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아 정말 지겹다.
이 지겨움은 죽어야만 끝나는 것인가?


<책표지>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이걸 잊지 말고 또다시 각자 핸드폰을 차고 거리로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

백퍼 공감되는 말이다. ㅠㅠㅠ

아이들은 청순하기만 한데..

2003년에 쓰신 글인거 같다.
2003년 초판이 발행됐고, 나는 2009년 개정 5쇄를 가지고 있다.

책장정리가 끝이 없다. 대충 우겨 넣은걸 분류해서 다시 정리 중이다.
책장을 넘기다가 우리 고장 충남 얘기가 나와 멈춰 읽어보았다.
지금 이런 글을 쓰시면 상당히 입장 난처하실꺼 같다.
벌써 20년 전이다.

김훈 선생의 책은 몇권 없다. 선생의 책은 이상하게 잘 안 읽힌다. 다 읽은 책이 없다.
8권, 생각의 나무 출판사께 6권. 요즘도 책을 내는지 모르겠다. 한때 할인 엄청해줘서 많이 샀었는데

칼의노래 사진 속 저 책이 검색이 안된다. 표지가 비슷한 청소년~~ 으로 대체


<90~91페이지>
충남 예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을 둘러싸고 전교조 교사들과 이 나라 교장 선생님들이 벌이고 있는 죽기 살기의 싸움은 저 아이들의 찬란한 생명력 앞에서 수치스럽다. 교장이 젊은 여교사들에게 차 시중을 시킨 일이 발단이라고 한다. 듣기에도 민망하고 꼴 같지도 않다.
나는 젊은 여교사가 늙은 교장에게 차 한 잔을 가져다주는 선의와 애정은 예(禮)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장이 젊은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시키는 일은 스스로 삼가는 것 또한 예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양쪽이 인의예지의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 양쪽이 이른바 ‘참교육‘을 한다는 교사와 교장이 아닌가. 개인적 자율의 영역을 스스로 포기하고 이를 악물고 끝까지 싸우다가 한쪽이 자살을 하고 나니까 양쪽이 각자의 입장을 세력화, 집단화, 이념화, 정치화함으로써 권력투쟁의 전면전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 싸움의 형국은 한마디로 개수작이다.
인의예지의 문제를 집단화함으로써 개인의 도덕적 결함을 은폐하고, 모든 문제를 세력화함으로써 승부를 가리는 싸움의 방식은 이 시대의 가장 추악한 야만성이다. 그리고 이 야만성은 민주주의 또는 이념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 교장들은 자살한 교장의 죽음을 순교라고 성화(聖化)하면서 전교조 교사들을 친북 세력‘ 으로 매도했다.
전교조 교사들은 교장집단을 수구세력‘ 이라고 욕하면서 교장직선제를 쟁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모든 소음이 모두 다 개수작이라는 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 또한 개수작이다. 개수작이 아닌,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그 대답은 분명하다. 이 개수작을 당장 집어치우는 것만이 개수작이 아니다. 당신들이 손댈 수 없고 당신들의 이른바 ‘참교육‘ 이 아직도 미치지 못하는 저 버려진 황무지에서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여전히 발랄하고 생생하고, 또 가엾게 팽개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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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30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쵸. 김훈이 워낙 기사도 꼴통으로 써서.. 저 사람 이낙연처럼 기자일 때 꿀다 빤 사람일 걸요. 노무현이 칼의 노래 홍보해서 대박 터진거지. 고은 김훈 다 같은과 일겁니다 성인지 감수성 결핍인데. 저 시대 사람들이 다 저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 비난도 못 하겠어요!!! 그 시대에 비슷한 사람들이 대다수고, 정말 깬 사람들이 앞선 사람들이죠.

대장정 2022-01-30 14:09   좋아요 1 | URL
저도 김선생, 그닥요. 저 글 읽고 깜짝 놀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