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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백승 경영전략 백전기략 - 병법과 경영이 만나다
유기 지음, 김영수 옮김 / 창해 / 2022년 4월
평점 :
'삼국지 3' 때문이었던가? 내가 처음 『손자병법』을 접하게 된 계기는 게임이었다. 물론, 중학교 2학년에게 고전 병법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임처럼 지력이 +a 오르지도 않았고, 병법도 또 하나의 고전서라는 것만 확인을 했던 게 병법서와의 첫 만남으로 기억한다.
그 후로 성인이 되어 『손자병법』과 다른 『손빈병법』을 접하며 그나마 병법서를 읽을 수는 있게 됐던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확 와닿는 것은 없었다. 차라리 소설로 읽는 손자병법이 이해에는 더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 병법서 저자들의 삶을 토대로 쓰인 책이라 한계는 있었기에 괜찮은 해설이 있는 병법서를 종종 찾거나 현대적 해석의 병법서를 종종 봤다. 병법에 관심 있는 작은 사무소를 운영하는 개업 공인중개사에게 '병법과 경영이 만나다'라는 부제는 끌리기 충분했다. 마침 거래 절벽의 시기라 더 크게 끌렸는지도...
처음 계전에서는 삼국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천하삼분지계를 만나게 된다. 소설로 읽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다. 해설과 경영 전략의 설명이 뒷받침되니 더 새롭게 느껴진다. 중국 기업의 경영 사례를 보며 현실 경영에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도 확인한다.
모전, 간전, 선전 인재와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보전, 기전, 주전, 차전은 고대 병법의 내용이 주가 되지만 현대에도 어떻게 활용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부분인 듯싶다.
신전과 애전은 맥을 잇는 것 같다. 애전의 경우 여러 곳에서 본 내용이라 반갑게 와닿는다. 교전은 과거 내가 성당에서 전례 단장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었다. 중전과 과전은 상반되는 수의 차이로 어떻게 병력을 운용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의외로 효율적으로 사람을 부리는 이들과 비효율적으로 사람을 부리는 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위전, 상전, 벌전은 다르면서도 내용 맥을 같이한다. 주전과 객전은 자신의 입장에 따라 어떠한 전략으로 대처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강전과 약전은 허허실실을 떠올린다. 두 개의 연속되는 교전과 형전과 세전까지는 삼국지의 사례가 나타난다. 교만하지 않았다면 관우의 운명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두예가 장수들의 의견에 흔들려 망설였다면 과연 책에서 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도 생각해 보게 한다.
지전의 내용도 낯설지 않다. 현대의 빅데이터 분석도 예지를 위해 도움 자료로 훌륭하지 않을까? 산전을 보면 전쟁 영화에서 보는 고지 탈환 전투를 떠올리게 한다. 공전에서는 '지피'를 전제로 함을 강조한다. 알지 못하고 무턱대고 전장에 임했다면 과연 책과 같은 결과가 있었을까? 스튜 레오나드의 '우리보다 나은 점을 하나라도 찾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자세가 기업을 성장시키게 하는 동력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수전은 공전과 다른 듯하지만 나와 상대의 역량을 정확히 비교해 대응하는 방법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선전과 후전에서는 '선발제인'과 '후발제인' 전략을 배우게 된다. 앞서 강전과 약전과 이어지는 허전과 실전이 진정한 '허허실실'을 다루나 <실전>편에서는 관우의 교만으로 인한 문제까지 앞서 교전에 이어 다시 교훈을 삼게 한다. 안전에서는 오장원 전투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치다'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그동안 알던 것과는 또 다른 부분도 보인다.
사전에서는 항우의 이야기와 '파부침주'가 나온다. 비슷한 상황을 보자면 한신의 배수진을 들 수 있겠으나 초반부 객전에서 이미 나왔기에 다른 이야기를 든 것이다. 전쟁사에 이 전략으로 승리를 거둔 예가 적지 않음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생전은 사전과 반대의 경우를 다룬다. 『오기병법』의 "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라는 용병 원칙으로 설명이 되는데 경영 지혜의 예시는 뛰어난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한다.
원전에서 '멀고 긴 우회도로가 목표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이 될 수도 있다'라는 문장이 와 닿는다. 화전에서 초나라 단의 이야기는 적절한 때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보이는지 보여준다. 아무리 좋은 계책이라도 결국 때가 맞지 않을 때에는 그 결과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완전과 속전 이후에는 그와 연계가 되는 전략들이 이어지는 듯하다. 전략이라는 게 딱 하나에 고정되기 보다는 여러 상황에 따른 변화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의전을 보며 이전의 '성동격서'의 계를 되새기게 한다. 기업 경쟁에서 홍보나 광고에서 적용되는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양전에서 왕전의 전략도 좋았지만 경영 지혜에서 알게 된 와인바흐의 유니시스 일화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변전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임기응변의 자세를 다루는데 아무리 뛰어난 이라 해도 고지식하게 틀을 강요하면 실패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영 지혜를 만난다. 호전에서의 미국 K마트 사례는 무분별하게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마지막 망전으로 백전기략은 마무리된다.
대다수 전략이 '용병(경영) 원칙', '역사 사례', '해설', '경영 지혜'로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병법의 조언을 '용병(경영) 원칙'에서 간략하게 전달 후 '역사 사례'로 어떻게 실제 역사에서 활용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해설'에서 해당 원칙에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경영 지혜'는 있는 부분도 있고 없는 부분도 있는데 경영에 해당 전략이 어떻게 적용이 됐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 읽는 이들의 이해에 도움을 준다.
익숙한 역사 사례들은 흥미롭게 다가오고 반복되는 듯 변주되는 각 전략들은 읽는 이에게 앞선 전략을 되새기게 한다. 경영 지혜는 병법이 어떻게 경영에 적용이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에 '병법과 경영이 만나다'라는 부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됐다.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하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