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놀란 것은, 경비원이 되기 위해서는 경비업법을 공부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을 위한 30시간의 법정 연수 교육이 의무화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업무를 시작하고 다른 경비원과 접하게 되면서 아츠오가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많은 경비원 자리가 ‘이것이라도’와 ‘이것밖에’인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놀랄 만한 사실이었다.

요컨대, 어떤 사정으로 생활이 곤란해져서 일자리를 알아보았지만 어디에서도 고용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경비원이라도 할까 하고 지원하긴 했으나 실은 경비원밖에 할 수 없을 만한 인물들만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아니, 개중에는 경비원 일조차 도저히 무리인 사람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냥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 일이 존재하는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회사는 각 개인을 파악해 적재적소인 파견지를 정하는데, 그곳에서 제대로 일을 못 하면 다음 날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다. 그래서 ‘이것이라도, 이것밖에, 이것조차’인 사람도 어떻게든 일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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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빨리 그만두었더라면 그런 일을 겪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림의 ‘저주’는 언제까지라도 계속되었을까.

나는 그런 의문을 품었지만, 물론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졸업 문집에 ‘장래 희망’ 혹은 ‘장래의 직업’이라는 코너가 있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남학생들이 쓴 것 중에선 ‘야구선수’, ‘경찰관’, ‘회사 사장’이, 여학생들의 것들 가운데선 ‘선생님’, ‘꽃집 주인’, ‘빵집 주인’이 눈에 띄었다. 영락없이 그 당시 초등학생들 같다며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저는 엄청나게 무서운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걸 소설로 쓰려고 했더니 한심하게도 그 소름 끼치는 감각의 10분의 1도 표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겁니다. 그래서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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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그림 뒤에 게재된 ‘머리말’에 의하면, 이 책은 "그 그림을 그린 아이의 내면에 있는 문제점을 적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표제 그대로의 ‘참고서’라 할 수 있을 텐데, 심리학 및 생리학적 색채 분석에 기초한 아동화의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53년이라고 한다.

이 ‘머리말’은 1985년에 쓰인 것인데, 그 안에 "아이들의 사망사고에 있어서 많은 신문기자가, 아이들이 생전에 그린 그림들 가운데 사고사를 암시하는 것이 있음을 기사로 내놓고 있습니다"라는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 기술이 있다.

즉, 그 밖에도 ‘예고화’가 존재하는 모양이지만 구체적인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로 그것이 ‘다수’ 존재하는지 어떤지는 지금에 와서는 유감스럽게도 알 수 없다.

이하에 소설의 형태로 소개하는 것이, 도쿠라 시게루에게서 들은 어느 젊은 남자 교사의 체험담이다. 장소는 간사이 지방의 어느 초등학교로, 시대는 2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는 옛날이며 등장인물은 전부 가명임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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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 뒷표지 소개글]

14년간의 역작.
마침내 32부작 드라마로 탄생하다!!
2023년 11월 방영되는
최수종 주연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스토리텔링 북

한국사 3대첩의 하나인 구주대첩의 승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고려와 거란의 오랜 전쟁에 대한 진실과 사실,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를 밝힌다

거란의 1차 침공(993년) 때 활약한 고려의 
서희는 담판의 대가로, ˝거란의 소손녕이 고려를 침공하자, 서희가 담판을 벌여 소손녕을 
설득해서 물러가게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말로만 얻을 수 있는  평화가 과연 가능할까? 거란의 2차 침공시
(1010년) 고려는 수도 개경까지 함락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런데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현종은 항전을 불사한다. 그는 대체 왜 이런 
결심을 했던 것일까? 거란이 총 일곱번에 걸쳐
고려를 침입한 이유는 무엇이며, 당시의 국제정세는 어떠했을까? 구주대첩(1018-1019)에서 고려의 승리를 이끈 사람은 강감찬 한 명이었을까? 이 지난한 전쟁에서 우리가 기억해야할 인물은 서희와 강감찬뿐일까? 
고려와 거란 사이에 벌어진 긴 전쟁에 대해 풀어볼 만한 의문은 이렇듯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책은 바로 이 의문에 주목하여 ‘고려거란전쟁‘에 대해 잘못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그리고 진실한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쓰였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되 맥락에 맞는 대사 배치로 읽는 맛을 더한 역사서!
이보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다룬 역사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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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4-30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드라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책 도서관에 신청해놓아야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대장정 2023-04-30 13:47   좋아요 0 | URL
최수종 사극은 👍 대조영, 왕건. 최수종씨가 강감찬으로 나오려나요. 저두 기다려집니다. 이책 비싸지만 집어들고 왔네요
 

