의 생각을 담고 있는 무게감과 괜찮은 출력물의 도판을 담고 있기에 휴대하며 읽기 좋은 책이다. 각자의 생각을 담은 책이기에 굳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는 않아도 된다. 아무 페이지나 넘겨서 읽어보는 즐거움도 있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서늘한 날씨가 가을을 확인시키는 계절,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예술가의 생각'을 엿보며 영감을 얻기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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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과 소박함! 진실과 숭고함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_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Jean-Baptiste-Camille Corot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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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 대화로 만나는 가톨릭 교리 산책
박도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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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군대 신앙이다. 모태신앙이냐는 말을 듣지만 현실은 군 시절 세례를 받았다. 입대 때부터 가톨릭 신앙에 관심을 뒀고, 종교행사도 꾸준히 갔으나 세례는 상병 육 호봉 때야 받았으니... 군대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지금 육군 복무 기간이 18개월 정도 군 생활이라 하니 전역할 때 받은 것이다.

  군 입대 즈음에서야 천주교에 대해 알았다. 교수님께 입대 인사를 가던 때 신학교에 입학한다던 선배 형이 있었는데(지금은 수원교구에서 주임 신부님으로 계심) 그때까지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었다. 실제 세례를 위한 집체교육을 2박 3일간 받으며 세례를 받았으나 전역 후 찾아뵌 군종신부님께서는 너희는 제대로 받았다며 인정을 해주셨을 정도였다. 그때 들은 얘기로는 당시에 신학생이 많아 2박 3일의 집체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정말 스케줄 표대로 교리, 성가, 교리, 성가 저녁에는 예수님 비디오 시청, 주요기도문 암기, 찰고, 교리 시험을 다 봤으니... 군대에서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집체교육을 받아 받은 세례라 그런지 현재까지도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미사도 계속 드리고 있을 테지만 기저질환 환자에 70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기에 그 미사는 못 드린지 오래다.

  전역 후 복학 전 처음 찾은 성당에서 교적을 만들고 부모님 몰래 미사를 드리며 청년 활동을 시작했다(부모님께서는 불교 신자시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다 복학으로 자주 미사를 못 나가다 냉담을 하게 되다 형 결혼 후 정식으로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 미사를 드리며 활동을 제대로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다. 이 책과의 첫 만남도 그 활동을 정식으로 시작하던 당시였다.

  모든 공부는 일단 책으로 먼저 접하기 때문에 가톨릭 활동에서도 군대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더 책을 찾아봤다. 전례부 활동을 하면서 전례에 대해서도 다양한 책들을 찾아보며 최대한 교육은 다 받았던 것 같다. 당시에 이 책은 세례를 받은 후라 끌리지 않았다. 당시 표지 디자인의 영향도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때는 제목은 궁금했으나 디자인은 솔직히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에 책을 읽으며 오래전에 쓰인 책이라는 것은 책에서 만나는 용어들을 보며 알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송 군이 내가 아는 동생의 이름과 같다는 것이었다. 그 동생은 여전히 성당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에 더 또렷하게 이름이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부님을 비신자가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나?라는 의문도 갖게 된다. 나도 청년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신부님과 연락을 하며 지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그런 부분은 의구심이 생겼으나 쓰인 시기가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일이라 당시에는 가능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 생각해 그냥 넘어가게 된다.

  문답식의 구성이라 어렵지 않게 읽히나 기본 지식이 없는 이들에게는 많이 생소한 내용들이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표지 디자인의 변경이 일단 책의 위화감을 많이 상쇄시켜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하는 여정으로 예비신자 교리 봉사도 했었는데 그럴 때 참고하기에도 좋은 내용의 책이라 생각한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고, 예비신자들이 충분히 물어볼만한 질문들도 많기에 공부하려는 봉사자들에게도 유익한 책이라 생각된다. 또, 신자 재교육 차원의 내용으로도 좋다(함께하는 여정도 그런 측면으로도 괜찮았으니...).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면 그 교재로 괜찮을 내용의 책이라 생각된다. 혼자 읽어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고, 특히 비대면이 시대에 정말 적합한 책이라 여겨진다(이미 대면해서 물어볼만한 내용은 대부분 물어보고 대답이 되어 있기에...).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도 500페이지가 넘지만 비신자 청년과 가톨릭 신부의 문답식 교리라 급하게 서두르며 읽지 않는다면 잊고 지냈던 교리를 어렵지 않게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세례를 받은 후 미사만 드리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며 교리는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전염병으로 신앙생활이 어려운 이들이 이 시기를 맞아 다시금 신앙의 기본을 되새기기 좋은 책이었다. 딱딱한 정통 교리서 보다 집에 소장하고 읽기 좋을 책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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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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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내 스무 살에 인상적이었던 소설(당시 CF의 영향으로 다시금 유행하던 시기였다) 『상실의 시대』는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후일 처음 읽었던 이모가 사둔 소설책의 표기가 안 읽히던 때, 소설 원래의 제목 '노르웨이의 숲'으로 다시 읽었을 때 즈음 그의 소설을 몇 권 몰아 읽었다. 『해변의 카프카』를 끝으로 한동안 거리를 두다 『1Q84』까지 읽은 게 내겐 하루키의 문장을 접한 전부다. 그래도 몇 편의 소설을 읽으며 그만의 감성과 문장의 맛이 있음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구매해서 읽었으나 먹고사는 일이 힘든 시기이고, 내가 쓰려던 장르가 아니라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이번 책은 하루키가 쓴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키의 글들을 분석하며 그의 '맛있는 문장'이 어떻게 쓰였는지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라 읽게 된다. 결국 그의 글이 좋아서 찾기 보다 하루키의 문장을 구조와 맛을 배울 수 있겠다는 목적이 날 이끌었다.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아담한 사이즈의 판형과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된 표지가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책은 크게 2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로 그의 작법이 어떤 작품에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를 만나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것보다 안 읽은 게 더 많았기에 각각의 글 다음에 나오는 하루키 작품에 대한 간략한 글들은 위험했다. 내가 접하지 않은 작품들의 경우 해당 작품을 읽고 싶게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또, 읽었지만 오래되어 잊힌 작품들은 읽었을 당시의 감정을 어렴풋하게 떠올리게 한다. 6~7가지의 작법들 사이에 자리하는 <칼럼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유 입문>은 요리, 문학, 영화, 건축, 미술 분야의 내용이 어떠한 비유로 작품 속에 녹아 있는지 정리하고 있다.


