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보이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2
사소 요코 지음, 이경옥 옮김 / 생각과느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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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도 그렇겠지만 때론 가족들보다 친구들이 더욱 소중한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겐 "이사"라는 단어가 늘 설레이는 단어는 아니다. 단지 집을 옮기는 것이 다가 아니라 다니는 학교까지 옮겨야하는 이사가 어쩌면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겐 황량한 사막에 홀로 버려지는 듯한 무서움을 안겨주지 않을까? 딱 어렸을 적의 내가 그랬다. 갑작스럽게 이사를 가야한다는 말을 듣고, 가지 않겠다고 울며불며  고집을 부렸다. 이사를 가는 날까지 고집을 부리고, 살던 집을 떠날 때도 표정은 그야말로 불만 투성이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게 곧 지금의 친구들과 완전히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호시노 또한 생각지 못한 이사를 하게 된다. 
이사를 가게 된 곳은 아버지의 고향으로 지금 사는 곳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골인 곳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좋은 교육을 받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었던 호시노에게 시골로의 이사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해외 출장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지만 아버지는 공감과 함께 이해를 부탁하셨다. 결국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고향으로 내려간 호시노. 그곳은 버스도 해가 지기전에 끊기고, 멧돼지 경고문이 거리에 흔하게 걸려있는 그야말로 시골이었다. 가장 충격을 준 곳은 학교. 호시노가 다니게 될 학교는 그를 포함해서 반친구과 겨우 4명인 곳이었고, 반 친구란 아이들이 한 명은 말을 하지 않는 아이, 한 명은 조금 모자라 보이는 아이, 그나마 호감은 가졌던 나머지 한 명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거부하는 아이였다. 고민의 늪에 빠진 호시노. 과연 호시노는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전학의 경험이 있었던 만큼 호시노의 심정이 어느 부분에선 정말 공감이 갔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성공에 대해 목말하는 호시노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도 아니고, 이제 경우 중학생인 호시노가 왜그렇게 성적이 떨어짐에 두려워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꿈꾸는지...그리고 자기보다 조금 못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을 낮게 여기곤 하는 마음씨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집에서 치매의 우려가 있는 할아버지를 대하는 모습이나 어머니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못된 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가끔씩 남을 무시하려는 못된 경향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반 친구들은 호시노를 무시하지 않는다. 되도록 그가 시골 생활에 적응하려고 돕지만 그가 반 아이들에게 못되게 굴자 결국은 갈등이 폭발하고 만다. 그 한 번의 싸움으로 호시노는 반 아이들에게 자신이 그간 숨겨왔던 비밀을 인정하게 되고, 그간 자신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10년도 훨씬 전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그때 생각이 나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그런 아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겪게 되는 갈등들. 조금은 식상할 법도 한 소재를 가지고는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초반에 가졌던 약간의 의문점들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그러면서도 무릎을 치게 되는 반전을 책 중반에 드러냄으로써 책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법적으로 정해진 나이가 되면 학교에 다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매일 매일을 12년이란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 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꿈을 꾸고, 가장 많은 경험을 하게 될 아이들이 학교라는 곳을 통해서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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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아서는 도통 그 내용을 추측 할 수 없는 공연.
그렇지만 드라마와 밴드가 만난 독특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텐데
그에 그치지 않고 밴드까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흐뭇할 것이다. ^^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는 점이 더해져서
정말이지 즐거운 공연이었다.
밴드의 공연까지 더해져 흥겹기까지 한.
공연은 파키스탄에서 건너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의 한국에서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고국에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알리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공장주의 말에 속아 한국으로 오게 된다.
고국에서라면 엘리트 대접을 받았을 법한 알리지만 한국에선 청소부터 일을 시작해야 했다.
일은 고되고, 월급은 적고, 사람들은 그가 외국인이라고 무시하고..
힘들게 공장을 나왔지만 이후의 삶 또한 알리에겐 고난의 연속이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알리에게 무언의 혹은 거친 주먹의 펀치를 날리는 것이다.
과연 알리는 거칠디 거친 한국에서의 삶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 배우분들의 얼굴 표정을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사와 행동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무수한 표정들.
화려한 액션까지 더해져서 더욱더 빛을 발하는 배우분들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공연  도중 알리의 친구 역으로 나오시는분이 웃음이 잠깐 터지셨었다.
참다참다 터진 웃음이었는데 노력에도 불구하고 풉풉하고 새어나오던 그 웃음.
그럼에도 열심히 대사를 이어 연기를 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을 뽑으라하면 단연!!!
화려하고 붉은 의상을 걸치셨던 바로 그분!!!
차마 어떤 옷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그 옷을 입고 무대위를 거닐던
그 분의 모습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공연을 보면서 최근에 보았던 영화 "방가방가"가 생각났다.
이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외국인 노동자분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공연은 그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정말 솔직하게 표현했다.
물론 적절한 유머를 곁들여서.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지만 공연 내용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수 만도 없었다.

