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전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뉴 에디션 전 시집
윤동주 지음,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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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아마도 대한민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당연히 실제 보지 못했던 이 시집의 원본은 영화 <동주>에서나마 볼 수 있어서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온갖 어려움운 시절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부끄러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신 윤동주 시인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의 서거 77주년과 탄생 105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편집된 이번 판은 주제별로 시를 묶어놓기도 했습니다.



시의 맨 처음은 당연히 <서시>입니다. 그가 일생을 고민했던 '부끄러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입니다. 물론 <쉽게 씌여진 시>도 같은 맥락이고 좀 더 직접적이라면 <서시>는 좀 더 은유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동주 시를 읽는 즐거움이라면 익숙함이 또한 있기때문입니다. <서시><쉽게 씌여진 시>를 제외하더라도 <자화상>이 또 1장 첫머리를 장식합니다. 그 '사나이'... 계속 돌아보게 만든 그 '사나이'



이번에 다시 읽은 이 시집에서 유독 눈길이 갔던 것은 그가 20대 초반에 지은 시들이었습니다. 어떤 시는 동시의 느낌도 들고 비교적 짧고 쉬운 시어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또한 자연과 어머니에 대한 소재로 지은 시들도 많았는데 앞서 언급한 쉬운 시어들도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지은 시도 인상적이었지만 시가 아닌 윤동주의 산문을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시어에 익숙한 저로서 색다른 느낌이 드는 다섯 작품의 산문이었는데요. 한 두장의 분량의 길지 않은 이야기를 마치 긴 시처럼 느껴지도록 씌여져 있었습니다. 시로서 표현하기 힘든 것을 산문으로 표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면 가장 아쉬운 것이 해방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부끄러운 척을 하는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제대로 알고 그에 대한 저항과 예술가로서의 그 표현이 너무나도 훌륭한 우리시대의 진정가 시인의 작품을 이번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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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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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 아오코가 지은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일본 페미니스트 작가의가 쓴 작품입니다. 게이코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펼쳐보이고 있는 작품입니다. 페니미즘 관점에 쓴 작



근 미래의 배경, 그리고 아이돌. 한국에선 아이돌이 현재의 엔터테인먼트를 지배하지만 일본은 이미 20~30년전부터 아이돌 시스템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시대를 우리나라도 많이 카피해왔고요. 대표적인 콘셉트가 아마 스마프를 참고로 한 신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여성아이돌을 더이상 볼 수 없는 아저씨, 그리고 30대 여성이 여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 이야기는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렵지 않은 문체와 더불어 현실에 딱 맞게 서술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에 페미니즘 문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더욱 더 관심이 가고 작가가 어떤 이야기와 문체를 지속해서 보여줄지도 이 작품을 통해 더욱 더 궁금해졌습니다.



길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캐릭터와 이야기가 어렵지 않아 흐름을 따라가는데 큰 문제가 없었고 작가의 생각과 길을 좀 더 따라가고 싶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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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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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은 그의 대표작인 <인간실격>과 함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사양족'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당시에 센세이널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전에 <인간실력>을 읽고 그의 사생활이 글쟁이일수밖에 없다고 느껴었는데요.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사람도 없을 듯 보입니다. 물론 그의 생의 마지막에 대한 선택을 응원할 순 없지만 그는 글을 쓸 수 밖에 없던 인생을 <인간실격>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사양>은 두 모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손에 물 한 번 묻혀본 적 없는 귀족생활을 즐기던 부인, 그리고 딸과 남동생, 이 세 식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가즈코가 화자가 되어 어머니가 환경 특히나 경제적인 환경이 바뀌고 나서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아들을 끔찍히 생각하는 어머니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패망 직전의 이야기이자 한 가족의 경제적인 몰락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인간실격>의 요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역시나 염세적인 그의 태도는 일관적이지만 여성으로의 삶, 특히 시대에 저항하는 정신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너무나 디테일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맨날 주정뱅이로 살아가는 남동생의 모습에 대비됩니다. 남성 그리고 패망의 일본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하고요.



언제나 그렇듯 다자이 오사무는 어렵지 않은 문체로 시대와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묘사합니다. <사양>에서도 '가즈코'라는 캐릭터를 훌륭히 만들어냈는데요. 정말 오랫동안 기억될 캐릭터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소설을 대표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유명하지만 처음 접했던 작품이었는데요. 역시나 기대감을 충족해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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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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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 고호가 쓴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는 재벌가의 손녀 납치사건을 주요소재로 하고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총5개의 장과 쿠키로 구성되어 있고 사건은 비교적 초반부터 스펙터클하게 이어집니다.

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인 지보그룹의 총수 선영태 회장은 두 명의 부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그러니까 본 처에게 낳은 큰 딸 선도영은 굉장한 야망가입니다. 중국에서 역사학등의 학위 수료하고 현재 아버지의 회사에서 말단부터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러니까 과거로 따지면 첩이 되겠죠. 그런데 그 인물은 엄청나게 유명한 배우인 하미숙이라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선회장과 사이에서 두 명의 아들과 딸을 낳게 되는데 보는 눈들이 너무 많아 한국에서 지내지 못하고 해외에서 살고 됩니다. 그러나 선회장의 본처가 사망하게 되자마자 하미숙은 두 자녀의 손을 붙잡고 선회장의 집으로 처들어 갑니다.



