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들을 가질 수 없어 마음이 아파요." 그녀는말했다.
그는 담청색의 커다란 눈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당신이 다른 남자에게서 자식을 낳는 것도 뭐 괜찮은일일 거야." 그는 말했다. "우리가 그 애를 라그비에서 기른다면, 그 앤 우리 자식이 될 거고 이곳 우리 집안의 아이가 될 거야. 친부(親父)의 혈통이란 것을 난 별로 믿지않아. 우리가 기른 자식이라면, 그 앤 우리 자식이 될 것이고, 우리 집안을 이어가게 될 거야. 한번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 P94

코니는 마침내 그를 쳐다보았다. 자식이 그녀가 낳을자식이 그에겐 그저 물건 같은 ‘그 애‘에 불과했다. 그 애-그 애 - 그 애라니!
"하지만 상대가 될 그 다른 남자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 P95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될까? 그런 것들이 정말로 우리 둘에게 아주 깊은 영향을 끼치는 문제일까? 당신한텐 독일의그 애인이 있었지. 그런데 그게 지금은 뭐지? 아무것도 아닌 거나 마찬가지잖아!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행하는 사소한 행위들이나 맺게 되는 사소한 관계들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아. 그런 것들은 지나가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니, 과연 그것들이 지금 다 어디에 있느냔 말이야!
작년에 내린 눈은 다 어디에 있냐고! 일생 동안에 걸쳐 지속되는 것만이 정말 중요한 거야. 가령, 내 자신의 인생은그것이 길게 계속되고 발전해 나간다는 점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이 되지. 하지만 이따금 어쩌다 맺는 관계 같은 것이야 무슨 중요성이 있겠어? 어쩌다 맺는 성적 관계 따위는 특히나 더 그렇지! 사람들이 그런 것을 어리석게 과장하지만 않는다면, 그런 것은 새들의 짝짓기나 똑같이 그저지나쳐가고 마는 것일 뿐이야. 또 그래야 마땅한 것이고.
그런 따위가 도대체 무슨 문제가 되느냐 말이야!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일생 동안의 반려자라는 관계가 아니겠어?
한두 번 동침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날마다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 말이야.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당신과 난 결혼한 부부야. 우린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지. 그런데 익숙해진다는 것은, 내 생각엔 말이야, 이따금 흥분을 맛보게 해주는 그 어느 것보다도 더 중요한 생활의 원천이야.
오랜 시일 동안 서서히 지속되어 가는 것, 바로 그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의지해 살아가는 것이지. 이따금 맛보는 경련 같은 흥분 따위가 아니라 말이야. 함께 살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두 사람은 일종의 일체를 이루어가고, 마침내는 떨어질 수 없게 서로 맞물려 함께 떨며 교감하게 되는 거지. 결혼의 진정한 비밀은 섹스가 아니라, 바로 거기에 있는 거야. 적어도 단순한 섹스의 기능에 있는 것만은절대 아니지. 당신과 나는 결혼으로 함께 짜여져 있어. 이것을 받아들이고 따른다면, 우리는 이 섹스 문제를 해결해처리할 수 있어야 해. 마치 치과 의사한테 가는 일을 처리하듯이 말이야.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 육체적으로 달리어쩔 도리가 없는 운명에 처해 있으니까." - P95

어쩌면 인간의 영혼은 외도를 필요로 하며, 그것을 거절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도의 의미는 바로 가정으로 다시돌아온다는 점에 있다. - P96

"아냐." 그는 대답했다. "당신은 날 맘에 들어하잖아.
그러니 나와 완전히 취향이 다른 남자를 당신이 좋아하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어. 당신 생리에 맞지 않을 거야."
그녀는 잠자코 있었다. 논리란 너무나 완벽히 잘못되어있을 때 오히려 반박할 수 없는 법이기도 하다. - P97

"당신 말은 맞다고 생각돼요. 클리퍼드. 내 생각이 미치는 한에서는 당신 말에 동의해요. 하지만 인생이란 완전히 딴판으로 바뀔 수가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인생이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내말에 동의한다는 말이지?" - P99

