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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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죽였을까.
누가 누나를 죽였을까.
왜 죽였을까.
...
어디선가 누나의 혼도 어른 거리고
있을 텐데
그곳은 어디일까.
몸 없이 누나를 어떻게 만날까.
몸 없는 누나를 어떻게 알아 볼까
계속해서 내 몸은 썩어졌다."

중학생 정대는 누가, 왜, 자신과 누나를 죽였는지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체 산속 구덩이에 열십자로 켜켜이 쌓여 썩어져가는 시체들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았을때 궁금해졌다.
몸뚱이로 부터 끌어당기는 힘을 잘라내 그들을 향해 날아가 묻고싶었다.
왜 자신을, 누나를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

지금쯤 정대는 알고 있을까? 그 살인자가 아직도 살아있고,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 이 아니라, 광주사태 라고 말하며,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들이 그토록 무서워 외면하지 못한 "양심"이 그 살인자에게는 없다는 사실을...

살아남은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과거로 부터 억압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고문으로 고통에 갇혀 사는 사람들, 이유도 모른체 죽은 사람들, 가족을 잃고 빈 껍데기로,
허망한 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아직도 우리 곁에 함께 살고 있는데.
우리는 그 살인자에게서 아직까지 그 이유를 답을 받아내지 못했다.

작가는 그 빚진 마음 때문에 이 이야기를 썼다.
어린날 아무것도 모르던 나이에 아버지 책장에 숨겨져 있던 사진첩을 몰래 보고 인간의 잔혹함과 존엄을 동시에 마주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인간의 존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을 했으며 광주의 이야기를 자신의 숙제로 여겼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끔찍하리 만치 잔혹한 폭력을 마주하게 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존엄함을 마주하게된다.
그 두 갈림길에 모든 인간은 서있다.
그늘지고 축축한 눈 쌓인 길, 밝게 빛이 비치는 꽃이 피어 있는 길, 작가는 소년을 부르며 우리를 밝게 빛이 있는 쪽으로 우리를 이끌어 달라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때의 희생자들의 거미줄 같은 끈을 끊어 주고 싶어 졌다. 훨훨날아가 그에게 이구동성으로 물어보라고 왜 자신들이, 무슨 이유로, 어떤 죄목으로 처참하게 죽어 나동그라 졌는지 물어볼 수 있게...
아니 그건 우리들의 몫이다.
작가처럼 우리에게도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그 숙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책을 처음 읽은 때 부터 해마다 이 맘 때면
소년을 부르게 된다.
새로운 5.18 관련 서적이 나오면 찾아 읽는다.
같은 내용 일지라도 늘 가슴에 다가오는 아픔은 새것이다.
표지의 안개꽃을 볼때마다 깊은 슬픔과 외로움의 사람들이 보여가슴이 아려온다.
작가는 원래 표지를 "소년의 손"으로 하길 윈했다는데 그 소년의 손이 이끄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 했던것 같다.

여리고 예민한 유리와 같은 성격의 작가 그런 자신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 한 작가 그 예민함이 "소년이 온다"에 고스란히묻어 있다.
이젠 양심의 가책에서 조금은 벗어 났기를 바란다.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그날 도청에 남은 어린 친구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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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경험하라 - 개정판 신앙과 은혜 경험 1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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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마치 고린도 교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처럼 살아간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사도들은 곳곳에 복음을 전파하였고 그곳에는 교회가 세워졌다. 고린도 교회는 도시에 세워졌고 경제와
문화, 특히 학문이 활발한 곳이었다.

"도시마다 그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세속 정신이 있다.
그리고 그 정신이, 그 도시에서 자신의 정신을 거스려 사는
사람 들에게 자신의 정신에 따라 살도록 강요를 한다."
고린도 교회는 성결한 정신을 잃어버려 교회 속에 파고드는
세속 정신을 내버려 두었고 교회도 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바울은 부패하고 타락한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십자가 사건을
기억하고 견고히 붙잡으라고 한다.

