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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공부 수업 - 공부의 기초부터 글쓰기, 말하기, 독서법까지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평점 :
대학부터 공부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자의에 의한 공부는 적었는데 대학에서는 자의적으로 공부를 했다. 군 입대 때문에 휴학을 하고도 한 학기가량은 동기들 사이에 껴서 청강을 하고 다녔고, 자정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으니... 그렇게 스물이 넘어 자의적인 공부는 독서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또 지난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결국 평생 공부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던 것 같다.
이번 책은 그런 공부의 연장선상에 있는 마흔 이후 공부에 대해 정리를 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철학자 탁석산 선생의 공부법은 지금 내 나이에 공부에 대해 먼저 살고 있는 인생 선배의 공부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책은 두 부분 공부의 '기초'와 '활용'으로 구성된다. 목차만 보고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시작 전에 읽어봤다면 좋았을 것 같은 챕터의 제목들이 보여 씁쓸은 하지만 앞으로의 공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공부의 기초'에서 처음은 당연하다 생각하는 '기억력'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하며 가장 큰 고민거리도 기억력이었다. 나름 어렸을 때 암기 과목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예전 같지 않은 기억력과 법 과목의 휘발성은 막판 2개월 집중 학습이 아니었다면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당시를 복기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차를 두고 익히기'는 워낙 앞선 챕터의 내용과 연계성도 있는 부분이다. 시차를 두고 공부하는 것은 강사님들이 공부 방법을 알려줄 때에도 빠지지 않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결국 그걸 실천하느냐 마느냐의 차이일 뿐. 중간에 꼭 잠을 자야 한다는 내용은 나도 어디선가 들어서 무의식 적으로 활용을 했던 방법이다.
'섞어서 하면 효과가 더 좋다'를 읽으며 지난해 시험공부 막판 2개월을 떠올리게 된다. 정해진 과목이 요일별로 있었으나 마지막에는 부족한 과목을 더해서 공부한 기억을 떠올린다. 같은 과목이라도 해당 파트가 다른 공부 방법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하게 학습하기'에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는 과거 국사와 세계사를 잘 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뭐 세일링 요트를 가르치게 된 것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자격증도 없었으나 조교로 함께 승선하며 교육하시는 분의 말씀을 들으며 내 나름대로 다른 회원분들에게 설명을 해주다 자연스럽게 가르치게 된 것을 떠올린다.
'잠을 이용하는 공부법'은 종종 수면 학습에 대한 주장을 하는 내게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25분 집중의 힘'에서 절박함은 공감하게 된다. 고3 때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던 작년 마지막 2개월의 시간 내가 그랬었다. 25분은 모르겠고, 계속해서 인강을 반복해서 공부했던 게 내게 자연스레 25분 집중을 만들어 줬던 것 같다. 일일 특강과 100선 공부 주로 인강의 반복으로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그것이 끝난 후 해당 과목의 자료를 보며 홀로 정리하는 공부로 마무리를 하곤 했었다. 해당 챕터의 마지막은 다시금 집중하는 방법을 정리하며 마무리된다.
'남이 만든 요약을 읽지 말라'라는 제목에 반대 의견을 내고 싶었으나 읽으면서 지난해 내가 봤던 것은 요약이 아니었음을 확인한다. 강사님들도 아니라고 했었는데 내 편의대로 요약이었다 기억하다니... 남이 만든 요약을 그리 신뢰하는 편이 아니라 잘 안 보는 것이 내겐 이득이었다.
'공부 기술의 핵심은 좋은 태도'에서 '끈기를 가져라'를 읽으며 여러 직업을 전전긍긍하며 현재의 자리에 온 나와 또 저자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좌절을 두려워 말라'를 읽으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공부에 좌절하고 놔버렸다면 지금의 공인중개사인 제가 없었을 것임을... 왜 그때 분했고, 한 번 더 도전을 해보고 싶었는지... '성실하라'도 앞선 얘기들과 함께 얽혀 있기에 결국 닿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공부는 습관이다'를 읽으며 결국 루틴을 만들어서 했던 내 공부법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공부의 기초'는 어릴 때부터 배워오며 어느 순간 몸에 익은 방법이라 실천만 하면 되는 일이었던 것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2부 '공부의 활용'은 1부에 비해 몇 챕터가 없었으나 페이지 수는 더 많았다. '시험 잘 보는 기술'을 보고 공인중개사 시험에 적용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쉬운 것부터 풀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을 하는 게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잘 맞는다 생각한다. '다시 보라'는 막히던 문제가 다른 문제를 풀고 다시 봤을 때 풀리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급하게 풀다 보면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보게 되기에... '문제를 많이 풀어 보라'는 기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시험을 본다면 익숙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재작년 시험에서는 이 부분을 게을리하다 공인중개사 시험지만 잘 보고 나온 기억이 난다. '스트레스 피하는 법'을 보면 내가 작년에 시험에 처음 접근한 방식을 떠올린다 고득점을 목표로 하지 않은 것. 그래서 최대한 양을 줄이는 공부를 택한 게 이런 스트레스를 많이 줄여주었다.
'책 읽기의 기술'에서는 앞서 1부에서 나왔던 '시차 두기'가 등장한다. 시간에 따라 읽히는 것이 분명 다르다는 것은 나 역시 같은 작품을 여러 번 읽었을 때 경험한 부분이다. '섞어서 읽기'도 워낙 선호하는 분야 위주로 읽는 나를 보게 된다. 그나마 '커피' 때문에 과학 분야의 책도 읽게 되는 것이 다행이다. '책 고르는 법'은 여러 독서 책을 읽으며 배운 것과 내 나름의 방식대로 골라 읽는 편이다. 동시대의 책을 읽는 것은 그 시대의 흐름과 문제를 알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한쪽으로 편향된 것을 피하는 성격인 내게 그럼에도 읽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부분이었다.
'글쓰기의 기술'을 읽으며 내가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쓰려는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에 나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 생각했는데 원칙이라고 하니 부끄러워진다. '고쳐 쓰기'는 가장 취약한 분야다. 특히, 블로그에 포스팅은 더더욱 잘 고치지 않기에... 책에서도 오에 겐자부로의 불만은 나 같은 사람에게 향한 게 아닐까?
'말하기의 기술'에서 첫 문장이 다 했다는 느낌이다. 정말 말을 잘 하는 이들을 보면 잘 들어주는 이들이 많았는데 말하지 않을 때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한다. 뒤에 나오는 내용들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례였고 아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긴 글을 쓰게 되는 것도... 이미 실패한 말하기가 아닌지... 찔린다.
마지막에는 '배우려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다룬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현재 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던 책이 아닌가 싶다. 공부에 대해 정리를 하고 마음을 다잡으려는 이들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