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예술이 시작되었다
EBS <예술가의 VOICE> 제작팀.고희정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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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며 파블로 네루다의 「시(詩)」가 떠올랐다. 책에서 내가 그나마 이름이라도 하는 이들은 세 사람. 피아니스트 김정원, 나태주 시인, 배우 박상원. 책을 보며 그들은 어떻게 현재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대학원에서 플루트를 전공하는 조카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은 피아니스트 김정원이었다. 인터뷰어처럼 나도 그를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처음 봤다. 그의 어머니가 방송작가셨고 내가 봤던 드라마 작가셨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았다. 피아노와의 만남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는지... 어린 시절 우리 집에서는 누나 말고는 피아노를 칠 줄 몰랐기에 그 피아노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은 '이제 우리 집에도 피아노 있다!' 정도였고, '나도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데...'라는 감정이 전부였던 것 같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야 피아노를 배워 바이엘은 끝냈으나 어른이 되어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현재는 그때 산 디지털 피아노도 조카들에게 줘서 피아노를 안 친지 오래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생각과 클래식의 벽을 낮춰가는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나태주 시인이었다. 내가 시를 전공했고, 아직도 시를 종종 끄적거리고 있기에 나태주 시인의 처음이 궁금했다. '시, 샘물을 잃지 않는 저수지'에서 나태주 시인의 말이 남아 옮겨 본다.


새로운데 이미 사람들이 다 알 만한 것, 모순이에요. 개성이 뚜렷하고 개성을 잃지 않았는데 그게 보편성을 충분히 가진 거예요.(p.056)


결국에는 내가 추구하는 시의 방향도 둔각의 시인의 말과 같다. 시인처럼 홀로 공부하진 않았다. 대학에서 전공을 하며 합평회도 했으나 등단은... 하지 못했으니... 길이 아닐지도 모르겠으나 그게 정답은 아님을 이제는 알겠다. 그럼에도 시인과의 공통점은 호기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에 나온 시는 따로 잘 담아 간다.


  조각가 최우람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대학은 화가인 내 친구와 같은 동문 선배인 듯하다. '기계생명체' 책에 첨부된 사진을 보더라도 이해가 되는 네이밍이다. 그리고 작품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만 해도 지갑은 두고 오더라도 휴대전화는 두고 올 수 없다(그걸로 대부분의 결제를 한다). 작가의 이 말이 울림을 준다.



생각만 하고 하지 않으면 거기서 끝나버리니까,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십시오.(p.097)


정답은 없기에 하지 않으면 거기에서 그만인 것임을 아는 데까지 꽤 걸린 것 같다. 물론 경험하지 않는다면 가슴으로 이해하긴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최우람 조각가의 말은 할지 말지 고민만 하는 이들에게 좋은 조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디자이너 이영연 '쓰레기'로 제품을 만드는 이들을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분들 중 한 분이 아닌가 싶다. 솔직한 인터뷰가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도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 나 자신에게 죄책감이 들지만 거리에 막 버리지 않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내 죽음에는 어떠한 쓰레기를 남길지...


  건축가 이충기 교수의 도시 재생 프로그램은 획일화되는 건물들을 벗어나 옛것을 되살리는 작업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 집도 32년 전에 연와조 건물로 새로 지었다. 한 동네에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며 동네의 변화를 지켜봤다. 여전히 그 32년 이전부터 있었던 슬레이트 지붕의 집들이 아직도 있기에 책 속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퇴근길 어린 시절 뛰놀던 공원이 갈수록 작아짐을 확인하는데 공간에 대한 경험이란 말에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안무가 허윤경의 인터뷰 속 '나만의 언어'라는 게 떠오른다. 일반 무용과 다른 안무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인터뷰가 아니었나 싶다.


  만화가 이종범의 이름은 모르나 그의 작품 <닥터 프로스트>는 드라마로 본 기억이 있다. 전공이 심리학이었기에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었음도 알게 된다. 작가의 얘기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의 인터뷰다.