십자가의 사건은 단지 구원 받기 위해서 필요한 일회용 교리가
아니다.
십자가는 우리가를 위하여 행하신 하나님의 죄사함을 보여주시며그것을 통하여 불화한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세상을 불꽃
처럼 살아 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다.
우리가 죄인 이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 하신다는 사실 이다.
그리고 저자는 바울이 고백한 바를 통하여 십자가를 이해하고 한때 깨닫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언제나 그 십자가의 의미에 우리의 마음과 삶이 사로 잡히고 그것에 의하여 지배를 받는 영적인 삶이 중심에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회성이 아닌 현재 지속성 이라는 것이다.
그 십자가를 통한 은혜의 지속성이 없어 교회가, 성도가 세속화되고 타락 하는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된 때는 1997년 이다.
저자인 김남준 목사는 십자가를 놓쳐 세속화 되어버린 교회와 성성도들이 안타까워 이 책을 쓰셨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교회는 그 덩치를 더많이 부풀려 세상 속으로 깊숙이 깊숙이들어갔다.
그러나 교회는 십자가 사건의 묵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지 못하여 20년후,500년(종교개혁) 후, 2000년 후인 지금도 여전히교회와 기독교인이 개독교 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저자는 "교회가 십자가를 잃어버리자 그리스도의 교회되게 하는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며, 교회는 도시 한 복판에우뚝 서 있으나그리스도들은 세상을 향해 외치며 자랑할 십자가를 잃어 버렸다"고 말한다.

최근에 뉴스에 나왔던 교회들은 모두 큰 도시에 있는 아주 큰 교회들 이다. 그 교회들은 십자가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같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등지고 살 수는 없다.
예수님도 세상 속으로 가라고 말씀 하셨다.
세상 속으로 가라는 것은 세속 정신을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니다. 세상 속에서 십자가 사건을 잊지 말고,그 십자가에서이룬 사랑을 전하고 실천 하라는 것이다.

" 입술로 고백하는 것으로써 믿음과 실제적인 삶의 괴리가 메워 질수는 없다.
성령의 증거는 단 한 번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반복 되어야 한다.
십자가에 대한 감격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형식적 인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결코 구원받은 자의 합당한 삶이 아니 다"
저자인 김남준 목사는 호소 한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만났다면, 날마다 체험하고 살고 있다면
교회는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그리스도인인 나 또한 지금의 모습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
염치라는게 있다면 감히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예수님을 슬프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십자가를 잃어버리지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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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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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극히 일본적인, 일본인 할머니의 괴팍하고, 뒤죽박죽 멋대로인유쾌한 생활이야기.
암선고를 받은 일흔의 할머니 사노 요쿄.
암선고를 받자 항암 주사도 주지 말고, 목숨을 늘리지도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할머니 .
병원을 나오며 제규어 매장에서 잉그리시 그린의 차를사는 할머니.
암수술을 하고 바로 담배를 피워대는 할머니.

"나는 행운아다.
담당 의사가 근사한 남자였기때문이다.
언제나 웃고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날이 기다려져.
일흔의 할머니가 근사한 남자를
좋아하는 게 뭐가 나쁜가."
암선고를 받은 일흔의 할머니 임에도 젊은 남자를 좋아 한다.

죽는게 겁나지 않느냐는 친구의 말에도

"전혀, 언젠가는 죽는 걸.
모두 아는 사실 이잖아
안무섭다니까. 오히려 기뻐,
죽으면 더 이상 돈이 필요 없다고.
돈을 안벌어도 되는거야.
돈 걱정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행운인걸.
게다가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무엇이 이 할머니를 이토록 당당하고 거침없게 만든 걸까?

어떤 날은 침대서 일어날 기력조차 없어 하면서도 밥을 해먹고, 하루종일 한류 드라마를 보느라 턱이 돌아가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친구를 만나고, 마작을 하고, 쇼핑을 한다.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 는 요코 할머니는 그렇게 매일을 먹고,자고 일어난다.
삶에 당당하고 징징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괴팍한 늙은이로 볼까봐 소심하게 행동 하다가도, 뭐어때 요코는 원래 그래, 라며 이랬다 저랬다 맘대로 하고 싶은대로 산다.