그녀는 갈색 스패니얼 개 한 마리가 곁길에서 달려 나와서는 콧등을 쳐든 채 가볍고 약하게 짖으면서 그들 쪽을바라보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엽총을 든 사내 하나가 그 개 뒤를 따라 유연하면서도 빠른 걸음걸이로 나타났는데, 마치 이쪽으로 공격을 하려는 듯 그들을 향하고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 걸음을 멈췄고, 경례를 올리고 나서는 돌아서서 언덕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바로 새로 온 사냥터지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코니는 흠칫 놀랐는데, 그가 아주 빠르게 위협하듯 갑자기 출현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게, 즉 문득 어디에선가 불쑥 위협하며 달려드는 존재처럼 그는 그녀에게 나타났다.
그는 암녹색 사냥터지기용 우단(바지에 각반을 찬구식 차림새였는데, 붉은 얼굴에 콧수염도 붉은색이고 눈은 먼 곳을 응시하는 듯했다. 그는 재빨리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멜러즈!" 클리퍼드가 불렀다. - P99

그러나 사실은 피곤했다. 이상하고 지치게 하는 갈망이,
어떤 불만족이 그녀의 마음에 쌓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클리퍼드는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런 것들은 그가 의식할 수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낯선 사내는 알고 있었다. 코니에게, 자신의 세상과 삶은 모두 낡아빠지고 지겨운 것으로 여겨졌고 그녀의 불만족은 저 언덕들보다도 더오래된 것처럼 느껴졌다. - P104

"결혼했었지! 하지만 마누라가 집을 나가더니 여러사내들하고 놀아났어 결국에는 스택스 게이트의 광부하나하고 눈이 맞았지. 아마 그 여자 아직도 거기에 살고있을걸." - P106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종의 만족감에다가 그에 대해 사랑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며 뜨겁게 타오르고 있던 그 순간, 이 뜻밖의 잔인한 말을 듣고 그녀는 놀라움으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왜냐하면 그는, 사실 따지고 보면, 수많은현대의 남자들처럼 거의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까닭에 여자가 그녀처럼적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P117

그렇다. 십 분이라도 더 살게 된다면, 뭔가 이러저러한 것을 위해 몇 닢의돈이 좀 더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그저 일이 기계적으로 진행되어 가도록 하는 데만도 돈이 필요했다. 돈은꼭 있어야만 했다. 돈만은 정말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그 밖의 것들은 사실 그다지 필요한 것들이 아니다. 자, 이상 끝! - P135

물론, 우리 자신이 잘못해서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돈이란 것은 꼭 필요한,  그것도 유일하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건이다. 나머지 것들은 모두, 궁한 처지가  되면 없이도 살아나갈수가 있다. 그러나 돈만은 그럴 수가 없다. 결단코 이상 끝! - P135

돈을 벌자! 벌어!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부터! 허공으로부터 돈을 짜내라! 인간이 자랑스럽게 여길 마지막묘기일지니! 그 나머지는 모조리 넋 빠진 헛소리일 뿐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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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토, 타카야마시
기후현 북부에 위치한 타카야마시 高山市 는 기후현 관광의 중심지 다. 미쉐린 여행가이드로부터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별 3개를
받을 만큼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은 관광도시이다. 일본의 ‘북알프스’로 불리는 히다산맥이 지나는 곳으로 히다타카야마시 飛騨高山市 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 3번째로 높은 산인 호타카다케 穂高岳 도
이곳에 있다. 타카야마시는 일본 전국의 시정촌 市町村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도시로, 면적의 약 92%는 산과 숲으로 이루어 진 산악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관광 자원 덕분에 일본
국내외에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예로부터 타카 야마의 솜씨 좋은 목공 기술자들은 교토의 절과 신사를 짓는 일에
동원되는 일이 많았다. 타카야마시를 ’작은 교토 小京都 ‘라고 부르는 이유는 두 도시의 건축물이 같은 목수들의 손길로 만들어져 그 모습이 서로 빼닮았기 때문이다.

타카야마시는 일본 3대 와규 日本三大和牛 중 하나인 히다규의 본고장이다. ‘일본 3대 와규’는 공식적인 분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효고현의 고베규 神戸牛 와 미에현의 마츠사카규 松坂牛 는 3대 와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편 이다. 그리고 기후현의 히다규 飛騨牛 , 시가현의 오미우시 近江牛 , 야마가타현의 요네자와규 米沢牛 가 나머지 한 자리에 거론된다

히다다카야마 지방은 옛날부터 마츠리가 유명했다. 타카야마 시의 타카야마마츠리 高山祭 는 교토의 기온마츠리 祇園祭, 사이타마 현의 지치부요마츠리 秩父夜祭 와 함께 ‘일본 3대 아름다운 마츠리 日本三大美祭 ’로 꼽힌다.

