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양세화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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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화 작가가 지은 <감정적>은 책표지에 그려진 것처럼 '감정적'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한 인물과 주변인물을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도담은 감정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어느날 이상하고 다채로운 세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담은 그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헛떳했던 자신의 마음에서 조금씩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감정적은 도담이 현실세계에서 잃어버린 감정을 채워주는 공간이 되고 정상적인 마음을 가져가던 와중 이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의문의 '별사탕'을 마주합니다. 별사탕은 한 개인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별사탕으로 바꾸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별사탕이 나타나고 그와 동시에 '용'이라는 인물을 마주합니다.

<감정적>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대인 가장 큰 병 중에 하나인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잘 보여주듯이 현실에선 감정이라는 것이 실체화 되지 않지만 영화에선 작은 캐릭터로 표현 됩니다. <감정적>에서 기억의 한 순간을 별사탕이라는 것으로 치환되는 시각적 효과도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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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감정과 그 행복했던 감정을 기억하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일입니다. 또 다른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도 이 부분을 주제로 삼고 있는데요. 그 영화에선 결국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실존주의보단 운명론적 사고에 기대고 있는 작품입니다. <감정적>에선 어느 쪽에서 이 부분을 작가가 말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인간이 가질수 있는 기억과 감정은 굉장히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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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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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를로르가 지은 <푸른 행성이 있었다>는 지구 멸망 후 100년이 지난, 시대 설정과 화성 콜로니의 위치적 배경으로 씌여진 소설입니다. '꾸뻬씨'라는 캐릭터를 통해 수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프랑수아 를로르의 SF소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읽기전부터 굉장히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푸른 행성, 지구는 오랫동안 전쟁과 폭동을 겪고 더이상의 화합과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지구를 떠나게 됩니다. 가장 가까운 행성이자 현실속에서도 가장 인간이 살 수 있는 조건에 알맞는 화성이라는 공간을 소설에선 선택하고 있습니다. 콜로니에 정착한 지 100년이 이미 지난 상황에서 어느 날, 인공 지능인 아테나에 의해 푸른 행성, 지구로 파견되었던 군인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콜로니는 신병인 '로뱅'을 지구로 파견합니다. 마뜩치 않은 로뱅이지만 자신의 연인인 '유'의 수명을 늘려주겠다는 제안에 지구로 향합니다. 콜레트 사령관의 이 제안은 로뱅에겐 가장 원하는 소망이었습니다. '용도 불명'이라는 낙인이 찍힌 지구는 로뱅의 눈에도 썩연치 않아 보입니다.

1인칭 시점으로 씌인 이 이야기는 물 흐르는 듯한 이야기 전개와 동시에 '용도 불명'이라는 키워드에 딱 맞는 묘사를 통한 지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꾸뻬씨라는 캐릭터를 이미 프랑수와 를로르가 만드는 캐릭터의 입체성은 이 작품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스토피아 속에서 어떤 희망을 꿈꾸는 캐릭터를 보는 독자들은 충분한 감정이입을 할 수 있고요.



평소엔 잘 접하지 않은 SF소설이지만 어렵지 않은 문체와 구체적인 장면 묘사가 독자들로 하여금 쉽은 접근성을 가질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깊은 철학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인문학적인 깊은 성찰까지 담긴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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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피스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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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러리안 작가가 지은 소설 <블러드 오피스>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성과 동시에 그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부정 부패 등에 대한 담론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선 자신의 직장내에서 벌어지는 부정을 알게 되는 사실적인 이야기로 전개되고 2부로 넘어사면 이런 일련사건들을 판타지적인 요소로 더불어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선 주인공이 엄청난 사고를 겪고 난 뒤에 느끼는 소외와 더불어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주인공 이제욱은 마이푸드라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과도한 업무 등에 힘이 들지만 먹고 살아야하기때문에 꾹 참죠. 회사의 제품들은 잘 팔려나가던 와중 제품에 이상한 물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면엔 커다란 힘이 존재하고 그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과합니다.



주인공 이제욱 비롯한 동료 직원들은 일명 '신사원연맹'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사측을 견제와 동시에 뒤를 캐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회장의 엄청난 힘과 더불어 그의 하수인 윤덕술의 존재가 너무 버겁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원연맹은 조금씩 거대한 힘에 대항을 하고 진실에 조금씩 근접해나갑니다.

그 진실엔 리피트라는 음료와 제품 중 하나인 만두에 들어가는 NR19라는 감미료가 있습니다. 특히 리피트는 조회장이 직원들을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는 묘한 효력이 있음과 동시에 자신의 물리적인 힘이 엄청나게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NR19라는 감미료의 등장 이후 모든 상황은 바뀌어 갑니다.



