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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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내 스무 살에 인상적이었던 소설(당시 CF의 영향으로 다시금 유행하던 시기였다) 『상실의 시대』는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후일 처음 읽었던 이모가 사둔 소설책의 표기가 안 읽히던 때, 소설 원래의 제목 '노르웨이의 숲'으로 다시 읽었을 때 즈음 그의 소설을 몇 권 몰아 읽었다. 『해변의 카프카』를 끝으로 한동안 거리를 두다 『1Q84』까지 읽은 게 내겐 하루키의 문장을 접한 전부다. 그래도 몇 편의 소설을 읽으며 그만의 감성과 문장의 맛이 있음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구매해서 읽었으나 먹고사는 일이 힘든 시기이고, 내가 쓰려던 장르가 아니라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이번 책은 하루키가 쓴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키의 글들을 분석하며 그의 '맛있는 문장'이 어떻게 쓰였는지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라 읽게 된다. 결국 그의 글이 좋아서 찾기 보다 하루키의 문장을 구조와 맛을 배울 수 있겠다는 목적이 날 이끌었다.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아담한 사이즈의 판형과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된 표지가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책은 크게 2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로 그의 작법이 어떤 작품에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를 만나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것보다 안 읽은 게 더 많았기에 각각의 글 다음에 나오는 하루키 작품에 대한 간략한 글들은 위험했다. 내가 접하지 않은 작품들의 경우 해당 작품을 읽고 싶게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또, 읽었지만 오래되어 잊힌 작품들은 읽었을 당시의 감정을 어렴풋하게 떠올리게 한다. 6~7가지의 작법들 사이에 자리하는 <칼럼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유 입문>은 요리, 문학, 영화, 건축, 미술 분야의 내용이 어떠한 비유로 작품 속에 녹아 있는지 정리하고 있다.


  앞서 1장이 작법 스타일이 그의 어떤 작품들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 볼 수 있었다면 2장'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은 14편의 작품들에서 각가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력'을 다룬다.


  책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루키의 문장 쓰기 규칙을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그동안 맛볼 수 없었던 하루키의 문장을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는 이들과 하루키처럼 잘 쓰고 싶어 하는 이들, 하루키의 문장을 압축해서 간단하게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아직 읽지 않고 잠들어 있는 하루키의 책들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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