단재 신채호는 당시 독립운동계에서 이미 크게 이름을 떨치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철저한 민족주의자로서 아나키즘과 역사학자, 언론인으로서의명성 또한 자자했다. 약산과 의열단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줄 최적의 인물이었다. 1922년 12월, 약산은 의열단원 류자명과 함께 베이징에 머물던 단재를 찾아가 요청한다. 의열단 정신을 완성해줄 글을 써달라고 재밌는 점은 단재의 조선혁명선언을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에서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1923년 1월의 일인데, 단재는 왜 상하이까지 내려가서 글을 완성했을까? - P162

<추야술회秋夜述懷> 신채호
외로운 등불 가물가물 남의 시름 같이 하며
일편단심 다 태울제 내맘대로 못할러라.
창 들고 달려나가 나라 운명 못 돌리고
무질어진 붓을 들고 청구 역사 끄적이네.
이역 방랑 10년이라 수염에 서리 치고
병석에 누운 깊은 밤에 달만 누각에 비쳐드네.
고국의 농어회 맛 좋다 이르지 마라.
오늘은 땅이 없거늘 어디다 배를 말꼬. - P163

단재는 1912년 일제가 효율적인 식민통치를 위해 호적제를 도입하자
‘일제의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면서 호적 등재를 거부했다. 그리고안타깝게도 1936년 2월 뤼순 감옥에서 옥사한다. 당시 단재는 ‘내가 죽거든 시체가 왜놈들의 발길에 채이지 않도록 화장해서 재를 바다에 띄워라‘
는 유언을 남겼다. - P165

백정기 의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백정기 의사. 그의 묘는 현재 효창공원 내 삼의사묘역에 안중근,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묘와 함께 나란히 조성되어 있다. - P180

당시 우당이 만주로의 이동을 결심하자 가족들과 동지들은 우당에게
"가서는 안 된다‘면서 적극적으로 만류한다. 그러나 우당은 ‘살 만큼 살았다‘면서 ‘이 늙은 사람도 이렇게 끝까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길을 재촉했다. 어찌 보면 만주행이 사지가 될 것을 스스로예측한 것인데, 우당은 11월 17일 혹독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뤼순감옥에서 옥사했다. 향년 65세였다. 앞서 이곳에서 안중근 의사가 후에는 단재신채호 선생도 사망한다. 우당의 묘는 현재 국립서울현충원에 조성됐으나애석하게도 허묘 상태다. 지금까지 유해를 찾지 못했다. - P181

대부분의 밀정이 그러하듯 김달하 역시 처음에는 독립운동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변절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제에 부역하며 살아갔다. 그러다 지사들의 손에 의해 끔찍하게 처단당했다. 밀정다운 말로였는데, 김달하는 최소 10년 이상 일제 밀정으로 살아갔다. 동지를 적에게 팔아넘기는 독립운동의 암적 존재였으므로 의열단과 이회영의 다물단에서 척결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 P181

"김달하는 문학에서 담부한 재질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승훈과안창호와도 친한 교제를 해오던 사이로 관서지방에선 상당히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북경에 머무는 동안 자주 김달하와 만나 토론하곤 했는데 그럴수록 그의 박식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의 다능에 빠져들어가 점점 마음의 거리낌마저 없어졌다." - P182

