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가슴 아픈 구절이 있다. ˝전쟁 중에 희생되는 사람들은 인민군보다 이곳 현지 주민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오.˝

낙동강방어선전투가 끝난지 10일후 미군 23연대장 폴 프리먼 대령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 중


모든 상황이 너무나 고통스럽소,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있지만 대의명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라오. 모든 게 다 부질없고 허망하게 느껴지는구려. 한국이라는 나라를 해방 시킨다는 명목으로 이 전쟁을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소. 전쟁 중에 희생되는 사람들은 인민군보다 이곳 현지 주민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오. 한국인 중에 미군의 지원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소. 모두들 우리를 너무 증오하고 있어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처지라오." - P432

인민군은 진군하려던 길이 막히자 처음부터 어찌할 바를 몰랐고 이에 미 공군은 이틀 가량 무차별 포격지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팍스중대가 진군할 무렵 머피는 온통 새까맣게 탄시체와 차량으로 뒤덮인 길을 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 P439

미국과 중국의 충돌을 주도하는 세력은 두 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집요했다. 대만은 그동안 미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지만 장제스가 권력을 잡자 무시할 수 없는 걸림돌로 인식되었다. 중국 본토에서는 마오쩌둥이 정권을 잡았지만 사실 미국은 예전부터 마오쩌둥이라는 인물을 미국이 감딩힐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영국을 포함하여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시시히 새로운 중국 정권을 인정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지만 미국은 여전히 어림없다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세계무대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고립되는 분위기였고, 결국 중국을 스탈린의 품으로 데강하게 밀어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 P482

그러는 동안 미국인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가 중국인가?‘ 하는 독특한 상념에 잠겼다. 5억에서 금방 6억, 또 7억으로 인구가 끝없이 불어나는 거대한 국가가 중국인가? 아니면 총인구 8백만 중에서 6백만명은 대만 출신이고 나머지 2백만 명 정도는 본토에서 건너온 이들이 사는 섬나라가 중국인가?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 P483

인민군의 남침이 있은 직후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보낸 결정은 운명을 바꿀 만큼 결정적인 행동이었지만 미국 정부는 미처 그걸 깨닫지 못했다. 마오쩌둥은 해전이나 공중전으로는 미군을 앞실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한국에서 미국과 맞붙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라면 대규모 육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만해협을 헤엄쳐서 건널 수는 없기에 중공군은 압록강을 걸어서 건너는 쪽을 택했다. 미군이 대만해협에 경계선을 긋는다면 한국은 마오쩌둥이 경계선을 긋기에 훨씬 더 편리한 지역이었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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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09-24 15: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민간인한테 방어 수단이 없으니 무조건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죠. 정말 안타까워요.
2차 세계대전에서도 민간인 희생자 수가 더 많았어요. 현재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민간인이 무참히 희생되는 전투가 끊이지 않죠.
지난주 뉴스에서 마국이 아프카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을 없애겠다고 드론 공격을 감행했는데 민간인들이 사망하였다고 인정한 것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였어요. 악의 축을 없애겠다고 공언한 미국이 악행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구는 세상이 되고 말았어요.

대장정 2021-09-26 10:22   좋아요 0 | URL
어느 시대, 어느 전쟁이건 항상 힘없는 민초들만 죽어나는거죠 ㅠㅠ 슬픈현실입니다. 병자호란, 임진왜란등 무수히 많은 전쟁에서.... 특히, 이 두 전쟁은 ~조 두 빙신같은 인간들 때매 더 울화통이 터지는...ㅡㅜㅠ역사는 왜 이런 인간들에게 조를 붙여줬는지...~~군도 과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