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집사
배영준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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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준 작가가 지은 <사우디 집사>는 아버지의 흔적이 남겨진 사우디에서 왕실 집사로 지내는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피터는 고등학교 때 사우디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갑니다. 성년이 되어서 '집사'라른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 국립 집사학교로 입학합니다. 무려 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학교에서 피터는 수석 졸업을 합니다. 그리고 수석 졸업생에겐 특전이 주어지는데 스스로가 일하는 곳을 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가, 한국의 현대그룹, 그리고 사우디 왕실. 이렇게 3군데 중 피터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계셨던 사우디 왕실에 집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현재 사우디의 왕인 반살림은 왕비와 공주와 따로 살고 있어 피터는 기존 집사인 알리의 후임자로 그레이스 왕비와 자밀라 공주를 도와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인수인계 과정이 생각보다 긴데 그것보다 사실 알고보니 그레이스 왕비는 피터를 집사학교 입학 할 당시 부터 지켜봐왔고 여기엔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레이스 왕비는 다빈치의 유화인 '살바토르 문디'로 부터 신비한 힘을 전해 받아 그 동안 여러가지 역경들을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인해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제임스 쿡이라는 인물이 여기에 개입되고 있었는데 그가 사우디의 큰 행사때마다 살바토르 문디를 회의장으로 가져와 심각한 반대의 제안을 찬성의 결과로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레이스 왕비는 한국인으로서 사우디 왕실에 시집을 온 설정입니다.



피터는 궁에 전시된 살바토르 문디를 보는 순간 바로 쓰러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 이후 뭔가 신체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알수 없고 설명될 수 없는 힘을 조금씩 지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경매가 5천억에 달하는 이 그림으로 인해 자신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그레이스 왕비도 이를 알게 됩니다. 이 비밀을 완전히 알기 위해 왕비는 피터에게 파리로 가서 한 신부가 갖고 있는 비밀일기를 입수하라는 명령을 받고 딸 자밀라와 함께 파리로 떠납니다. 자밀라는 외교관이 되기 위한 수업으로 파리 사우디 대사관에서 지내고 피터는 쿡 신부를 만나 비밀일기를 받으려고 하는데 신부는 보자마자 그 일기의 주인공이 피터라며 큰 고생없이 일기를 받게 됩니다.

이 곳 파리에서 자밀라의 경호를 맞게 된 cia출신이자 한국계 입양아인 러블리 수를 만나 묘한 관계가 될 뿐만 아니라 소설 후반에 벌어지는 큰 사건의 중심 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스스로가 여러나라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자 결정적인 모티프가 된 것이 5천억에 경매된 살바토르 문디의 뉴스라고 합니다. 사우디 왕실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집사라는 독특한 소재가 독자에게 얼마만큼 감정이입이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은 관찰과 그 문제가 중동의 지엽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정세에도 큰 영향을 준다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한편 이 곳의 평화와 화해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힘든지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종교적인 신념과 믿음을 이 책에선 많이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20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의 가독성은 굉장히 훌륭하고 많은 인물이 등장함에도 각각의 캐릭터 성이 있기 때문에 크게 헛갈리는 않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3년의 집필로 만들어진 이 책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에필로그에서도 언급했듯이 2번째 이야기를 작가는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피터의 운명은 또 어떻게 바뀌어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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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시대 리토피아 소설선 4
방서현 지음 / 리토피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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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현 작가가 지은 <좀비 시대>는 첫 장편 소설이자 우리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학습지 연수원을 시작으로 주인공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는 과정과 더불어 그 이면에 안타까운 실상을 그대로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오연우는 '수재교육'이라는 국내 최고 최대의 학습지 등을 만들고 교육까지 하는 회사입니다. 연우는 먼저 학습지 교사가 되기 이전 연수원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생각보다 동료 교사도 좋고 교육도 성실히 잘 받습니다.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데 이 학습지 시스템은 당사 '큰사랑'을 말로만 추구하고 아이들을 과목 당 10분의 시간만 소비하는 형식을 짜여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파트 한 동에 수재교육 학습지를 하는 아이가 10명이라는 딱 100분 안에 이를 교사로서 소화해내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한 명이라도 한 과목이라도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여기서오는 부작용은 책에서도 꾸준히 언급되는 일명 가라등록 입니다. 그러니까 일정 회원 이상을 유지해야하는데 퇴회하는 아이가 생기면 담당 교사가 직접 가라회원을 만들고 그 돈을 스스로 채워넣는 방식입니다. 연우