사노 요코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100만 번 산 고양이" 의 동화 작가이다.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다 알게된 작가 이다.

"100만번 산 고양이" 에서도 사노 요코의 죽음에 대한 철학을 볼 수 있다. 백만 번을 죽고, 백만 번을 살았으며, 백만 명의 주인에게 사랑을 받은 얼룩 고양이.
그러나 모는것에 심드렁 했고 오직 자신만을 사랑 했다.
고양이는 사는것도 죽는것도 심드렁 했다.
그러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흰색 고양이를 만나 처음으로 사랑을 하게 되었다.
삶이 즐거웠다.
고양이는 더이상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
바람 대로 고양이는 더이상 다시 태어 나지 않았다. 다행 이었다.

사노 요코는 죽음을 영원한 이별이나 슬픔이라 여기지 않는다.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다 할 일을 다 마치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 처럼 표현 한다.

천상병 시인이 쓴 시처럼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사노 요코는 이 곳에서의 삶을 소풍으로 생각 한다.
그러니 죽음이 두렵지 않고 새로운 장소로의 이사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는 어려서 부터 가족의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 보았다. 2차 대전때 중국에서 생활 했으며,일본이 패전하고 그로인해 생활고를 겪었고 오빠와 동생을 떠나 보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죽음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는 내내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오빠와 동생을 안쓰러워하고 추억 할 뿐이다.

사노 요코는 먹는 걸 좋아한다. 책 여기 저기에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요코가 즐겨 해먹는 음식들은 주로 서양식 이다.
'리버페이스트' 서양음식의 일본화 된 돈까스, 콘비프,서양식드레싱, 고수,등 다양한 음식과 재료가 나와 요리 책을 보는 듯 하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한류 드라마 광팬 이라 한국 이야기도 더러나온다. 그러나 반가움과 기쁨이 아니라 일본인 다운 이중성이 보여 심기가 불편해져 책을 버리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턱이 돌아갈 정도로 한류 드라마 광팬 이면서
어느 순간에는 한국이 미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꼰다.

"그 나라는 미국을 정말로 좋아한다.
드라마에서 툭하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미국으로 사라지고,
미국에서 돌아 온다.
실수로 라도 일본으로 유학 오지 않는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그럼 성형외과에서
책음을 져야 하는건가." 라고 말한다.

일본 문화나 생활에세 서 여기저기 서양의 모습이 풍기는 건 일본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요코는 브런치를 먹으러간 카페에서 할머니들의 옷차림을 보고도 한국을 폄하 하다니

"일본 할머니들의 영국 가정교사 처럼 보이는 옷차림,초원의 집 로라 처럼 입은 옷 차림"

이름 또한 서양 이름이을 많이 사용하면서,
자기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 가 있다고 나무라는 겪이다.

또 하나는 다른 저서 "이것 좋아, 저것 싫어" 에서는 느끼지 못해던 일본 제국주의 야욕이 여기저기 묻어나 있기도 하다.
그녀는 일흔이 넘은 나이고, 배울만큼 배운 작가이며, 어린 나이지만 일본의 만행도 격은 세대이다.
표면적으로 일본의 행태를 비판하고 수치 스럽다고말하면서도 , 한 편 으로는 무심한 척 모른 척 한다.

그녀에게는 유일한 한국인 친구가 있다.
36년을 뜨문뜨문 교류 했으며 그때마다 그 남자에게 일본의 만행에 대해 귀가 따갑게 연설을 들어야 했다.
매번 미안해 했다. 그러다 더는 미안해 하기 싫어졌다.