2부 마지막에서 스펙터클한 상황이 마무리 되고 3부에 들어서면 이제욱의 심리 상태에서 오는 처연함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전 연인이었던 정희연과의 만남에서 그런 감정이 잘 드러납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더라도 한 개인에게 남아있는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 하나는 캐릭터의 작명이었는데요. 특히 악역인 윤덕술과 신사원연맹 위원장인 박원봉의 작명이었습니다. 윤덕술은 아마도 친일경찰로 유명한 노덕술에서 박원봉은 같은 시대의 독립운동가였던 김원봉에서 따 온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실제 두 인물의 캐릭터를 소설 속에 녹아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블러드 오피스>는 거대기업의 조직이 조직폭력배와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악랄한 계급화 혹은 부정부패에 찌든 조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제 많은 기업들이 보이고 있는 형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비판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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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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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즐겨봤던 강의를 책으로 만나니 좀 더 반가운 감정을 들었던 <벌거벗은 한국사 사건편>은 8장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고려시대 무신정변을 시작으로 근대사인 광복까지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게 8명의 강사가 각 파트를 맞아 씌여져 있습니다.

대부분 낯설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열거하면서 많이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무신정변과 같이 사소한 일로 시작되는 역사적 사건을 알게 되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마치 적벽대전이 일어난 이유처럼 역사의 큰 사건들은 어쩌면 아주 작은 일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인상적인 내용들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신박하다고 해야될까요? 정말 사소한 일로 시작해 한 나라의 역사가 뒤바뀐 '무신정변'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빰 한대로 쿠데타가 일어난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박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의 마음을 헤아려본다면 이해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 무관은 무관에 비해 형편없는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작지만 큰 사건 두개가 발생합니다. 하나는 <사기>로 너무 유명한 김부식의 친아들인 김돈중이 무관인 정중부의 수염을 태우는 사건과 오병수박희에서 문신 한뢰가 이소응의 빰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때리는 사건입니다. 이에 정중부를 비롯한 이의방, 이고 등의 인물들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왕을 폐위시키기 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대는 100년에 끝나고 말죠. 이후 벌어지는 여몽전쟁에서 고려는 30년간 청나라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며 결국 지배를 당하고 맙니다.



조선시대의 전후기를 가르는 아마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쟁은 바로 임진왜란 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순신 등이 펼치는 전투만큼 흥미로운 일을 이책은 이야기해줍니다. 그것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조선의 자기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당시 일본은 도기를 굽는 기술력 밖에 없었기 때문에 조선의 자기를 굽는 기술을 엄청 부러워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이 기술은 현재 반도체 기술만큼 어려운 일이었다고 하네요. 결국 우리의 기술자를 일본으로 데려가 자기를 굽게 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한 지역에는 한복을 입고 있는 인물의 석상도 전시되어있을만큼 조선의 당시 기술을 엄청났고 이를 시기한 일본이 이를 뺏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려시대부터 근대사까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 <벌거벗은 한국사 사건편>은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사와 시대를 맞춰가며 읽으면 좀더 역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또 다른 콘셉트의 벌거벗은 역사의 시리즈도 출간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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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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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가 지은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기존의 다른 완역본과는 다른 구성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사건이나 시간적인 순차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각 캐릭터 특히 두 명 이상의 캐릭터를 연관지어 만들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지은 책이자 각 인물의 성격을 깊숙히 파악하는 것보다 관계에서 오는 인물의 특징을 표현하고 있는 책입니다.

3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제우스나 크로노스와 같은 절대 권력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폴론, 에로스, 헤라 등의 신과 그 신들이 만들어낸 인간들중 예상치 못하게 다른 인간들에게 추앙받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유달리 멜로라인과 더불어 치정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제우스에 대한 질투의 화신인 헤라가 펼치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제우스는 많은 불륜(?)을 일으켜 헤라의 노여품을 사고 있는 절대 신이었습니다. 절대 신이지만 헤라의 눈치를 매우 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불륜의 대상인 이나코스의 딸, 이오를 사랑했는데 이를 눈치 챈 헤라 때문에 이오를 암송아지를 둔갑시킵니다. 헤라를 이를 대략 알면서 그 암송아지를 자신에게 선물하라고 하며 그 암송아지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이 백개가 달린 아르고스를 통해 24시간 감시합니다. 이오를 너무 사랑한 제우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통해 아르고스를 처치하는 에피소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인상적인 챕터는 피그말리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많이 쓰이는 이 신화 속 인물은 자기가 만든 예술작품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 만큼 그 작품은 사실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주관 아래 키프로스섬에서 자신이 만든 상아 처녀와 입을 맞추게 됩니다. 어찌보면 너무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로맨스가 강조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정점은 바로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으로서 아름다움의 극찬과 더불어 추앙을 받은 프시케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질투를 넘어선 신으로서 모욕적인 처사로 느꼈습니다. 헤라와 아테나를 넘어선 추앙을 받은 프시케의 아름다움은 제우스의 판단으로서도 도를 넘어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시케와 에로스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이 책이 메인 테마로 삼은 멜로라인의 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 천년 동안 이야기와 무대 공연 등으로 현재까지도 어마무시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가지 해석과 더불어 그리스, 로마 각각의 신들의 특징도 구별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런 구별과 더불어 두 캐릭터을 이어 만들어지는 멜로라인이 특히나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이전의 이윤기 작가의 번역본으로 읽었던 작품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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