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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I*사랑과 결혼,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에게*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않고 있다.
이렇게 첫 문장을 시작 하므로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서 삶의 전반적인 부분, (사랑과 결혼, 배신, 신념, 종교, 문화, 예술, 삶과 죽음) 을 아주 세밀하게 얘기해 주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안나와 레빈의 두 사람을 축으로 주변 인물들을 통한 사랑과, 배신과, 우정, 교제, 종교,신념, 사회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한 가정을 이룬 지금의 싯점에서 읽으니 단순한 한 여인의 열정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결혼 생활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며 내 아이가 결혼 할 때 꼭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중심 줄거리는 스테판 (카레니나 의 오빠)의 외도로 돌리와의 부부생활에 불화가 생기자 그것을 해결 하고자 카레니나가 모스크바로 온다. 고위 관리의 아내로 살던 안나가 기차역에서 만난 젊은 브론스키와 서로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된다. 안나와 사랑에 빠진 브론스키는 키티에게 청혼하지 않고, 청혼을 기다리던 키티는 절망한다. 그런 반면 레빈은 키티에게 청혼을 하지만 키티는 거절한다. 낙담한 레빈은 자신의 터전인 시골로 돌아간다. 네 남녀의 뒤엉킨 사랑의 고리.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륜은 사교계에 큰 이슈를 일으키고 둘은 사교계에서 외면을 당한다. 안나는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 셰료자를 버리고 브론스키와의 사랑을 택하였으나 그녀의 사랑은 불행으로 치달아 결국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함으로 그녀의 사랑도 삶도 끝이나고 만다. 반면 레빈과 키티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한다. 아픈 상처를보듬고 상대를 그 자체로 받아 들이는 이들의 모습은 결혼 생활의 표본이 된다.
안나와 브론스키는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하고 열정적이다. 열정적인 면에서는 안나가 더 뜨거운 편이다, 자신을 불태우듯 브론스키를 사랑한다, 그 뜨거움은 집착하게 하고, 갈구하게 만든다. 브론스키는 그런 안나에게 환멸을 느낀다. 안나를 쫓아 모스크바를 떠나는 때보다 행복으로 부터 훨씬 멀어졌음을 느낀다. 그때 그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면서도 미래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그는 최고의 행복은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다고 느끼고 있다. 그녀는 그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추한 모습으로 변했다.
그녀는 자신이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음을 알면서도, 자신으로써는 그를 사랑 할 수 밖에, 자신의 죄는 그를 사랑하고 사랑을 갈망한 죄 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런 옭아묶는 사랑에 브로스키는 안나를 사랑하면서도 점점 지쳐가고 실증 내는 자신을 발견한다. 집착하는 안나의 사랑. 벗어나고 싶어하는 브론스키의 변해버린 사랑. 행복했지만 그 행복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는 것을 알게된다. 안나는 그의 사랑이 식기 시작했다고 확신 하면서도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조금도 바꿀수 없었다. 예전과 똑같이 그녀는 오직 사랑과 매력으로 그를 붙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전과 똑같이 그의 사랑이 식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무시 무시한 생각들을 낮에는 일로, 밤에는 모르핀으로 잠재울 수 밖에 없었다. 오직 그의 사랑만이 안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었고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레빈과 키티의 사랑은 은은하며 깊고, 조심스럽고, 조용하다. 서로 다투고 서로 질투를 하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 하려하고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다. 자기 생각과 생활을, 고집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 배려의 사랑을 보여준다.
말다툼은 또 하나의 환멸이자 매력이다. 레빈은 아내와 자신 사이에 다정함과 존경과 사랑 이외에 다른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부부의 충돌이 잦았던 까닭은 그들이
서로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아직 몰라서 이며, 신혼 초 내내 그들 둘다불쾌한 기분에 빠진 경우가 많아서라고 말한다. 그들은 그렇게 살면서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려고 노력한다.
마지막 부분을 카레니나의 죽음으로 끝맺지 않고 레빈의 독백으로 끝맺은 것은 톨스토이가 진정으로 우리에게 해주고자 하는 말인것 같다.
"이 새로운 감정은 나를 바꾸지도, 나를 행복하게도 하지 않아. 그리고 내가 상상하던 것처럼 갑자기 나를 계몽시키지도 못할 테고. 나의이성으로 내가 왜 기도를 하는지 깨닫지 못할 테고, 그러면서도 난 여전히 기도를 할 거야.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상관없이. 이제 나의 삶은, 나의 모든 삶은, 매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의 명백한 의미를지니고 있어, 나에게는 그것을삶의 매 순간 속에 불어넣을 힘이 있어."
사랑도 삶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다. 모두 충돌적으로 다가오기에 우리는 당황하고, 허둥댄다. 그 모든 상황은 우리가 뜻하지 않음과, 예측할 수 없는 수 많은 일들로 이루어 졌다.
그 상황을 누구는 불과 같은 열정으로 불속으로 뛰어들고, 그 누구는천천히 그 불 꽃의 온열을 느끼며 서서히 다가간다.
사람이 제각각 이듯이, 삶도 제각각 이지만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면 그 어떤 예측불허의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배고플때 밥을 먹듯이 그렇게 삶을 일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