'공부'라고 쓰고 '덕질'이라고 읽을 수 있는 그런 활동을 매일 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나옵니다. 그건 억지로 뭔가 쥐어짜내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우러날 때까지 즐긴다, 우러날 때까지 덕질해본다.'에 가까운 것 같아요.(p.209)

덕질에 대해 부정적이진 않기에 작가의 말에 더 공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미 책 덕질 중이다. ㅎ


  마지막 인터뷰는 배우 박상원 씨다. 어린 시절부터 박상원 씨가 나온 드라마를 꽤 봤기에 반가움이 앞섰다. 초딩(당시 국딩) 시절 봤던 드라마 <인간시장>의 장총찬,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에도 그가 있었다. 박상원 씨가 '덕업일치' 이뤄가고 있다는 얘기를 읽으며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인생도 배우처럼 살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예술인 여덟 명의 인터뷰를 만나며 궁금했던 분야, 낯선 분야의 예술인들을 통해 그들의 시작을 만나보았다. 책을 읽으며 내 처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여러 직업을 전전긍긍하며 지금의 직업에 이르기까지의 처음에 대해... 분명 어떤 것은 내가 진정하고 싶어 시작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었고, 어떤 일은 얼떨결에 시작해 녹아들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예술가들의 처음을 만나며 내 처음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고 예술을 업으로 살아갈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조언이 되어 줄 수 있는 내용의 책이 아닌가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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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완독 책방 - 인생이 바뀌는 독서법 알려드립니다,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미정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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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덕후다. 전공과는 무관하게 그전부터 책을 좋아했다. 문학보다는 역사를 좋아했었다. 어쩌다 작사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문예 창작과에 발을 들이며 문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공과목에 작사는 없었다. 작사와 가장 비슷한 시를 선택해 끄적거리며 백일장과 공모전에서 입상을 했으나 등단까지는 못했다.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나가던 고정비는 책값이었다. 그렇게 난 죽어야 끝이 날 것 같은 책 욕심을 키웠다.


  책덕후가 책을 읽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매너리즘 같은 것에 빠지는 것 같을 때나 다른 좋은 독서법이 뭐가 있나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 완독하는 책들보다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일이 많아졌기에 제목에 끌린 것인지도...



  책은 5주 60일에 맞춰 구성된다. 5장으로 구성되는 책은 1장에서 마음가짐을 다잡고 책 읽는 습관 들이기를 다룬다. '리딩 트래커' 부분을 보면서 현재 매일 꾸준히 흔적을 남기는 알라딘의 '독보적'을 떠올린다. 뭐 그것과는 다르지만 새로운 플래너를 만드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동안 무슨 책을 읽었는지만 기록하고 있었으니... '나만의 작은 서재'는 쌓여가는 내 방의 책탑들을 떠오르게 한다. 난 나를 그렇게 버려두는지도 모르겠다. 읽고 난 후 혹은 구입 후 하나 둘 책탑을 쌓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내가 놔버린 것들'로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다독가의 길'에서 7가지 특징 중 반 이상은 맞고 몇 개는 나와 약간 다르긴 했지만 나도 다독가가 맞음을 확인하고 넘어간다. 가방의 책은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이어오던 것으로 내가 가방을 살 때의 최소의 기준이 '책 한 권은 들어가는 것'이다. 마지막 습관 처방의 '포레스트' 앱은 나도 적용을 해봐야겠다.


  2장에서는 책과 친해지는 읽기 방법들을 알려준다. '독서 편식'을 보며 과거 좋아하던 분야들이나 배우려던 분야의 책들을 이것저것 찾아 읽던 시절을 떠올린다. 지금도 초보 공인중개사답게 부동산 분야의 책들을 관심 있게 찾게 된다. '50페이지의 장벽'을 읽을 때 즈음이면 이미 우리는 50페이지를 넘겼음은 알고 있을까? 메모하기는 여전히 잘 하지 않게 되는 부분이다. 소설을 그래서 안 읽은지 오래인 건가... 다음에는 시도를 해봐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끌리는 문장은 어떻게든 기록을 해두니 아예 안 한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허술하게 읽기'도 독서에 부담이 있는 이들은 물론 이미 독서를 하는 이들도 하는 방식(나도 꽤 해당된다)이 아닐까 싶다. '조독파'인 나는 메모만 나오면 얌전해진다. 분명 저자의 생각과 다른 것들이 있음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기록을 남기지 않아서다. 반복해서 읽기는 내가 드물 게 몇 권만 읽었던 것 같다. 분명 다른 게 보이지만 새로 접하는 책들의 양이 더 많다는 핑계를 대본다. '키워드로 읽기'도 나름 괜찮은 방법 같다. 올해의 키워드라...