그리고 공연에 함께 해주셨던 밴드 "얄개들"
이번에 처음 보게 된 분들이었는데 보컬분의 목소리가 정말 좋았다.
조금 있으면 앨범이 나오신다는데 정말 많은 인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싶었다.
홍대에서 공연하신다고 하길래 좀 왁~하며 요란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차분하고 맑은 목소리!!!  정말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아무말 없이 퇴근(?)해 버린 배우분들 때문에
솔직히 좀 서운했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도 전철역에서 배우 한 분을 만났다.
혹시나 싶어 다가가 말을 걸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응해주신 그분!!!
사진도 찍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플래쉬가 터지는 바람에..ㅜㅠ
그래도!!! 정말 고마우신 분이었다. ^^
서울까지 머나 먼 거리였지만 오고 가는 내내 비록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은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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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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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박민규씨의 핑퐁이란 책을 잠깐 봤었다. 
굉장히 독특했던 책이었는데, 그 독특성이 당시엔 모두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지라 끝까지 읽지 못하고 도중에 접었던 것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당시 느꼈던 신선함이 5년만에 나온 신작이라는 말에 궁금증을 더해줬고, 책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원래 단편보다는 장편을 더 선호하긴 하는데, 왠지 박민규씨의 글은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무려 18편이라니..굉장한 상상의 세계를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같은 제목의 1,2권으로 나누어져있는 두 권의 책 속에는 총 18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그중 가장많은 기대를 하고 보게 된 A권의 1편은 정말 예상외의 내용이라 솔직히 좀 놀라웠다. 왠지 바로 판타지가 나올거라고 단정짓고 페이지를 넘겼었는데..이건..판타지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야기가 아닌가..예상지 못한 죽음 선고에 고향으로 내려가 남은 삶을 보내려는 남자의 이야기. 큰 병을 앓아보지도 않았고, 오랜만에 멀리 떨어져 살던 고향 친구들과 만나 회포를 풀어본적도 없는데..왠지 다 이해할 것 같은 느낌은 뭐랄까..공감을 넘어서서 조금 슬펐었다. 사람 인생이란 것이 이렇게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구나 싶어서. 그리고 그 느낌을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해 냈을까 싶어서 갑자기 작가가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가, 조금 얄미워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단편의 대다수가 이렇게 서정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판타지에 더 가깝다고 해야하나. 각각의 이야기 속엔 참 많은 등장인물들과 배경들이 존재한다. 그  장소의 대부분은 지구이지만  판타지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지구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이름조차 지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퍼져나가 인류를 멸종의 위기로 몰아넣은 바이러스와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화성인에게 납치되어 화성인 A,B,C와 사랑을 나눈 사람의 이야기, 무림의 고수였느나 변해버린 세상 속에선 그저 경제력 없는 철부지 아버지가 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아! 정말 기분나쁠 정도로 이해안되고, 무섭고, 잔인한 미친놈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기름과 물을 얻는 방법이 그야말로 원시적이고, 잔인했던 사람..

  읽는 동안에는 한 편 한 편 따로 읽다보니 각각의 이야기가 그저 하나의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적어내려가다보니 참 많은 이야기를 다루었구나 싶었다. 어쩜 한 사람의 머리에서 이렇게 다양한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까. 또한 그걸 글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참..부럽고, 얄밉다. 