"아, 그렇단 말이지 나도 서른 여섯해 동안
당신의 압제를 견뎠다고. 이제 끝이다.
평생 원망 하시지, 원망 해봤자 뭔 이득이
있는가.
일본 제국도 모르는 채 자란 나에게
이 나라의 극악무도함을 혼자서 짊어
지라는 것인가.
대체 어쩌란 것인가. 이로써 절교다.
다시는 안봐."
"웃음으로 친근함을 담아 작별 인사를
건넸다.
다시 한 번 웃으며 손을 흔들고 이별을
했다. "

그녀의 미소가 섬득 하게 느껴졌다. 차라리 그만 하라고 소리지르며 한 판 싸우고 절교를 선언 했다면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했을 것이다.
암 선고를 받은 일흔의 할머니, 그럴수 있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 생활에 있어서는 이것 좋아, 저것 싫어 거리낌 없이 표현하던 할머니가. 한국인 친구에게는 그냥 자선을
베푼 것이었다.
지극히 일본인 다운 포커페이스 이다.
일본 할머니의 변덕스러운 성격이 싫어 진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는 포근하고 친근한 할머니가 좋다.
열두폭 치맛자락으로 모든걸 덮어주는 할머니.
우리에겐 박완서, 박경리 할머니가 있다.
박완서 작가님은 전형적 한국 할머니 셨다.
죽음 앞에서도 변덕 스럽지 않으시고 한복의 옷 태와 같이 기품이 있고 곱고 고우 셨다.
박완서 할머니의 글이 읽고 싶어 진다.

(사노 요코 할머니 다신 안봐, 절교 야!
-책 6권을 모두 치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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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8-06-05 0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워낙 입소문을 타길래 궁금해서 뒤적거리다 보고 감탄했어요! 보통은 책에 좋은 이야기만 두루뭉술하게 해서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써두신 리뷰를 읽는 순간 아, 이런 책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는! 정말 도움이 되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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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괴테가 그랬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이라고.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디로 이렇게 열심 가고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멈춰 섰다. 그게 전부다. 그러니까 딱히 품은 뜻이 있거나 대책이 있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망하더라도 크게 잃을 것도 없다. 고작해야 다시 열심히 살겠지 뭐.
그러니 편안한 마음으로 이방황을 즐기길 바란다."

나이 마흔 줄의 미혼 남자.
6수 끝에 원하던 미대를 들어갔고, 앞만보고 열심이 달렸다.
남부럽지 않은 열정이란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
어느날 문득 궁금 해졌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무얼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멈추기로 했다.
남자는 인생에 한 번쯤은 열심을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싶어졌다.
나중에 후회가 되면 후회 하면 되는 거고, 실패한들 다시 열심히 살기밖에 더하겠냐.
미혹되지 않는 다는 나이 불혹! 불혹의 독거남은 미혹되어 그렇게 모험을 시작 했다.

책 제목을 보고 노파심에 우려를 했다. 요즘 트렌드는 모든걸 버리고훌쩍 떠나기 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팔아, 자아를 찾아 어디론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넘쳐 난다.
수 많은 블로그와 도서들이 서점의 여기저기에 널려있다

책을 읽는다고 자신이 변하거나, 인생이 바뀌지 않듯이, 일상을 떠나새로운 세상을 본다고 해서 일상이 변하는 일은 없다.
이 작가의 현재 생활이 궁금했고.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이 동경하게 될까 노파심이 생긴 거였다.
그런데 작가는 멈춰선게 전부라고 하니 다행이다. 뭔가를 찾고
얻기 위해 멈췄다면 심히 걱정을 했을텐데 조금은 맘편히 읽을 수
있었다. 작가야 자신의 인생이니 실패해도 상관 없지만 이 책을 읽고누군가 그래 이거야 하고 따라하는 젊은 청춘이 있을까 노파심이 생기는건 어쩔수 없는 꼰대이기 때문이다. 느껴야 움직인다.
작가 처럼 어느날 문득 본인이 느끼서 움직여야지 남이 움직인다고
따라간다면 그 길 또한 잘 못된 길이다.