  앞서 1장이 작법 스타일이 그의 어떤 작품들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 볼 수 있었다면 2장'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은 14편의 작품들에서 각가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력'을 다룬다.


  책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루키의 문장 쓰기 규칙을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그동안 맛볼 수 없었던 하루키의 문장을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는 이들과 하루키처럼 잘 쓰고 싶어 하는 이들, 하루키의 문장을 압축해서 간단하게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아직 읽지 않고 잠들어 있는 하루키의 책들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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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예측 교과서 - 위성사진과 일기도로 날씨를 예측하는 폭우.태풍.폭염 기후 변화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후루카와 다케히코 & 오키 하야토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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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그런 시기 우리나라에는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 그리고 연이은 태풍으로 많은 피해가 있었다. 내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기나긴 장마 중 집중 호우로 인해 몇 년 만에 샛강이 완전히 한강에 스며들고, 올림픽대로가 통제됐다. 2년 전 처음 잠기는 것을 봤던 서울 마리나는 마리나 주차장까지 잠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뭐 원래 그렇다고 하기에는 기상이변의 모습은 '장마가 아닌 기후 위기'라는 말이 잘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인간은 발전을 위해 자연을 생각하지 않았다. 기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그와 관련된 기후 위기를 영화로도 제작하였으니 어쩌면 예견된 재해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한동안 타고 있지 않지만 세일링 요트를 조종하는 사람으로 일기예보에 관심이 많다. 바다를 경험했을 때 특히나 기상에 관심이 많아졌다. 잠잠하던 바다가 순식간에 1~2미터의 파도가 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질 못했기에 그 경험은 잊히질 않는다.


  일기예보를 항상 챙기지만 말 그대로 '예보'이기에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날씨로 낭패를 볼 때가 있기에 책의 제목이 끌렸다. 물론, 기상학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알기에 어려울 것을 예상하며 책을 읽는다. 워낙 보누스의 교과서 시리즈는 믿고 보게 되기에 책이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가장 관심이 갔던 '구름의 구조'를 시작으로 '비와 눈의 구조', '기온의 구조', '바람의 구조', '저기압, 고기압 그리고 전선의 구조', '태풍의 구조', '일기예보의 구조'로 구성된다.


  관심이 갔던 '구름의 구조'는 내가 생각하던 구름의 종류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구름의 구조라 과학 용어들이 많아 다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래도 부분적으로 어떻게 구름이 생성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구름의 종류에 대해서는 1장의 끝부분에서 다룬다. 그래, 뭉게구름은 역시나 '적운'이었다.


  2장에서는 비와 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내리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 장마철 무섭게 내리던 집중호우는 적란운에서 내린 비였다. 뭔 장마전선이 오래 지속되는가 싶었는데 '구름의 구조'와 '비와 눈의 구조'를 보니 왜 그랬는지도 알 것 같다. '스콜 선의 구조'가 확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긴 장마와 폭우가 스콜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려나.


  4장 '바람의 구조'는 세일링 때문에 더 혹하게 되는 내용을 담는다. 바람이 좋을 때 요트 세일링을 하고 싶으나 100년 만의 폭염 속 바람 없이 요트 위에서 있던 한낮이 기억나는 씁쓸함이란... 겨울 계절풍을 보면서 2년 전 남서해 항해 때 우리에게 꾸준히 노고 존을 선사하던 북풍이 생각난다. 그렇게 서해에서 바람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조류를 이용한 항해를 더 했으니...


  5장에서는 학창 시절 들어본 기단들의 이름이 반가웠고, 그래도 읽으면서 이해를 하기 괜찮은 파트였다. 마치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도 약간 들었다.


  6장은 태풍의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적란운이 조직화한 구조라는 것도 알게 된다. 지역별로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유럽에는 열대 저기압 피해가 없었다는 것을 도표를 보며 알게 된다. 남아메리카도 진로 방향과 무관함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별로 생각을 하지 않고 뉴스만 봤던 것 같다. 열대 저기압이 오지 않는 나라도 있다는 것은 왜 생각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장은 일기예보의 구조로 다양한 일기예보 방법이 존재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분명 내 학창 시절 때보다도 확연히 발달한 장비와 시스템을 접하게 되며 예보관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김동완 기상 캐스터를 떠올리게 된다.


  바로 이웃 나라 일본에서 쓰인 책이라 책 속에서 여러 우리나라의 지도를 자주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다르지 않게 적용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 기상 예측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그 메커니즘을 알고자 할 때 읽어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2020년 유난히도 길고 피해도 컸던 장마와 연이은 강력한 태풍을 보며 더더욱 기상 예측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다. 다른 공부로 여유가 없는 때 급하게 읽느라 깊게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책에 나온 내용만 잘 이해해도 어느 정도 기상 예측을 하는 게 지금 보다 더 나아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탄탄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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