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꽉 차 있어서 주위를 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오토시는 자신이 벌써 오나기가와 강의 다리 기슭까지 와 있음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질투는 사람을 달리게 하나 보다.
"축제 음악."
화내고 있는 오요시 너머로 화난 듯한 저녁노을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저녁노을에게 들려주듯이 그녀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모두 축제 음악이야."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는 모두 축제 음악이야’라는 말에서, 오토시는 오요시의 배신당한 영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축제 음악’이란 혼조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 하나다. 밤중에 문득 깨어나 보면 어디에선가 북이며 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멀리서 들리는가 하면 가까워지고, 가까운가 하면 멀어진다. 아무리 해도 장소를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살펴보아도 밤중에 그런 음악을 연주했던 집이라곤 없다. 그런 이야기다.
오요시의 ‘남자는 모두 축제 음악이야’라는 말에, 오토시는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을 놀리는 것 같은 즐거운 음악 소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랑하는 상대와 똑같다고.
오요시도 그것 때문에 괴로운 기분을 맛본 적이 있는지 모른다.
─아마 멀고도 먼 짝사랑일 거야.
하지만 괴로운 마음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것이 슬플 만큼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잠깐, 축제 음악 이야기를 하지 않을래요?"
오토시가 웃는 얼굴로 말하자 오요시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날카롭게 말했다.
"당신도 축제 음악이잖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밤은 만월이다.
─얼굴 베기…….
가늘게 썬 무 같은 달이 어둑어둑해진 저녁 하늘에 떠 있다. 큰일이다. 큰아버지도 조심하라고 말씀하셨고, 등롱도 없으니 슬슬 돌아가야지.
오요시가 나름대로 일관되게 미친 것과 비슷하게, 이 남자도 나름대로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무서워졌다.
"오요시의 혼담은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깨진 것은 진흙덩어리를 맞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축제 음악. 밤중에 잠에서 깨었을 때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피리나 북소리. 어디의 누가 소리를 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귀에 들린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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