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방정식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은 무엇으로 움직일까? 물론,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지만 그 안에서 어느 정도의 공식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들이 어느 룰이 되고, 그 룰 혹은 시스템이 되어 돌아가는 것들을 종종 마주하기도 했으니... 뭔가 잘 풀리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방정식』은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를 수학적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비밀결사 'TEN'의 회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10가지의 방정식을 다루는 것 같다. 그마저도 익힌다고 바로 활용하긴 어려운 듯하다. 하지만 사람과 사회를 보는 시선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 책을 읽게 됐다.
책은 1장 ‘베팅 방정식’부터 10장 ‘보편 방정식’까지, 총 열 가지 방정식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베팅, 판단, 신뢰, 기술, 인플루언서, 시장, 광고, 보상, 학습, 보편… 단어만 봐도 요즘 사회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각 장은 하나의 방정식을 통해 인간의 행동, 소비 습관, 정보 확산, 기술의 진화 등 현실의 단면을 통찰력 있게 분석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건 ‘신뢰 방정식’과 ‘광고 방정식’이다. 우리가 무심코 믿는 정보, 끌리는 콘텐츠 뒤에 어떤 수학적 구조가 있는지를 알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달라지는 것일까? 물론, 광고 방정식은 수포자인 내게 유독 길고 복잡하게 다가왔다. 내가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들을 작성하는 것이 제대로 수익화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복잡할 것이라 생각은 하게 된다(수학을 잘 하는 이들에게는 의외로 쉽게 다가올지 모른다). 공식들이 적용되는 것을 보며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단순히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게 도움이 되지만 방정식을 통한 계산은 여전히 나와 거리가 있었다.
저자 데이비드 섬프터는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도록 설명을 친절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수식을 줄이고, 실생활의 예시를 풍부하게 담아 독자 스스로 방정식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한다. 물론, 방정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의 재미는 더 클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수식은 나와 여전히 꽤 끈 이질감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그런 게 방정식으로 설명이 되겠어?'라는 내 생각은 성경 속 먹지 못하는 포도가 '신 포도'라고 하는 여우의 태도와 같았음도 깨닫게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방정식』은 ‘나는 수학과 안 친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친해지기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세상을 조금 더 똑똑하게, 그리고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숫자 너머의 원리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와 수학을 좋아하는 이들은 분명 여러 영감을 얻어 TEN의 회원은 아닐지라도 읽기 전보다 시야를 넓히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