 사실 '핑퐁'이란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 이유 몇 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눈에 약간 무리를 주는 듯한 생소한 띄어쓰기였다. 문체도 당시로선 참 특이하다 싶었는데 띄어쓰기까지 그러하니..솔직히 차분히 읽기가 좀 힘들었었다. 그 점이 이번에도 조금 걱정스러웠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괜한 걱정이었다. 문득 핑퐁을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모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각각이었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모든 인간들이 지니고 있을 어떤 모습들이었다. 가족들을 위해 자존심 다 구겨가며 일하는 아버지들, 지구의 끝과 같은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성공해내고자 하는 집작과 같은 도전정신, 몇 십년 혹은 몇 백년이 지난 후에 깨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좀 더 살아보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들..

   이렇게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를 전혀 당연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로 꾸며서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는 이 단편 소설집.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번째 단편 소설은 정말 최고였다. 그 여운이 상당히 오래 남았었다. 그로 인해서 개인적으로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시는 것도 좋지만 이 이야기와 같이 서정적인 내용의 글들도 좀 많이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다음번의 책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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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아이 마인드 (i Mind) - 세계를 열광시키는 통찰력의 비밀
김범진 지음 / 이상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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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사전, PMP, 스마트 폰 등. 
늘 들고 다니는 가방 속에 적지 않은 디지털 기기들이 있지만 여전히 나는 디지털 기기가 낯설다. 매번 처음 만남에 설레이기 보다는 어찌 사용해햐 할까, 혹 고장은 나지 않을까 하며 가슴을 졸이곤 한다.  눈 앞에 바로 보이는 기기들에 대한 태도가 이러하다 보니   이 어려운 디지털 기기들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 대한 태도 또한 마냥 편안하지는 않다. 신기함이나 어색함 쪽이 훨씬 더 많은 %를 차지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삼성 마크처럼 낯설지 않은 이가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 이 사람에 대해선 애플사의 사장님이라는 점 외에 많은 걸 알고 있지는 않지만 스티브 잡스가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을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고, 그때의 기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지라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애플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중이었는데 그 발표 내용보다는 그의 의상과 행동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너무나도 편안해 보이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스티브 잡스. 게다가 발표 중간중간 걸어다니고, 어느 한 곳에 앉아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말 발표 중인 것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편안해 보였다. 그러니 보는 나도 그의 발표를 보는 내내 긴장을 하지 않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발표라니. 대기업의 사장님께서 그런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지만 워낙에 기기에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에 이후엔 잊혀졌다가 이 책을 보고 다시 또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사람이니 만큼 그를 말하는 책을 한 권쯤은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는데, 이 스티브 잡스란 사람 , 생각보다 참 멋있는 사람이었다. 

  책은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간간히 이야기를 해주고는 주로 그의 '생각' 즉, 그가 살아가는데 있어 간직하고 있는 마인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가 선 수행자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선 수행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동양의 불교 사상과 조금 흡사한 것인가 싶다. 복잡함을 거부하고, 단순함을 지향하는. 그리고 참선을 하는. 이는 애플사가 생산해 내는 제품들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혹시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하면 정말 그렇게 되는,  자세한 제품 사용서가 필요 없는 애플사의 심플하면서도 능력있는 제품들. 자신의 생각을 곧 제품에 연결시켜 크게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애초에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알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된 책이었다. 그런데 읽는 도중에 혹시 출판사가 어딘가 혹은 지은이가 누구인가를 다시금 확인하곤 했다. 책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불교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선 수행자이기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솔직히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책 속에 담겨져 있는 스님들이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 보다는 스티브 잡스나 애플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이 조금 아쉽긴 해도 전체적으로 후회없는 책이었다. 마치 애플사의 제품처럼 심플하면서도 아담한 책의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관심있던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어서 기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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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
김난도.최인수.윤덕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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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전부터 매년 말이나 년초면 한 해의 소비 트렌드를 정리하는 책을 봐왔던 것 같다. 처음엔 재미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 읽으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어 흐뭇해지곤 했던 책들. 많은 책을 보지는 못했지만 적은 책으로도 여러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도 보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혹은 요즘 트렌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을 법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처음 책을 받아보고는 좀 놀랐었다. 기존에 봐왔던 책들과는 일단 크기부터 달랐고, 책 속에 가득한 그래프와 표들. 마치 경제관련 잡지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초반에 살짝 당황스러웠던 만남이랄까.