5곳의 온천 지역은 각각의 역사가 있고 용출량과 수질도 가 지각색이다. 역사가 가장 깊은 히라유 온천은 센고쿠 시대에 히다 지방 점령을 추진하던 다케다 신겐과 그의 군대에 의해 발견된 곳 이다. 그들은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가스와 피로로 기진맥진 해 있었는데 늙은 흰색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나 히라유 온천의 위치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신겐과 그의 군사들은 그곳에 몸을 담 그고 기력을 회복했다고 전해진다.

역사적으로 아이치현은 센고쿠 시대 3영걸의 출생지로 유명 한 곳이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현재의 나고야 시인 오와리국 尾張国 에서 태어났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현재의
오카자키시인 미카와국 三河国 에서 태어났다. 나고야시에서는 매년
10월에 이들 3영걸의 행진을 주행사로 하는 나고야마츠리 名古屋ま
つり 를 개최한다.

일본의 정취를만끽할 수 있는 곳, 기후현
오다 노부나가의 본거지, 기후시기후현의 현청 소재지이자 최대 도시는 기후현 남부의 인구 약40만 명의 기후시市다. 기후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히데요시와 함께 일본 센고쿠 시대 3영걸로 불리는 오다 노부나가의 본거지로 잘 알려져 있다. JR기후역에 내리자마자 만나게 되는 거대한 노부나가의 황금 동상은 기후현이 그의 땅이었음을 알려준다. ‘기후‘라는 명칭도 노부나가가 직접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P210

기후현은 일본 역사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전투 중 하나였던세키가하라 전투의 무대이기도 하다. 기후시에서 서쪽으로약 30km 떨어진 기후현 후와군岐阜県破郡에 속한 세키가하라쵸原町가 바로 그곳이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일본의 지배권을 놓고도요토미의 사후 그의 최측근이었던 이시다 미츠나리를 중심으로한 서군과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한 동군이 맞붙은 전투였다. 약 17만 명의 대군이 벌인 이 전투의 승자는 이에야스의 동군이었다. 그 결과로 서일본의 도요토미 가문은 몰락하고 동일본중심의 도쿠가와 시대, 즉 에도막부 시대(1603-1868)가 시작되었다. - P217

끊임없는 내전으로 고통받던 이전 시대들과는 달리 에도 시대는큰 혼란이나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새 시대였다. 그래서 지금도일본에서는 ‘세키가하라‘는 ‘중대한 승부처‘나 ‘운명을 건 순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세키가하라쵸에는 기후 세키가하라 고전장기념관과 세키가하라 역사민속학습관閣夕原町歴이 있다. 특히 기후 세키가하라 고전장 기념관은 세키가하라 전투 420주년을 맞이해 2020년에 개관한 시설로, 전투에서이에야스의 마지막 진지였던 곳에 세워졌다. - P218

일본 3대 명천일본에서는 ‘3대 온천‘ 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여기에는 3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일본 3대 고천(日本泉), 
일본 3대 명천(日本三大名泉), 
일본 3대온천(日本温泉)이 그것이다. 
3대 고천이란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효고현에 있는 아리마 온천(有馬温泉), 
에히메현에 있는 도고 온천(道温泉), 
와카야마현에 있는 시라하마 온천温泉이다.
이들을 3대 고천으로 부르는 이유는 8세기 나라 시대의 역사서인 <일본서기>와 <풍토기>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3대 명천은 가장 이름난 온천인데, 평가한 인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분류는 하야시 라잔의 시문집에 등장하는 3개의 온천이다. 
군마현에 있는 쿠사츠온천(溫泉), 
효고현에 있는 아리마 온천有馬温泉), 
기후현에 있는 게로온천(溫泉)이 그들이다.
아리마 온천은 3대 고천이자 3대 명천인 것이다.
셋째로 3대 온천이란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온천을 말한다. 여기에는
가나가와현의 하코네 온천(溫泉), 
오이타현의 벳푸 온천(溫泉), 
시즈오카현의 아타미 온천(溫泉)이 있다. - P220