  3장에서는 독자 각자에게 맞는 독서법에 다가간다. 밑줄은 주로 공부할 때만 치는 편이지만 잠깐이나마 책을 지저분하게 하던 때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소신 독서는 어느 순간하고 있는 것 같다. 물음표 독서도 그와 연계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떨 때는 한없이 책에 까칠하니... 이미지 독서법은 해보지 않은 방법인데 마지막 부분의 '1일 PT'를 보면 내가 읽은 소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며 보는 방식은 이미 하고 있었다. 경험 독서의 산물은 이미 기록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내 전자책 서재에 있는 책들의 문구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4장은 이제 삶의 무기가 되어주는 독서로 이어진다. 복잡한 마음에 저자가 읽은 책의 문장과 저자의 메모가 공명하듯 나에게 울림을 주는 듯했다. 벽돌책 격파를 보며 아직 서가에 잠들어 있는 『코스모스』, 『총, 균, 쇠』가 보여 뜨끔하고, 그 밖에도 잠들어 있는 벽돌책들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잘 고른 책 최근에 내게 인상 깊었던 책이 뭐였는지도 고민을 해본다.


  5장 읽기가 쓰기로 이어지는... 지금의 내 행위와 관련된다. 분명 서평에도 방식이 있으나 일단 난 리뷰 형식으로 쓰는 편이다. '필사하기'는 문창과 출신들은 대부분 경험을 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내 경우 시를 처음 본격적으로 쓰려했을 때 시집 한 권을 통으로 베껴 쓴 기억이 있고, 그 후로도 마음에 드는 시인의 시들을 필사했던 기억이 난다. '1일 PT'를 보니 군대 시절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필사가 문득 떠오른다. 마지막 30일차의 '독서 노트'는 해봐야겠다.



  저자는 나와 결이 조금 다른 책덕후가 아닐까?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나만의 공간에 기록으로 남길 때 저자는 여러 사람들과 공유를 실천했고, 그 결과가 책으로 이어진 것 같다. 『30일 완독 책방』은 독서가 낯설고 어려운 이들이 독서 습관을 만들어 가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완독이 전부는 아니지만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30일간 이 책의 훈련을 따라가다 보면 분명 전과 다른 독서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흥미로웠던 책 읽기를 마무리한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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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공부 수업 - 공부의 기초부터 글쓰기, 말하기, 독서법까지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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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부터 공부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자의에 의한 공부는 적었는데 대학에서는 자의적으로 공부를 했다. 군 입대 때문에 휴학을 하고도 한 학기가량은 동기들 사이에 껴서 청강을 하고 다녔고, 자정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으니... 그렇게 스물이 넘어 자의적인 공부는 독서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또 지난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결국 평생 공부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던 것 같다.


  이번 책은 그런 공부의 연장선상에 있는 마흔 이후 공부에 대해 정리를 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철학자 탁석산 선생의 공부법은 지금 내 나이에 공부에 대해 먼저 살고 있는 인생 선배의 공부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책은 두 부분 공부의 '기초'와 '활용'으로 구성된다. 목차만 보고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시작 전에 읽어봤다면 좋았을 것 같은 챕터의 제목들이 보여 씁쓸은 하지만 앞으로의 공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공부의 기초'에서 처음은 당연하다 생각하는 '기억력'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하며 가장 큰 고민거리도 기억력이었다. 나름 어렸을 때 암기 과목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예전 같지 않은 기억력과 법 과목의 휘발성은 막판 2개월 집중 학습이 아니었다면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당시를 복기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차를 두고 익히기'는 워낙 앞선 챕터의 내용과 연계성도 있는 부분이다. 시차를 두고 공부하는 것은 강사님들이 공부 방법을 알려줄 때에도 빠지지 않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결국 그걸 실천하느냐 마느냐의 차이일 뿐. 중간에 꼭 잠을 자야 한다는 내용은 나도 어디선가 들어서 무의식 적으로 활용을 했던 방법이다.


  '섞어서 하면 효과가 더 좋다'를 읽으며 지난해 시험공부 막판 2개월을 떠올리게 된다. 정해진 과목이 요일별로 있었으나 마지막에는 부족한 과목을 더해서 공부한 기억을 떠올린다. 같은 과목이라도 해당 파트가 다른 공부 방법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하게 학습하기'에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는 과거 국사와 세계사를 잘 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뭐 세일링 요트를 가르치게 된 것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자격증도 없었으나 조교로 함께 승선하며 교육하시는 분의 말씀을 들으며 내 나름대로 다른 회원분들에게 설명을 해주다 자연스럽게 가르치게 된 것을 떠올린다.