는 어쩔 수 없이 이를 행하고 심지어 1,2 등을 다투는 실적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와중 학창시절 친구인 홍수아를 만나게 되고 의지할 사람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녀도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연우보다 경력이 좀 더 있습니다. 부유층에서 남 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그녀였지만 가세가 기울고 현재의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를 워낙 좋아하는 그녀라 수재교육의 부당한 처우에도 버티며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재교육의 부당한 처사가 계속되고 수아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게 됩니다.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게 되고 회사 쪽은 그녀의 선택이 이미 완치된 우울증이라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이를 쭉 지켜 본 연우는 회사의 강압적인 처우와 태도때문에 수아가 그런 선택을 했다고 여기고 그는 1인 시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수재교육은 엄청난 힘이 있는 회사였고 연우의 친구인 회사 간부 경수를 이용해 회유책도 쓰지만 연우의 굳은 심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만 들어봤던 학습지 교사의 안타까운 현실을 고스란히 녹여낸 소설입니다. 엔딩을 보더라도 이 나라에서 개선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희망적인 마무리가 되지 못하고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는 점이 공감되었습니다. 말만 교사이지 거의 영업사원으로서의 삶을 주인공이 바라진 않았겠지만 현실의 순응하는 어쩔 수 없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를 마지막에 보여줘 일말의 희망이 보인 마무리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는 이런 한 발자국이 반복되면서 바뀌어 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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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기가 되는 삼국지 - 지혜가 꼬리를 무는 77가지 이야기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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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이야기이자 성경, 그리스 로마 신화 등과 함께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는 중국 고전의 이야기인 <삼국지>를 중국의 다른 시대와 함께 다루면서 비교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인생의 무기가 되는 삼국지>입니다. 책 표지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완손엔 '사기' 오른손엔 '삼국지' "라는 말이 있듯이 중요한 책이 바로 삼국지입니다. 더 나아가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 인생을 논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삼국지에서 인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77편의 에피소드는 설명함과 동시에 춘추전국시대 이후나 한나라 통일 이전의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도 함께 하는 책입니다.



77편의 이야기 중 기억나는 몇 편이 있습니다. 물론 하나 같이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라 다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낭비(?)일 수도 있지만 다시 한 번 인생과 결부되어 생각해 볼 거리가 있는 이야기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연환계'는 여전히 현재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듯 합니다. 물론 '초선'이라는 미녀를 통해 좀 더 작은 의미로 미인계라고 불릴 수 있지만 결국 연환계란 '이간질'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병법일 것입니다. 여포와 동탁의 유사 부자관계를 한 여성을 통해 깨트려 버리고 살인까지 저지른 이 이야기를 실로 엄청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사자성어를 제목으로 취하고 있는데 인상 깊은 사자성어는 '망년지교'였습니다. 나이와 신분을 굳이 나누지 않고 친구의 정을 나눈다는 뜻인데 태사자와 공융의 이야기가 이 사자성어와 딱 맞아 떨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이후 수나라 말기, 당나라 초의 이세민이 동동궐을 물리치는 이야기와 비교되어 인상 깊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삼국지에서 유비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 바로 조조일 것입니다. 조조의 여러가지 계책 중에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놀랐던 것은 사자성어로 '망매지갈'이라는 계책이었습니다. 전투에 나간 병사들이 목이 말라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조조는 매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더니 병사은 입안에 침이 고이고 얼마 안 가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토록 조조는 우두머리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는 면모를 이런 작은 부분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멋진 문구로 생각되는 것은 '화살이 활여 놓였으니 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진림의 말이었습니다. 이도 조조를 향한 진림의 말이었는데 수 많은 대신들이 이 말을 듣고 진림을 바로 처형하려고 했지만 조조는 이렇게 멋진 생각과 문장을 구사하는 진림을 처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조는 관우를 대하는 태도에서 부터 인재를 쉽게 처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77편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우리의 인생과 결부되어 한 번쯤 진지하게 자신의 상황과 연결시켜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2천년 전의 이야기가 여태껏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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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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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금 작가가 지은 <은하수의 저주>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와 여자의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도시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강해수는 동료 의사 현무와 함께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신입인 연화가 들어오게 되고 해수와 연화는 인근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연화의 기습적인 뽀뽀로 인해 둘의 관계가 묘해집니다.

