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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탐구생활
김호 글.그림, 최훈진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맥주를 마시는 때가 따로 있겠냐마는 무더운 여름이면 더 시원한 맥주가 생각이 난다. 사실 몇몇 책에서 보면 맥주에 따라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온도가 있다고 하지만 역시 더울 때는 시원한 맥주가 제일 아닐까?
커피를 취미로 하다가 커피 일을 하면서 그 커피를 술에 섞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맥주에 관한 호기심은 커피 취미 이전부터 있었으나 당시에는 맥주에 대한 책이 별로 없었기에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자 하는 욕심만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점에서 커피 관련 책을 찾아보며 옆에 새롭게 나오는 맥주 관련 책들을 보며 도서관에서 종종 신청해 빌려보곤 했다. 책을 읽으며 맥주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욕구만 생겨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마트에서 저렴하게 만나는 새로운 맥주만 마시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그런 맥주에 대한 관심에 적절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 생각되어 읽게 됐다.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고, 크기도 적당해 들고 다니기 편한 내용이라 그랬을까? 제목의 '탐구생활'이란 단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알아가고자 하는 욕망과 맥주에 대한 책에 대한 소유욕이 만들어낸 만남.
책장을 넘기며 본문 글씨에 놀라면서 혹시 맥주 라벨의 텍스트 때문에 이렇게 하셨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랜만에 주의를 요하며 읽게 되는 본문의 폰트 크기. 책의 두께를 줄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여겨진다. 중요한 내용들은 잘 담고 있고, 맥주 라벨을 더 자세히 보게 만드는 효과까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첫 만남은 '기초 탐구'로 정말 맥주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을 담아둔다. 다른 책들을 봐왔기에 아는 내용들이라 익숙했다. 두 번째 파트는 '스타일 탐구' 앞부분이 OT 시간 같았다면 이제부터 본강의 시간이랄까? 그래서 분량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맥주 스타일 지도가 마음에 든다.
나라별 스타일 특징은 간단하게 핵심 내용을 잘 정리해 너무너무 얕게 맥주를 아는 내게 알쓸신잡의 지식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맥주 스타일 별로 각각의 스타일에 대한 정보와 그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맥주들의 일러스트와 간략한 설명이 이어진다. 책에 소개되는 맥주 중 26종 정도는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마셔본 기억이 나는데 또 책으로 만나니 반갑고, 아직 못 마셔본 맥주들에 대한 도전 정신이 생긴다.
마지막 파트3 '심화 탐구'에서는 보다 개인 취향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 있다. 집에서 맥주를 더 많이 즐기는 내게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특히, 맥주 스타일별 권장 온도나 페어링이 그렇다. 전용잔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만 일단은 더 알아보고 즐기는 것으로 하며 마음에 뿌듯한 독서를 마쳤다.
맥주에 관한 책이 한 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는데 최근 마음에 들었던 책들은 덩치가 컸기에 쉽게 소장하기엔 아쉬웠다. 워낙 휴대성을 중요시 하고, 이렇게 내가 직접 즐길 수 있는 부분의 책들은 더더욱 그런 책들을 선호하게 되는데 정말 제대로 맞은 책이라 하겠다.
눈이 안 좋은 분들에게는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폰트 크기 외에는 전반적으로 흡족한 내용을 전해주는 알찬 맥주책이었다. 맥주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알고 마시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책이라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