이책은 4부로 나누어 졌는다 1~2부는 자신의 성장기,집안사 와, 왜
아무것도 안하는 실험을 하게 되었는지의 이야기 이며, 3~4부는 자신의 생각, 철학을 주로 담고 있다.
1,2부는 작가의 생활 이야기라 공감도 가고, 몰입도 도 좋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자신의 생활 실험을 좀더 세세하게 얘기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도 자신의 멈춤을 실험이라 했으니일상을 좀더 다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4부는 어느 에세이 집 에서나 흔히 들을법한 이야기들 이다.
조언이랄까? 차라리 전체를 자신의 실험생활 관찰 이야기로 다루었다면 더 공감이 되었을 것 같다.
왠지 혜민 스님 이야기를 듣는 느낌과 중간중간은 혹 자기합리화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억울했다. 차라리 열심히 살지 않았더라면 덜 억울했을 텐데...
계속 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난 누구에게 지고 있는 걸까?
p.25 열심히 사니까 자꾸 승패를 따지게 된다.
p.26. 지는 게 싫어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신포도 이야기가 생각 난 부분이다.
여우가 나무에 달린 포도를 따먹을 수 없게 되자 저건 신포도라 맛이없을거야. 그래서 난 안먹을 래~~
자기합리화! 프로이드는 '자기방어기제 '라 말 했다.
절망하면 너무 비참하니까, 욕망이 좌절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다.
자기기만, 사실은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이기고 싶은데 못 얻으니까, 자기방어를 하는 것 이다.

몇군데를 빼고는 혜민스님적 성찰을 군데군데 담고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돈과 시간에 관한 작가의 철학이 많이 공감 되는 부분이다.

"프리랜서가 된 지금은 자유로운 시간이 많다. 그러나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 비용이 든다.
내가 자유를 팔아 모아뒀던 돈을 고스란히 다시 자유를 사는데 쓰고있는 셈이다. 참 이이러니 하다."
작가는 직장인도 자신의 자유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고 얘기한다.
먼 훗날의 자유를 위해서, 지금의 자유를 파는 아이러니.
자신이 6수 끝에 들어간 미대를 다니기 위해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시작했는데 그 아른바이트를 해야 해서 강의를 많이 빠졌다고 한다.
이것이 돈의 실체이다.
그래서 작가는 돈을 벌기 싫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뫼비우스의 띠 처럼 끝도 없는 맞물림!
그래! 후회하고 실패한들 다시 열심히 살면 되지!
그런데 세상이 다시 열심히 살 기회를 줄지 은근히 걱정도 된다.
작가가 이 실험을 꼭 성공 했으면 좋겠다. 작가 자신을 위해, 모두를
위해! 작가의 실험이 성공했다는 건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가도,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아도 결코 실패한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아니,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가 끝은 아니니까.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의 대사 한 부분이 생각 난다.
'감독님이 실패해서 다행이라고. 실패해도 이렇게 행복 할 수 있는 거구나.' 이런 대사 였던것 같다. 실패가 끝은 아니니까.
실패하기 싫고 두려워서 남을 따라가는 삶은 살지 말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내가 어떻게 살든 그건 다 자신의 선택의문제다. 내가 선택해야 실패도 하고, 실패해야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걸 알 수 있기때문이다. 남이 선택한 건 내것이 아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 한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책임을 남에게 돌리게 된다는 작가의 말!
남이 시장 간다고 똥지게 지고 따라가지 말기를 바란다.
남이 따라 오지 않는다고 나무라지 말라는 얘기다.