이런 가족사를 가지고 있는 지보그룹을 상대로 여섯 명의 일당이 납치극을 벌입니다. 하미숙의 막내딸인 고등학생 선초아를 납치하는 거죠. 이들의 구성은 전직 경찰인 구봉, 조폭 출신인 장강식과 그의 수하인 재욱과 동욱형제, 그리고 탈북 여성인 정애, 향란입니다. 장강식의 지휘 아래 그는 따로 움직이고 나머지 다섯 명은 차에 선초아를 납치해서 이동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선회장에서 50억을 요구하고 경찰들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갑니다. 먼저 윤경위와 박형사는 선회장에 집으로 찾아가 하미숙, 큰 딸 선도영, 아들 선초석, 그리고 집안일을 하는 아줌마를 차례로 심문합니다. 그 과정에서 하미숙과 선도영 사이의 큰 갈등이 있는 것을 파악하고 심지어 선회장에게 홀대받는 하미숙의 모습도 확인합니다. 그 보다도 큰 미스터리는 선초석에게 있었습니다. 무언가 자기 방에서 숨기는 물건이 있는 것 같은데 결국 윤경위가 이를 알게 되고 차후에 이에 대해서 선초석을 심문하게 됩니다.



두 탈북 여성의 스토리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전달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먼저 남으로 넘어 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에서 믿음, 신용 그리고 배신의 단계까지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는 이 이야기의 큰 흐름을 바꿔놓기도 하죠. 남으로 내려와 동욱과 사랑에 빠지는 정애, 그리고 다른 곳에 아들을 남겨두고 온 향란은 북한에서 엘리트인 한의사이기도 했습니다. 큰 꿈을 갖고 내려왔지만 남한에서의 현실은 녹녹치 않아 이 납치극에 합류하게 된 거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쓰여지고 총 3개의 플롯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각각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지보그룹의 과거와 탈북 여성들의 과거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선대에서 부터 오는 선씨 집안 내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도 보여주고요.



오랜만에 장르 소설로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솔직히 초반부분에 인물들을 따라가기가 조금 벅차긴 했는데 본격적인 납치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몇 인물에겐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기도 했고요. 고호 작가의 다른 작품들 중에 <평양에서 걸려 온 전화>가 흥미로울 것 같아 꼭 찾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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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유럽의 문화와 예술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지금 시작하는 신화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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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가장 먼저 접한건 유년기 때 티비에서 방영했던 만화를 통해서였겠지만(특히나 남학생들은 헤라클라스에게 감정이입하면서) 활자로 접한 건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 번역서였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20년 전쯤에 3권짜리 시리즈로 기억하는데 '미로'라는 구조물과 어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던 그 책을 보고 유럽문화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가진 기억이 납니다.



양승욱 작가가 지은 <지금 시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신)물별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익히 알고 있던 신도 있고 이름만 알고 있던 신도 있으면 처음 들어보는 신들도 소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된 명화들도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반복성에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앞선 챕터에서 이미 이야기한 내용인데 다시 그것을 언급하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처음엔 조금 중언부언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 초급자들에게는 등장하는 신들이 무지막지하게 많기 때문에 자주 반복해서 독자가 스스로 신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읽은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런 식의 구성은 좋은 편집이 아닌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결국 신들도 서로 얽혀져 있는 관계이기때문에 다른 신들과의 관계를 다시 언급할 필요도 있는 것 같고요.


예전에 읽었을때도 그러했지만 개인적으로 어원을 찾는 재미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거의 매 챕터마다 신의 이름과 어원을 관련시켜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판도라'의 '판'->모든 것, '도라'->선물. 또 다른 챕터에서 등장하는 인물인 '판(pan)'은 그 히스테릭한 캐릭터에서 오는 '패닉(panic)'으로 연결되고 또 다른 측면의 성격으로 순수한 모습 피터 팬(pan)의 어원으로 연결됩니다.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어원들이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별자리에 대한 기원도 다수 소개되어 있고 제우스와 같이 대표적인 신들이 큰 제목으로 등장해 그 챕터의 메인 역할을 하지만 해당 신과 관련되어 파생된 신들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아프로디테의 챕터에선 에로스와 안키세스가 등장합니다. 혹은 궁수자리인 케이론은 켄타우로스족으로 아킬레우스의 스승으로 소개되고요.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느끼는 것지만 제우스는 이번에도 썩 맘에 들지 않더라고요^^ 내로남불의 표상이랄까요?ㅎㅎ 또 의외로 신들도 의외의 신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을 '스틱스강의 맹세'라는 소재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신과 인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동시에 개인의 캐릭터들도 흥미롭게 찾아볼 수 있는 책이자 트로이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을 통한 스펙터클도 제공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남녀노소를 떠나 꼭 읽어봐야 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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