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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그녀들 ㅣ 일본문학 컬렉션 2
히구치 이치요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평점 :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중반의 일본 문학계는 사소설이 주류를 이루고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이런 특징은 더욱 더 강해졌다고 들었습니다. <설국>이나 <인간실격>등의 소설이 이런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던 반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6명의 작가, 9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여성이 메인 캐릭터로서 이야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일본영화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50,60년대 작품들 중 나루세 미키오라는 감독을 좋아하는데요. 그의 작품 세계에서의 여성은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입니다. <부운>등의 작품들은 이 책 속에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만큼이나 주체적입니다. 이 책을 흥미롭게 읽으신분들과 꼭 추천드리는 감독입니다.
9편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은 시미즈 시킹의 <깨진 반지>였습니다. 내키지 않은 결혼을 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였는데요. 20세기 전후로 해서 당시의 일본 사회에서의 여성 캐릭터를 고스란히 잘 보여주는 단편이었습니다.
또한 첫 번째 작품인 히구치 이구요의 <배반의 보랏빛>도 흥미로웠는데요. 작가의 미완성 작품이라 더욱더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24살의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삶과 소설이 겹쳐지면서 뭔가 짠한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9편의 짧은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이 단편소설집은 남성 작가들의 소설 속 여성 캐릭터와는 분명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 작가 자신이 당시를 살아왔기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묘사가 있었습니다. 그 작은 묘사 하나가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그녀들의 장편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