요즘 우리 나라는 너무 심하다. 한때는 등산이 열풍이었고, 한때는 캠핑이 열풍 이었으며, 요즘은 여행이 열풍이다.
주류,흐름, 대세, 단체에 속하지 않으면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누구나다 맛집을 탐방해야 하고 여행을 가야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을 통해 힐링으로 재충전을 한다.
그러나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다.
휴가철이나,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시간의 긴 공백이 생기면
요즘은 일률적으로 여행을 하라고 강요를 한다. 여행을 통해서
재충전 해야지~~여행을 해야 보는 눈이 넓어 지지~~ 여행을 하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돼~~ 모두들 아우성이다.
왜? 쉬는것 조차 남의 강요를 당해야 하는 세상이 된 걸까?
내가 느낀걸 다른 사람도 느끼기를 강요하는 세상, 다름을 전혀 허용할 줄 모르는 세상.
그래서 작가는 더더욱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심한것 같다.
필경사 바틀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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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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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의 책은 어렵지가 않다. 논리적 이다.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담백하고 깔끔하다. 재미 있다. 허세가 없다. 중독성이 강해 다른 저서도 읽게된다.

이 모든게 "글쓰기 특강"에 담겨 있다.
1. 글을 잘 쓰려면 지식을 뽑내려고 한자말을 남용하는 것,
민족주의적 언어미학에 빠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토박이 말을
마구 쓰는 것을 모두 피해야 할 행동이라 한다.
'이류이추' (비유와 인용을 할용한다-만인이 이해하는 언어로 통하라) 그 말이 혼잣말이 아닌 이상 다른 이와 '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상대방이 관심 가질 만한 것이나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해야지, 전혀 모르는 것을 아무리 외워봐야"소귀에 경 읽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또한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가장 잘 설명한 것으로 "미녀와 1 시간은 1분으로 느켜지고, 난로 위에손을 올려놓은 1분은 1시간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라고 하면서 "옆집 할머니가 알아든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상대성이론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가는 토론에서나 방송 프로그램 에서 시청자들이, 청중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한다. 전문 용어를 쓸시에는
꼭 그에 따른 부연 설명을 해준다-
그의 글에서는 그래서 허세가 보이지 않는다.


2.주장을 할 때는 논증을 제시해야 한다.
사실과 주장을 구별해야 하며.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
함으로써 옳은 주장이라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이는 얼마전 100분 토론에서 이슈가 됐던 나경원 의원과 자료출처 에 대한 설전을 통하여서 도 알 수 있다. 작가가 나경원 의원에게 도
대체 그런 자료를 어디서 가져온 거냐 했을때 몹시도 당황한 나의 원을 보며 주장에 대한 논증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를 알 수
있다.
"언어로 감정을 건드리거나 이성을 자극 하려면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사유 능력에 기대어 소통해야 한다. 그러려면 논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논증하면 생각이 달라도 소통 할
수 있고 남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며 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3.단문으로 써라.
-한 문장에 주제어가 두개 들어가면 글이 길어져 이해도를 떨어뜨 린다. 잘못하면 주제어를 벗어나 애초에 하려던 이야기에서 벗어
나게 된다.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보면 한 주제어로 짧게 짧게 끈어 쓴다.
그래서 그의 글은 담백 하다.

4.정도가 없다.
많은 책을 읽고, 글쓰기에 근육을 붙이는 훈련을 해야하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작가의 다른 저서들을 보면 지식 세계가 얼마나 넓고 자유 로운지를 알 수 있다. 책속에 추천서 또한 철학, 경제, 인문학,
역사, 과학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모두 작가가 읽고 글쓰기에 도움이 될만한는 책들을 추천 한
것이다.

유시민 작가는 글쓰기 철칙이 확고 하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아직도노력 하신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더러 글솜씨를 타고 났다고 부러워 할때면 "아니거든 나도 엄청 노력 했거든" 이라고 하신단다.

이책은 글 잘쓰기 위한 방법 뿐 아니라, 글쓰기의 철학도 담겨 있다.노력하면 누구나 유시민 작가처럼 에세이를 쓸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모든 독자들이 사설, 논평, 담화문, 평론, 에세이, 보고서.모든 논리 글쓰기를 잘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든 노력하고 훈련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해낼 수 있다.
논리 글쓰기는 문학 글쓰기 보다 재능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노력 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 처럼 시를 쓸 수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노력하면 유시민 만큼 에세이를 쓸 수 있다."

작가님의 말을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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