  '잠을 이용하는 공부법'은 종종 수면 학습에 대한 주장을 하는 내게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25분 집중의 힘'에서 절박함은 공감하게 된다. 고3 때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던 작년 마지막 2개월의 시간 내가 그랬었다. 25분은 모르겠고, 계속해서 인강을 반복해서 공부했던 게 내게 자연스레 25분 집중을 만들어 줬던 것 같다. 일일 특강과 100선 공부 주로 인강의 반복으로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그것이 끝난 후 해당 과목의 자료를 보며 홀로 정리하는 공부로 마무리를 하곤 했었다. 해당 챕터의 마지막은 다시금 집중하는 방법을 정리하며 마무리된다.


  '남이 만든 요약을 읽지 말라'라는 제목에 반대 의견을 내고 싶었으나 읽으면서 지난해 내가 봤던 것은 요약이 아니었음을 확인한다. 강사님들도 아니라고 했었는데 내 편의대로 요약이었다 기억하다니... 남이 만든 요약을 그리 신뢰하는 편이 아니라 잘 안 보는 것이 내겐 이득이었다.


  '공부 기술의 핵심은 좋은 태도'에서 '끈기를 가져라'를 읽으며 여러 직업을 전전긍긍하며 현재의 자리에 온 나와 또 저자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좌절을 두려워 말라'를 읽으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공부에 좌절하고 놔버렸다면 지금의 공인중개사인 제가 없었을 것임을... 왜 그때 분했고, 한 번 더 도전을 해보고 싶었는지... '성실하라'도 앞선 얘기들과 함께 얽혀 있기에 결국 닿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공부는 습관이다'를 읽으며 결국 루틴을 만들어서 했던 내 공부법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공부의 기초'는 어릴 때부터 배워오며 어느 순간 몸에 익은 방법이라 실천만 하면 되는 일이었던 것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2부 '공부의 활용'은 1부에 비해 몇 챕터가 없었으나 페이지 수는 더 많았다. '시험 잘 보는 기술'을 보고 공인중개사 시험에 적용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쉬운 것부터 풀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을 하는 게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잘 맞는다 생각한다. '다시 보라'는 막히던 문제가 다른 문제를 풀고 다시 봤을 때 풀리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급하게 풀다 보면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보게 되기에... '문제를 많이 풀어 보라'는 기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시험을 본다면 익숙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재작년 시험에서는 이 부분을 게을리하다 공인중개사 시험지만 잘 보고 나온 기억이 난다. '스트레스 피하는 법'을 보면 내가 작년에 시험에 처음 접근한 방식을 떠올린다 고득점을 목표로 하지 않은 것. 그래서 최대한 양을 줄이는 공부를 택한 게 이런 스트레스를 많이 줄여주었다.


  '책 읽기의 기술'에서는 앞서 1부에서 나왔던 '시차 두기'가 등장한다. 시간에 따라 읽히는 것이 분명 다르다는 것은 나 역시 같은 작품을 여러 번 읽었을 때 경험한 부분이다. '섞어서 읽기'도 워낙 선호하는 분야 위주로 읽는 나를 보게 된다. 그나마 '커피' 때문에 과학 분야의 책도 읽게 되는 것이 다행이다. '책 고르는 법'은 여러 독서 책을 읽으며 배운 것과 내 나름의 방식대로 골라 읽는 편이다. 동시대의 책을 읽는 것은 그 시대의 흐름과 문제를 알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한쪽으로 편향된 것을 피하는 성격인 내게 그럼에도 읽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부분이었다.


  '글쓰기의 기술'을 읽으며 내가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쓰려는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에 나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 생각했는데 원칙이라고 하니 부끄러워진다. '고쳐 쓰기'는 가장 취약한 분야다. 특히, 블로그에 포스팅은 더더욱 잘 고치지 않기에... 책에서도 오에 겐자부로의 불만은 나 같은 사람에게 향한 게 아닐까?


  '말하기의 기술'에서 첫 문장이 다 했다는 느낌이다. 정말 말을 잘 하는 이들을 보면 잘 들어주는 이들이 많았는데 말하지 않을 때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한다. 뒤에 나오는 내용들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례였고 아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긴 글을 쓰게 되는 것도... 이미 실패한 말하기가 아닌지... 찔린다.