 

 그렇지만 소비 트렌드를 많은 자료를 통해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책은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전에 읽었던 트렌드 관련 책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기존에 읽어왔던 책이 생산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면 이 책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쓰여진 책이었다. 분야도 아주 다양하게.

 

 가장먼저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 "핸드폰"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사람 한 명당 하나의 휴대폰은 기본이 된 시대에,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는 새로운 핸드폰들. 게다가 이제는 손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까지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과연 지금의 핸드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책에선 소비자들이 요즘 출시되고 있는 그야말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핸드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기능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스마트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조사를 통한 자료들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설문 결과에서는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고, 어떤 결과에서는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 스스로가 최근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지만 막상 기존의 휴대폰과 별다를것 없는 기능만을 사용하고 있기에 조금 뜨끔했던 부분도 있었고, 다들 나와 비슷하구나 싶어서 안심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요즘 사람들의 가방에 한 두개 씩은 있는 MP3나 PMP, 아이패드같은 익숙한듯하면서도 낯선 여러 디지털 기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솔직히 핸드폰보다는 관심이 덜 가는 분야였기에 집중도는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역시나 컬러풀한 자료들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 다음은 자동차!!!

아직 이 분야는 내게 있어 정말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분야이기에 솔직히 순서대로 읽진 않았다. 아무래도 관심도가 떨어지고, 아는 것도 없고해서 잠시 패스하여 순서상으로는 앞쪽에 있지만 가장 늦에 읽었었다. 자동차하면 역시 기름값을 떼고 볼 수 없는데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 전기차나 하이드리브카, 경차들의 인기와 같은 현상들이 지속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니 역시 기름값은 참 무섭구나 싶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두번째 파트는 미디어와 여가생활이었는데 핸드폰 다음으로 관심있게 읽어본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파트는 다음에 이어지는 건강&라이프스타일과도 관련성이 짙은 부분이었다. 두 파트가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요즘 주5일제로 여가 시간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 늘어난 여가 시간이 분명하지 않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어영부영 보내는 일이 많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일은 TV와 잠자기이고. 몸매관리를 위해 다이어트에 여러 번 도전을 하기는 하지만 매번 후회와 절망으로 끝맺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인식'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자기만족이라는 것도 깔려있겠지만.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인식 깊숙히 자리잡고 있고, 한국의 경우 사회생활에서 외모가 어느정도의 경쟁력으로 인정된다는 것 또한 사람들의 인식 속에 깊숙히 박혀있다.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이 역시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만은 아니구나 싶어서 어느정도 위안이 됐었다. 참..이기적으로 위안을 삼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 다음은 학습과 투자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요즘 워낙에 많이 쏟아져나오는 자기계발서나 투자 관련 책들(특히 주식이나 펀드 혹은 저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을 생각하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지 않을까? 또한 한국에서 살고있는 사람이라면 "교육"에 관련된 내용은 어느 정도 생각이 일치할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소비와 행복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공정거래에 관련된 것이었다. 알고 있는 것중에 커피와 초콜릿이 공정거래 상품이라는데 사실 아직까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는 않은 제품이다. 설령 안다고는 해도 다른 상품들에 비해 조금 높은 가격 때문에 매번 구입할 수도 없고.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쪽으로 점점 나아갔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 기왕에 돈을 쓰는 거 나만 행복해하는 것보단 이로 인해 여러 사람이 행복해진다면 더 좋을테니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경우 책이라기보다는 잡지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눈으로 보기에도, 내용을 받아들이기에도 다른 책들과 달리 지루함이나 어려움을 느낄 수 없다. 파트도 잘 나누어져있어서 부담없이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부터 읽어도 독서의 흐름이 전혀 깨지지 않는다.

요즘 주변에 넘쳐나는 물품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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