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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과 안생
칭산 지음, 손미경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가볍고,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더 맹목적이고 열정적인 그런 소녀들 만의 십대 시절이 있다.
남자들의 뜨거운 의리와는 다른, 우정, 사랑, 질투가 뒤엉킨 눈부시게 찬란하고 영원할것만 같은 그런 시절.
얼굴만 맞대어도 까르르 웃음이 나오고, 친구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서로에게 절대 비밀을 만들지 말자고 새끼 손가락을 걸고, 언제까지나 영원히 함께 하자고 맹세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칠월과 안생은 열셋에 운명처럼 만나 14년을 함께, 또 엇갈리며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하고 서로를 질투 한다.
좀더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칠월과 늘 고독과 결핍에 멈출때를 모르고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며 떠도는 안생. 둘의 삶은 다르기에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기에 질투를 한다.
내용은 우정과 사랑과 배신 이다. 그러나 성인들의 흔한 삼각 관계가 아니라 좀더 섬세한 십대 소녀들의 감성이 담긴 애틋하면서 풋풋한 청춘의 성장기 이자 뜨거운 우정 이라고 하는게 좋을것 같다.
이 책은 인터넷에 연재한 단편들 중 12편을 엮었다. 중화권에서는 인기있는 작가라는데.... 읽으면서 내용은 좋은데 문체가 너무 축약되어 소설 인가? 산문? 일기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룻밤에 단숨에 써내려간 것들이란다.
12편의 단편들은 내용이 비슷비슷하고 이름도 같은 이름들이 자주 사용되어 같은 내용의 연계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중화권 청춘들의 방랑, 외로움, 꿈, 자유, 사랑, 욕망, 애착, 증오, 죽음과 생명, 결핍과 상처를 통한 성장을 다루고 있다지만 너무도 극단적인 상황과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격하고 퇴폐적 이어서 우울감과 무력감을 준다. '칠월과 안생' 딱 거기 까지가 좋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책 표지의 순수함과 영화 포스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영화로 만듬) 속 두 소녀가 해맑게 웃는 모습에 그 시절 모든걸 함께하던 친구의 얼굴이 떠올라서 이다.
우린 타인의 상처와 결핍을 얼마만큼 나눠 가질 수 있을까?!
"칠원은 곰 인형은 둘이서 가지고 놀 수 있겠지만 다른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만약 저들이 나눠 가질 수 없는 어떤 것을 같이 원하게 된다면, 과연 두 아이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어린 시절의 우정은 마치 한 마리 나비 처럼 예쁘고 맹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