기후현의 개요
총면적약 10,621.1㎡ 
(경상남도 약 10,541㎢)
총인구약 204만명 
(2022년 기준 부산광역시 약 336만 명)
현청소재지
기후현기후시 야부다미나미니쵸메 1번 1호
(岐阜縣岐阜市藪田南二丁目1番1號)
지역구성
21개의 시(市), 19개의 정(町)
현꽃
자운영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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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보신 체포될 당시 안중근 사진을 살펴보면 외투 아랫부분 단추가 하나 떨어져나가고 없습니다. 필시 이토 저격에 성공한 그 아침 하얼빈 역 머리 어딘가에 단추는 떨어졌을 것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잃어버린 그 단추 하나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모여 있는 우리의 단추 하나는 어디에 떨어져 있을까요. 우리의 선택이 그 외투에 단추 하나를 다는 일일 때 비로소 역사는 인간의 얼굴로, 정의의
얼굴로 달려 나아갈 것입니다. 3주 동안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한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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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왜 결국 드셨냐. 이런 걱정을 하신 거예요. ‘조선이라는 나라가 그래도 명색이 선비를 키운 나라인데, 나라가 망하는데 죽는 놈 하나 없으면 어떡하나. 나라도 죽어야겠다.’ 그런데 저는 매천처럼 그렇게 고매하진 못하고요. 제 앞에 열 명쯤은 대신 감옥에 가줘야 하는 거 아니냐. 대장이 죽었는데…….

이때 도청에 남은 400명의 사람들은 왜 남았습니까? 그냥 남았습니다, 그냥. 저는 역사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가 ‘그냥’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죠. 그 사람들이 거기 남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막아낼 수 없잖아요.

광주가 저렇게 됐을 때, 김남주라는 시인이 시를 썼습니다. 그 시인은 그때 감옥에 있었어요. 감옥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가 / 외적의 앞잡이이고 / 수천 동포의 학살자일 때 /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어야 할 곳 / 그곳은 어디인가 / 전선이다 감옥이다 무덤이다"

"나한테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그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거기에 응답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수많은 사람들의 선택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나마 이뤄진 거예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좋은 말씀을 하셨어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글 쓸 수 있는 사람은 글 쓰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은 떠들고, 떠들지 못하는 사람은 폰질이라도 하고, 그것도 못 하겠으면 바람벽에 대고 욕이라도 해라." 90세 노인이 그렇게
싸우다가, 정말 싸우다가 돌아가신 겁니다.

윤상원은 항쟁 최후의 최고책임자였습니다. 마지막 날 도청 2층에서 친구가 그에게 왜 여기 남으려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죽음이 두려운 건 똑같다. 새벽이면 이제 죽으리란 걸 안다. 내가 여기서 죽어야 광주가 영원히 패배하지 않는다." 지도자는 역사적인 순간 그런 선택과 결단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질문 받겠습니다.

"나는 저놈의 맥아더 장군 동상을 보면 숨이 막힌다, 창피하다, 부끄럽다"라고 썼고, 강 선생님은 "부시자, 철거하자"라고 쓰셨습니다. 같은 뜻인데요. 맥아더 장군 동상은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부끄러운 거죠. 우파가 정신을 회복한다면,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의 보수 세력이 제정신을 회복한다면, 스스로 철거해야 할 겁니다.

아까 보신 체포될 당시 안중근 사진을 살펴보면 외투 아랫부분 단추가 하나 떨어져나가고 없습니다. 필시 이토 저격에 성공한 그 아침 하얼빈 역 머리 어딘가에 단추는 떨어졌을 것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잃어버린 그 단추 하나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모여 있는 우리의 단추 하나는 어디에 떨어져 있을까요. 우리의 선택이 그 외투에 단추 하나를 다는 일일 때 비로소 역사는 인간의 얼굴로, 정의의
얼굴로 달려 나아갈 것입니다. 3주 동안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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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한국 검찰은 다른 나라 검찰의 권한 중 좋은 건 모두 갖고 있는 겁니다. 첫째, 대중적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둘째, 자체 수사 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경찰 수사를 지휘합니다. 넷째, 범죄 혐의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폰서가 몰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스폰서 검사’가 왜 생기느냐, 검찰이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쪼개야 합니다. 검찰
개혁의 요체는 권력 분산입니다.

한국 검찰은 이러한 형사사법 관련 권한 외에도 정치·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검찰이 통상의 외국 검찰과 다르게 거의 정당, 준정당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독자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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