  마지막에는 '배우려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다룬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현재 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던 책이 아닌가 싶다. 공부에 대해 정리를 하고 마음을 다잡으려는 이들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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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테크놀로지 수업 -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도 술술 이해하는 하루 1분 IT 핵심 용어
다케다 유키히로 그림, 이와사키 미나코 글, 류두진 옮김, 미쓰다 하루오 감수 / 리틀에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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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리가 잘 되어 있고 그림이 들어간 책의 저자들은 대부분 일본 저자들이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저자를 보고 떠올린 이미지가 있었다. 책장을 처음 넘길 때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달 정도 전에도 IT 용어를 다룬 책을 읽었는데 그 책과는 딴판이었다. 지금은 타이핑하는 사무실 노트북 뒤에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이란 수식과 그림으로 된 표지로 간단하게 정리된 책일 거라 예상했다. 지난 1월 읽은 책에 비해서 두께도 적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고 조카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는 법'에서부터 부담감을 덜어준다. 순서대로 읽는 스타일이나 그 룰도 가볍게 무시를 해줘도 됨을 전달한다.



  책은 총 6장 테크놀로지의 '기본', '활용', 테크놀로지와 '사회', 'AI', '금융', '테크놀로지가 바꾸는 미래'로 구성된다. '테크놀로지의 기본'에서는 테크놀로지의 베이스가 되는 용어들을 만난다. 과거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에도 배웠던 내용들이 많이 보인다. 웹디자인을 공부하며 배웠던 용어들과 이제는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정의를 오랜만에 다시 접한다.


  '테크놀로지의 활용'에서는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알게 된 것들이 몇 보이나 최근 몇 년간 서점에서 익숙했으나 낯선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왼쪽 페이지의 많지 않은 문장을 읽고 오른쪽 페이지의 그림을 보면 개념이 더 잘 들어오는 설명을 보인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던 시절 쓰던 용어들을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했던 부분이다.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확장자'도 어린 시절 많이 쓰던 말인데 지금은 그렇게 많이 얘기하지 않는 것이라 반가웠다.


  '테크놀로지와 사회'를 보면 내가 처음 대학을 졸업 후 일하던 때와도 비교가 되는 것 같다. 당시에는 주 6일 근무였던 것도 있고,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라 처음 가는 곳에 갈 때는 지도를 출력해서 찾아갔었다. 이제 주 5일 근무제가 익숙해졌고, 스마트폰이 없이 어딜 가지 않는 것 같다. 버스 및 지하철 정도 및 처음 가는 곳에 가는 방법도 편리하게 폰을 들고 다니며 확인할 수 있으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고 사용하는 기술의 현상들을 이번 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와 AI'에서는 이제는 익숙해진 빅데이터와 AI 등이 아닌 처음에 나오는 '싱귤래러티'는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한 용어였다. 특이점은 알겠으나 해당 용어는 이번 책을 통해 접했다. 그것으로도 큰 수확일까? 해당 장은 주로 익숙한 용어들을 잘 정리해뒀다.


  '테크놀로지와 금융'에서는 마지막 블록체인을 빼고는 내가 일상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라 낯설지 않았으나 용어의 정의는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고 넘어갈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가 바꾸는 미래'도 이미 우리 곁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기술들이 주를 이룬다.



  책은 많지 않은 분량에 테크놀로지 키워드를 정리하고 있어 익숙하지만 정확히 모르는 용어들을 익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든 이들은 물론 책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읽기에도 괜찮은 분량이라 여겨진다. 그림과 함께 정리가 되기에 보다 명확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은 책이었다. 나 역시 문과지만 어렵지 않게 이해하기 좋은 책이었다. IT 핵심 용어를 부담 없이 접하고자 하는 이들과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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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자인 포토샵 CC 2022 - 핵심 기능을 담은 기본편 + 실무 예제가 풍부한 활용편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윤이사라.김신애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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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이 유료화가 된 이후 사용을 해보지 않은 것 같다. 웹디자인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지 14년이 되어 가지만 그 자격을 활용한 기억도 없다. 그 후에도 커피와 요트, 소형선박조종사, 공인중개사 자격까지... 여러 자격을 취득하며 앞서 배운 것들을 잊어간다. 그나마 최근까지 몸으로 익힌 커피와 요트의 기술은 몸이 기억하지만...


