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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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정금 작가가 지은 <은하수의 저주>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와 여자의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도시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강해수는 동료 의사 현무와 함께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신입인 연화가 들어오게 되고 해수와 연화는 인근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연화의 기습적인 뽀뽀로 인해 둘의 관계가 묘해집니다.

한편 해수의 대학교 친구이자 정신과의인 재하는 연화와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이자 연화가 힘들 때 소개시켜 준 화가인 해인과의 연인이 되는 인물입니다. 해인은 해수의 친여동생이기도 합니다. 인물 간의 관계는 이러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수와 연화의 어떤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해수는 환자를 대할때마다 그의 과거가 환영처럼 머리속을 지배하는 반면 연화는 상대방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능력은 각각 인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소설은 해수와 연화, 재하와 해인의 멜로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깔린 작품이지만 그 보다도 더 큰 사건이 이야기의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소설 속에 지속적으로 해수를 괴롭히는 것은 그가 과거 19년 전에 그러니까 중2때 일어난 사고때문입니다. 배 화재 사고인데 그 사고로 인해 304명이 사망했고 단 3명이 구출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해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연화의 경우, 그 사고로 인해 부모님을 잃었고요. 근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연화의 스토리는 본격적인 판타지입니다. 아버지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이고 어머니는 선녀인 것이죠.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소설의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한편 재하의 아버지도 이 사고와 연관된 인물인데 재하의 경우, 아버지의 사망 관련 자료가 있는 해수가 근무하는 천명대학교 병원으로 이직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의 발단을 마지막에 찾게 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배 사고, 304명의 사망...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2014년의 끔찍했던 세월호 사고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은하수의 저주>입니다. 총 4개의 챕터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먼 미래까지 함께 언급하는 이 소설의 마지막은 윤회 사상이 바로 떠오르는 불교적이면서도 운명적인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 작가의 생각이 제대로 드러나고 에필로그에선 작가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캐릭터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독특한 하이브리드 장르로 보이는 이 소설은 판타지와 더불어 대한민국 역사의 큰 아픔 그리고 '사랑'과 '인연'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로 인해 잊지 말아야 할 큰 아픔을 꾸준히 맘 속에 기억하는 계기가 되어 더욱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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