결국 1925년 3월 말 오후 이인홍, 이기환이 김달하의 집을 기습하여 처단한다. 이 사건은 다물단과 의열단의 합작품이었다. 약산이 박태원의 《약산과 의열단>에서 이를 자세히 언급하는데, 약산은 ‘1925년 3월, 의열단은이들 밀정 가운데서 가장 악질분자인 김달하라는 자에게 마침내 사형선고를 내렸다‘라고 표현했다. - P182

"조선족 동포이자 현지 연구자인 최용수 선생은 중관촌 부근에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는 어느 것이 정확한지 단언키 어렵다. 최용수 선생이 추정한 레닌주의정치학교 자리에는 우리의 동사무소와 같은 거민위원회가 들어서 있다." - P191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한 사람 이태준
약산에게 헝가리인 마자알을 보낸 사람
영화 <밀정>에 주요하게 등장한 인물 중 한 명이 헝가리인 마자알이다. 폭탄 전문가로 나오는데, 실제로 베이징에 머물던 약산에게 폭탄 전문가 마자알을 소개해준 인물이 있으니,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한 사람 이태준 박사다. - P195

"저희가 서 있는 이곳이, 1922년 3월 28일 의열단원 김익상이 의열단원 오성륜, 이종암과 함께 일본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를 처단하기 위해 의거를 일으킨 장소입니다." - P204

김익상은 4월 1일 그곳에서 예심을 마치고 5월 3일 일본 나가사키로 압송되어 9월 25일 나가사키지방재판소에서 무기징역을 언도받았으나, 검사의 공소로 공소원에서 사형이 인도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김익상은 마지막까지 그다운 명언을 남기는데, 재판장이 ‘무엇이든 피고에게 이익이 되는 증거가 있으면 말하라고 하자 김익상은 ‘나의 이익이 되는 점은 오직 조선의 독립뿐이오.‘라는 말을 한다. - P206

다시 오른 천녕사, 그곳을 찾는 사람들
"일본의 개가 되느니 목숨을 건다" - P218

"천녕사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아 폐허지로 변하였다. 그러나정문 주춧돌과 두 그루의 오동나무는 옛날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흔적이 주변에 남아 있고, 현판에는
‘천녕사‘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남아 있다."(2019년 8월, 확인한 결과 오동나무 대신 플라타너스가 심어져 있다.) - P218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선혁명간부학교 출신들은 보통 3개 국어를 한다고 들었다. 육사만 해도 우리말과 일본어,중국어에 능통했다. 이 말은 조선 땅에서 자신의 뜻만 어느 정도 굽히고 일제에 부역하면 호의호식하며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뜻인데, 그들은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수만 리 떨어진 이곳까지 와서 훈련받았다. 말 그대로 일제의 개가 되느니 고난을 택한 거다. 이 얼마나 죄송하고 미안한 일이냐. 늦게라도 술 한잔 올리고 싶었다" - P221

재밌는 점은 육사가 약산을 평가한 부분이다. 석정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낸 육사였지만, 약산에게는 ‘중국의 부르주아계급과 야합한다. 사상이애매하고 비계급적이다‘라는 평가를 했다.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을 받는(공산당과 거리를 둔) 약산이 육사 입장에서는 ‘혁명적 정조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 P223

"학우 김시현, 도대체 무엇을 구하려고 계속 이곳에 오나? 그럴바에는 차라리 하구가 낫겠어." - P226

"권 동지, 미안하오. 내가 조국 독립을 위해 몸 바쳐 투쟁했는데반쪽 독립밖에 이루지 못했소. 남은 생은 조국 통일 사업에 이바지해주오." - P229

"일개 판사의 몸으로 우리 2천만 조선 민족을 모욕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 조선 사람은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독립선언서에도명시한 바와 같이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항쟁할 것이다. - P230

우리 조선의 독립선언은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다. 조선 민중은 굶어 죽고 맞아 죽고 하는 가운데 나 홀로 적국에 들어와 사형선고를 받는 것은 광명이다." - P231

"우리 조국강토에서 일본 침략자를 몰아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며 사명입니다. 일본 침략자를 몰아내는 가장 유효한 방법은무장투쟁입니다. 상대방이 말로 해서 듣지 않으니 두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두드리려면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우선 힘부터 길러야 하겠습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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