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
김난도.최인수.윤덕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최근 몇 년전부터 매년 말이나 년초면 한 해의 소비 트렌드를 정리하는 책을 봐왔던 것 같다. 처음엔 재미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 읽으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어 흐뭇해지곤 했던 책들. 많은 책을 보지는 못했지만 적은 책으로도 여러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도 보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혹은 요즘 트렌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을 법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처음 책을 받아보고는 좀 놀랐었다. 기존에 봐왔던 책들과는 일단 크기부터 달랐고, 책 속에 가득한 그래프와 표들. 마치 경제관련 잡지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초반에 살짝 당황스러웠던 만남이랄까.
그렇지만 소비 트렌드를 많은 자료를 통해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책은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전에 읽었던 트렌드 관련 책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기존에 읽어왔던 책이 생산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면 이 책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쓰여진 책이었다. 분야도 아주 다양하게.
가장먼저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 "핸드폰"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사람 한 명당 하나의 휴대폰은 기본이 된 시대에,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는 새로운 핸드폰들. 게다가 이제는 손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까지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과연 지금의 핸드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책에선 소비자들이 요즘 출시되고 있는 그야말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핸드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기능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스마트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조사를 통한 자료들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설문 결과에서는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고, 어떤 결과에서는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 스스로가 최근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지만 막상 기존의 휴대폰과 별다를것 없는 기능만을 사용하고 있기에 조금 뜨끔했던 부분도 있었고, 다들 나와 비슷하구나 싶어서 안심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요즘 사람들의 가방에 한 두개 씩은 있는 MP3나 PMP, 아이패드같은 익숙한듯하면서도 낯선 여러 디지털 기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솔직히 핸드폰보다는 관심이 덜 가는 분야였기에 집중도는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역시나 컬러풀한 자료들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 다음은 자동차!!!
아직 이 분야는 내게 있어 정말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분야이기에 솔직히 순서대로 읽진 않았다. 아무래도 관심도가 떨어지고, 아는 것도 없고해서 잠시 패스하여 순서상으로는 앞쪽에 있지만 가장 늦에 읽었었다. 자동차하면 역시 기름값을 떼고 볼 수 없는데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 전기차나 하이드리브카, 경차들의 인기와 같은 현상들이 지속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니 역시 기름값은 참 무섭구나 싶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두번째 파트는 미디어와 여가생활이었는데 핸드폰 다음으로 관심있게 읽어본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파트는 다음에 이어지는 건강&라이프스타일과도 관련성이 짙은 부분이었다. 두 파트가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요즘 주5일제로 여가 시간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 늘어난 여가 시간이 분명하지 않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어영부영 보내는 일이 많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일은 TV와 잠자기이고. 몸매관리를 위해 다이어트에 여러 번 도전을 하기는 하지만 매번 후회와 절망으로 끝맺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인식'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자기만족이라는 것도 깔려있겠지만.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인식 깊숙히 자리잡고 있고, 한국의 경우 사회생활에서 외모가 어느정도의 경쟁력으로 인정된다는 것 또한 사람들의 인식 속에 깊숙히 박혀있다.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이 역시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만은 아니구나 싶어서 어느정도 위안이 됐었다. 참..이기적으로 위안을 삼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 다음은 학습과 투자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요즘 워낙에 많이 쏟아져나오는 자기계발서나 투자 관련 책들(특히 주식이나 펀드 혹은 저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을 생각하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지 않을까? 또한 한국에서 살고있는 사람이라면 "교육"에 관련된 내용은 어느 정도 생각이 일치할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소비와 행복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공정거래에 관련된 것이었다. 알고 있는 것중에 커피와 초콜릿이 공정거래 상품이라는데 사실 아직까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는 않은 제품이다. 설령 안다고는 해도 다른 상품들에 비해 조금 높은 가격 때문에 매번 구입할 수도 없고.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쪽으로 점점 나아갔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 기왕에 돈을 쓰는 거 나만 행복해하는 것보단 이로 인해 여러 사람이 행복해진다면 더 좋을테니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경우 책이라기보다는 잡지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눈으로 보기에도, 내용을 받아들이기에도 다른 책들과 달리 지루함이나 어려움을 느낄 수 없다. 파트도 잘 나누어져있어서 부담없이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부터 읽어도 독서의 흐름이 전혀 깨지지 않는다.
요즘 주변에 넘쳐나는 물품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