한편 해수의 대학교 친구이자 정신과의인 재하는 연화와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이자 연화가 힘들 때 소개시켜 준 화가인 해인과의 연인이 되는 인물입니다. 해인은 해수의 친여동생이기도 합니다. 인물 간의 관계는 이러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수와 연화의 어떤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해수는 환자를 대할때마다 그의 과거가 환영처럼 머리속을 지배하는 반면 연화는 상대방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능력은 각각 인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소설은 해수와 연화, 재하와 해인의 멜로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깔린 작품이지만 그 보다도 더 큰 사건이 이야기의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소설 속에 지속적으로 해수를 괴롭히는 것은 그가 과거 19년 전에 그러니까 중2때 일어난 사고때문입니다. 배 화재 사고인데 그 사고로 인해 304명이 사망했고 단 3명이 구출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해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연화의 경우, 그 사고로 인해 부모님을 잃었고요. 근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연화의 스토리는 본격적인 판타지입니다. 아버지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이고 어머니는 선녀인 것이죠.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소설의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한편 재하의 아버지도 이 사고와 연관된 인물인데 재하의 경우, 아버지의 사망 관련 자료가 있는 해수가 근무하는 천명대학교 병원으로 이직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의 발단을 마지막에 찾게 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배 사고, 304명의 사망...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2014년의 끔찍했던 세월호 사고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은하수의 저주>입니다. 총 4개의 챕터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먼 미래까지 함께 언급하는 이 소설의 마지막은 윤회 사상이 바로 떠오르는 불교적이면서도 운명적인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 작가의 생각이 제대로 드러나고 에필로그에선 작가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캐릭터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독특한 하이브리드 장르로 보이는 이 소설은 판타지와 더불어 대한민국 역사의 큰 아픔 그리고 '사랑'과 '인연'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로 인해 잊지 말아야 할 큰 아픔을 꾸준히 맘 속에 기억하는 계기가 되어 더욱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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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윤슬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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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따님이 직접 선택하신 660여편의 에세이 중 35편을 추려 엮은 에세이집입니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마다 주요 키워드가 되는 것을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작가가 실제 느꼈던 감정이나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개인의 편견에 대한 성찰 등이 표현되어 있고 특히나 마지막 챕터엔 개인적인 삶 그 속에서도 죽음에 대한 작가의 심정을 솔직히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35편의 작품 중 누구나 느꼈을법한 할머니의 베보자기 에피소드가 인상 깊었습니다. 수학여행을 갔던 국민학교 시절 개성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마침 그 곳엔 할머니가 사셨고 손녀가 온다는 소식에 바리바리 먹을 것을 사들고 소녀를 기차역에서 기다렸던 할머니의 마음과는 달리 할머니를 부끄러워했던 작가는 '완서야'라고 부르는 할머니를 외면합니다. 당시 일제강점기 시절이라 어쩔 수 없이 개명된 이름으로 다시 할머니가 그녀를 부르자 다른 친구들도 일제히 작가를 쳐다봅니다. 작가는 할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음식을 싸들고 온 그 베보자기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베보자기에 음식을 싼다는 작가는 할머니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인게 아닌가 해서 감동스러웠습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여행가방 분실에 대한 것입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사는 찾아가지 않은 여행가방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경매를 통해 배출합니다. 타인의 여행가방을 합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보물상자를 열어본다는 심리를 잘 활용해 마켓팅으로 보였습니다. 작가는 본인도 잃어버렸다는 여행가방을 이야기를 하는데 개인의 사생활이 포함된 그 가방을 누군가가 봐다면 생각해도 부끄러워진다고 말합니다. 왜냐면 그 가방 속에 빨래를 하지 않은 옷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인상 깊었던 글은 마지막 챕터에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었습니다. 특히나 남편을 보내고 20년을 홀로 살았던 그녀가 가장 죽고 싶었을때는 바로 아들을 먼저 보낸 이후라고 합니다. 부모라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일이 바로 자식을 앞세우는 것일 겁입니다. 참척의 고통이라는 말도 있듯이 작가의 고통은 엄청났을 것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져버릴려고 했지만 그 곳보다 물리적인 고통의 두려움이 앞섰다는 작가의 솔직함에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또한 남편이 마지막으로 가보고 싶어했던 장어구이집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얼마되지 않아 방문했을때는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다가 세월이 흘러 우연히 그 식당을 다시 갔을때는 잘 먹고 나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작가는 여기서 시간은 어떻게 보면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최악의 상황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개인적으로도 최근에 너무나 맘에 와닿더라고요.



채송화를 좋아하고 스스로 옛날 사람이라고 칭하는 박완서 작가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받는 혜택을 스스로 받지 않습니다. 수입이 있는 스스로가 이런 혜택을 받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진 이 에세이 집은 특수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누구라도 겪었을만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 집입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한 이 에세이집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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