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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 - 하루 10분 액션 플랜으로 시작하는 창업 교과서
이건호.강주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창업. 생각은 많았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늘 ‘생각만’ 하고 있던 내게 이 책의 제목은 참 정직하게 다가왔다. 『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 말 그대로, 막막한 상황에서 첫걸음을 내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나는 이미 한 번 창업을 해봤고, 폐업도 경험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시 시작한다면, 전보다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번엔 감정보다 ‘계획’이 먼저여야 한다는 다짐을 하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책은 총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01. Startup Plan은 창업을 결심하기 전 부딪히게 되는 심리적, 전략적 허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챕터 01에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고민에 공감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챕터 02에서는 아이템 선정의 막막함을 구체적인 접근법으로 풀어낸다. 챕터 03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챕터 04는 마케팅과 판매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내가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챕터 03, ‘창업했다가 망하면 어떡해요’였다. 실제로 폐업을 경험해 본 입장에서, 실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은 “망할 수 있는 구조로 시작하지 않는 법”에 초점을 맞춘다.
'가설 수립'과 '고객 인터뷰 설계'를 통해 내 아이템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고, 경쟁사 조사 등은 최근 지인이 창업하며 놓쳤던 점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당시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될 텐데” 싶었던 부분이 있었고,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지인의 사업은 문을 닫았다. 이 책처럼 디테일한 분석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실행에 옮기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봐야 할 내용들이었다.
Part 02. Upgrade Startup은 현실적인 실행 전략으로 이어진다. 챕터 05에서는 초기 자금 조달 방법—정부 지원사업, 크라우드 펀딩, 투자 유치까지 폭넓게 다뤄주고, 챕터 06은 브랜딩과 마케팅의 기초를 소개한다.
과거 마케팅 관련 일을 했던 나로서는, 이 부분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다. 지인들에게 종종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데, 어떤 이들은 적극적으로 배우고 실행하려 하는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아무 준비 없이 창업을 시작한 채 내게 가볍게 무료로 도와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돈은 쓸 때 제대로 써야 한다. 써야 할 때 쓰지 않고, 오히려 안 써도 될 것들에 돈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책에서도 말하듯,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면 과감히 외주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쉽게, 돈 안 들이고, 노력 없이 이뤄지는 창업은 없다. 이 책은 그 기본을 상기시켜 준다.
Part 03. Ready for Action은 단 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장 본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창업가로서의 태도,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다. 결국, 고객이 전부이며 그들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 카페에서 일할 때를 떠올리면, 단골 손님 덕분에 일하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이미 팬이 된 고객들이었고, 이들과의 관계는 특별했다. 그러나 함께 일하던 사장은 정작 그 단골이 지인을 데려왔을 때,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응대를 하지 못했다. 급기야 평소 보이지 않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고, 지인을 데려온 단골을 향한 무례한 태도는 결국 그 손님을 떠나게 만들었다. 나는 옆에 있으면서도 민망했고, 나중엔 내가 직접 사과 문자를 보내야 할 정도였다.
이 마지막 파트를 읽으며, 그때의 기억과 ‘자기 사람에게는 막 대해도 된다’고 믿었던 또 다른 사장이 떠올랐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 하나가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주변에서는 종종 내게 묻는다. “공인중개사 자격도 있고, 커피도 할 줄 아는데 왜 창업 안 해?” 그들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준비 없이 시작하는 것을 싫어하고,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여도, 그 이면에는 치열했던 시간과 고통이 있었고, 이제는 아무렇게나 덤비지 않기로 마음먹었음을...
청년 창업 지원 대상에 해당됐다면, 나도 한 번쯤은 덜컥 다시 시작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천천히, 더 깊이 준비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은 단순한 창업 가이드북이 아니다. 실패를 경험한 이에게는 냉정한 점검표가 되어주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이에게는 시작을 돕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남들도 다 하니까’, ‘나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막연한 자신감 앞에서, 이 책은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제대로 점검해보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