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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클래식 - 삶에 쉼표가 필요한 순간
전영범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12월
평점 :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 30일까지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공부를 꾸준히 한 것 같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니 다행이었다. 아마 취득하지 못했더라도 더 이상 공부를 하기에는 힘들었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공부에 들였다. 특히 마지막 2개월은 수능 공부를 할 때보다 더 꾸준히 오랜 시간 공부를 했기에 지친 것도 사실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부동산 실무를 보며 공부에 쫓기는 일은 사라졌다. 그러나 실무를 위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은 필요하니 어쩔 수 없었으나 부동산 업무의 특성상 주 6일 근무와 사람을 대하는 일이 꽤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지금이 어쩌면 올해 내게 '삶의 쉼표가 필요한 순간'이 아닌가 싶었기에 보였던 게 아닐까? 클래식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접하게 됐다. 나이차가 꽤 나는 누나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커왔고, 집에 클래식 음악 테이프가 있었다. 라디오를 통해 구하게 되는 클래식 연주회 티켓과 고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의 열정은 클래식과 내 거리감을 좁히는 데 일조를 했다. 그리고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그 연장선에 있었고, '베토벤 바이러스'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 어린 시절부터 악기를 연주하던 조카는 결국 음악을 전공해 대학원까지 가며 끊임없이 나와 클래식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각 부분의 시작은 각 제목에 대한 글과 함께 클래식 음악 QR코드 시작한다.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책들도 여러 권 읽었는데 과거에 비해 음악의 접근성은 더 좋아졌다. 과거에는 책에 소개되는 작품을 검색해서 직접 돈을 내고 다운을 받아 들으며 책 내용을 생각했는데 이제는 QR을 찍으면 유튜브로 연결이 되니 참 편리한 것 같다.
익숙한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식상한 전개 방식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읽어봤을 법한 내용이면서도 다른 구성이 책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한다. 저자의 글과 함께 중간중간 인용되는 다른 책들의 내용과 문장들이 저자의 글에 힘을 더하며 읽는 이들의 이해는 물론 감성까지 더 건드려 주는 것 같았다.
'힘을 빼고 듣는 클래식'을 읽으며 내 클래식 연주회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나마 익숙함 때문인지 연주의 실수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때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조카아이의 연주를 들을 때면 얘기를 해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뭐 얼마나 안다고 그랬나 모르겠다. 날카롭게 말하기보다는 그때 왜 그랬었는지를 물어봤기에 지적보다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 그나마 괜찮았는지 모른다.
두 번째 글 '내 귀에서 완성되는 클래식'을 읽으며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그녀의 책을 읽고 연주를 들었기에 익숙한 것일까? 아니다 책에서 저자가 표현하는 연주가들에 따른 느낌 때문에 떠오른 것 같다. 그녀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월광'은 인상 깊었기에 이제 '월광 소나타'를 떠올리면 임현정이 떠오른다. 남들과 다른 템포로 연주하지만 그래 이 느낌이지 않았을까? 하는 흡인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클래식에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서 앞서 내가 의식하게 되는 부분에 대한 답이 첼리스트의 스승이라 불리는 로렌스 레서의 인터뷰에 나와 있었다.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 음악이 바뀌는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던 때에 클라이버와 카라얀의 베토벤 7번 교향곡의 차이를 연주 앨범을 찾아들으며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이 있는 풍경'에서는 '클래식과 숨은 이야기'에서 '느끼는 만큼 이해한다'라는 부분이 확 들어온다. 곧 영화로 개봉할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언급되어 괜히 그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게 된다. 인용된 영화 <홀랜드 오퍼스>는 본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나는데 이참에 다시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책에서 접하게 되는 곡들은 곡명을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했으나 내 귀에 익숙한 곡들이었다. 그만큼 참 신경을 쓰지 않고 듣고 있었음을 다시금 반성하게 된다. 그나마 좀 들었기에 어떤 곡들은 딱 들으면 제목과 악장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인 곡들도 있지만 여전히 클래식은 대중가요보다는 내게 거리감이 있었다. 그래도 너무 딱딱하지 않게 음악사로 다가가지 않고 여러 에피소드별로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내용들도 다루고 있었기에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목록과 보고 싶은 영화들이 생겼다. 책에서 언급된 영화를 일단 시간을 내서 보며 즐기는 것도 책 읽기의 연장선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제약 속에서 살아가는 시기다.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전 같지 않은 때 쉼표 하나를 찍어주며 클래식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