  포토샵은 몸도 기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유료화가 되면서 더 거리가 생겼고, 경제적 사정도 좋지 않았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 벌써 2022년이 3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었다. 무료 프로그램으로도 큰 어려움은 없으나 조금 더 좋은 퀄리티를 찾다 보면 결국 포토샵에 손이 가기에 이참에 다시 과거의 기억도 되살리고 새로운 기능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하게 된다.

 


  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와 기초에서 응용까지의 내용을 다룬다는 것을 접하게 된다. 주로 포토샵이나 일러, 프리미어 등의 책으로 과거에는 기본 툴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게 전부였다면 이제는 실제 응용까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다.


  웹디자인 기능사 자격이 있었고, 정말 간단히 포토샵을 다룰 수 있는 상태로 인터넷 뉴스사에 들어가 내 포토샵 실력은 그 바닥을 금세 드러냈다. 워낙 기자였기에 글을 쓰는 게 메인이었음에도 내가 생각했던 수준과 회사에서 바랐던 포토샵 운용 수준의 차가 컸는데 과거에도 이렇게 응용까지 다루는 책들이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그 덕에 더 다양한 일을 경험하긴 했지만 힘든 시기도 보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기초를 다지는 포토샵 기본 편이 파트 01, 그리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포토샵 활용 편이 파트 02를 맡는다.


  기본 편 챕터 01의 레슨 01 은 포토샵이 어디에 쓰이는지 간단히 다룬다. 과거였다면 끄덕거리며 꼼꼼하게 읽었을 텐데 포토샵이 무슨 프로그램인지는 알기에(이래 봬도 웹디자인 기능사 자격이 있으니 ㅎ) 가볍게 넘긴다. 레슨 02는 기본적인 화면에 대한 설명과 도구 이름과 기능 등을 설명한다. 레슨 03에서는 그래픽 기초 지식을 다루는데 사진 등이 익숙하고 이미 다뤄보기도 했기에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챕터 02 '이것만 알면 포토샵 완전 정복'이란 이름답게 기본 기능들과 파일 관리하기, 선택하기, 이동, 변형 등 과거 포토샵 책으로 배우던 툴 다루기를 익힐 수 있다. 실습이 많은 것은 그만큼 툴에 대해 빠르게 적응하게 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과거 오랜 시간 막노동을 해야 했던 부분들도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기능들도 신기했다. 뭐 이미 스마트폰 앱 등에서 접하긴 했으나 포토샵에서도 되는 게 신기했다 할 수 있겠다.


  챕터 03 '레이어와 채널' 내가 취약한 부분이다. 포토샵은 레이어와 채널을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작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으니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다. 실습 위주의 구성은 역시 그 중요도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챕터 04 '이미지 보정법과 필터'는 DSLR을 한창 열심히 찍을 때였다면 내가 집중했을 부분이다. 뭐 지금이나 그때나 그렇게까지 후보정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내게는 한 번 정도씩 따라 하며 넘어가는 부분이었다. 후보정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잘 찍고 보자'가 먼저이기에... 간단 실습으로 접하는 'Neural 필터'는 신세계였다.


  파트 02 활용 편에서는 실무에서 많이 사용할 내용들을 다룬다. 챕터 01은 이미지를 활용해 합성, 잡지 표지 디자인, 웹 포스터, 카드 뉴스, 섬네일 등을 만드는 방법들을 다룬다. 포토샵으로 아마 내가 가장 많이 활용하게 되는 업무이지 않을까 싶다. 챕터 02는 타이포그래피 활용을 다룬다. 캘리그래피를 통해 응용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다. 마지막 챕터 03은 실무에서 많이 활용될 내용들을 다룬다. 레슨 01 정도의 내용 외에는 내가 직접 손을 댈 수 있을지 싶은 내용들이나 책이 있기에 과감하게 도전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과거와 많이 달라졌음을 예제를 따라 하면서 놀라게 된다. 처음 배울 당시에 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신기능 등은 포토샵을 평소 잘 하지 않던 나를 혹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누끼따기 기능의 경우 과거 잔업을 만들 게 했던 일을 정말 많은 시간을 줄여줄 기능이었다.


  포토샵에 기능을 전반적으로 익히고 연습하기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과거에 미리 나왔다면 내 현재 직업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포토샵을 기본을 잘 다져 응용까지 손대고 싶은 이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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