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로 사는 법 - 사진가 이상엽의 리얼 포토 레시피
이상엽 지음 / 이매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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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읽게 된 책이다. 사실 디카가 있긴 하지만 꼭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아니면 잘 찍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에 사진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사진가라니..
선물 받지 않았다면 아마 절대 보지 않았을 책이었을 것이다. 독서편식이 좀 있는지라..

 주로 소설책을 읽곤 했기에 사진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이 조금은 낯설었었다. 
그렇지만 책 속 가득한 사진들 덕분에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사진'에 대해서 말하면서 동시에 '사진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게다가 멋진 사진들도 가득하고. 이 책의 전체 내용 중에 1부에 담겨 있는 사진들이 가장 시선을 끌었고,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할 것이다. 

 

  

위 사진은 책 속에 담겨 있는 고라니의 모습이다. 
바닥은 안타깝게도 물이 다 말라버린 강가이고. 
1부에선 사진을 통해서 바라본 지금의 지구, 많이 망가져버린 지구를 말하고 있기도 하다. 
주로 말라버린 강가를 통해. 
말라버리다 못해 쩍하고 갈라져버린 강가를 통해. 
물이 고여 있어야 할 곳이 말라버리다 못해 쩍 갈라져버린 저 사진이 
단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 지금 이렇다고, 나 지금 이렇게 아프다고. 
사실 말하고 있다기 보단 울부짖는 것 같았다.
 
사진과 사진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책에서 위와 같은 사진을 많이 담고 있고, 
관련 이야기도 많이 하는 걸로 봐서 작가는 환경을 많이 생각하는 분 같았다. 
'의식'또한 있는 분 같았고. 

2부에선 작가분이 제주도에 갔었던 이야기와 관련 사진,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요즘 정말 가고싶어하는 곳인 '제주도'란 지명이 나오기에 은근 설레였었다. 
전문가분이 찍으셨으니 정말 멋진 사진이 담겨 있겠지..하는 기대가 절로 되었기에. 
그런데. 아쉽게도 책 속의 제주도는 온통 흑빛이었다. 
제주도의 푸른 물결을 보고 싶었던 내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흑백 사진을 싫어하진 않는다. 
때로는 분위기 있는 흑백 사진을 더 선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제주도의 푸른 물결, 녹색의 자연..그 색이 조금은 보고 싶었다. 
 

 

3부는 다른 사진가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분들이 어찌하여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 어떠한 생각을 하시는지. 
읽다보니 참 다양하신 분들이 사진을 찍고 있구나 싶었다. 
미술을 전공하셨던 분, 불문과를 나오신분, 교육학을 하셨던 분..
각각 다른 공부를 하셨고,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하시긴 했지만 
사진을 생각하고, 사진으로 인해 얻고자 하는 것은 같아 보였다. 
무엇보다 사진을 통해 참 행복해하시는 것 같았고. 
물론 아직은 사진을 '상품'으로 인식하고 거래되는 시장이 국내에서 좁은 편이라 
경제적으로 많이 힘드시긴 하지만..
그럼에도 굴하지 않으시고 자신만의 사진을 찍어나가시는 멋진 분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이제는 누구라도 사진을 찍고 있다. 
생일날, 입학식, 졸업식과 같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그때그때의 기분에 맞추어, 때로는 상황에 따라 
여러 컨셉의 사진을 찍고, 찍힌다. 
그럼에도 사진에 대해서 공부를 한 사람들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한다. 
일단 카메라를 사고, 그리고 찍는다.
그럼 다가 아닌가 싶으면서도 작가분들의 사진을 보면 그게 다가 아니구나 싶을 때가 있다. 
꼭 공부를 해야만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책을 종종 읽게 되면 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진 잘 알지 못했던 사진, 그리고 사진가에 대해 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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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요리 - 기본요리 편 궁극의 비법 시리즈 요리 1
조보나 지음 / 도미노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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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에 밥 먹는 시간을 가장 행복해 하며, 배가 고프면 날카로워지곤 함에도 불구하고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 손으로 어떤 요리를 만든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반찬과 찌개류는 부엌에 늘 있었으니까.

그러던 것이 자취를 시작하면서 확~바뀌어 버렸다. 무엇하나도 직접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밖에 나가면 쉽사리 볼 수 있는 곳이 식당이다보니 맛있는 것을 사 먹을수도 있었지만 자취생에게 모든 식사를 밖에서 해결한다는 건 절대적 무리임을 자취 시작과 동시에 깨달아 버렸다. 어쩔수 없이 요리 아닌 요리를 하게 되었지만 늘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요리책이란 것을 보게 되었다. 보는 것 만으로도 뚝딱 요리를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던 요리책들. 그러나 것도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자취생 때 봤던 요리책에 실망해서 한 동안 요리책을 멀리했었다. 이상하게 책에는 모든 것이 간단하고 금방인데 내가 하려고만 하면 너무나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내가 요리책을 잘못 선택했던 것이란걸 알았다. 그 책은 자취생용이라기보다 집들이를 앞두거나 좀 큰 행사를 앞둔 주부들에게 도움이 될 법한 책이었던 것이다.

 

 제목만 보면 뭔가 굉장한 요리를  만드는 법을 알려줄 것만 같은 이 요리책 속엔 생활에 아주 친숙한 요리들이 많이 담겨 있다. 아니 주로 우리의 밥상에서 볼 수 있는 요리들이 대부분이다.

콩나물 무침이나 연금조림, 김치 등과 같은.

자주 먹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서툰 반찬들을 만드는 법이 자세히 나와있었다. 이런 책을 자취생때 접했어야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문득 들었다.

 

 요리들 중에서 가장 나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국수요리편이었다.

잔치국수부터 비빔국수, 쫄면, 볶음우동, 파스타..정말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국수요리들!!! 책 속의 요리들의 사진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바람 한 번 휙~불면 실제 요리가 되었음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을 날마다 했더랬다.  
 

   

    

 

이처럼 일반적인 요리들뿐만 아니라 간식용으로도 좋을 요리들까지도 많이 설명해 주고 있어서
이 책은 자취생뿐만 아니라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하시는분들에게 참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다.

특히 나처럼 의욕만 강했지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정말 유용하지 싶다.

반면에 이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너무 평범한 요리만을 다루고 있기에 조금 색다른  요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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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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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한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꼭 있었던 기욤 뮈소의 신작. 
그간에 읽었던 책들을 통해 기욤 뮈소의 책을 좋아하게 되었기에 조만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책을 볼 때마다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기회가 닿지 않았다. 사실 약간의 게으름도 이유 중 하나이고..그러던 중에 겨우 집어들게 되었고 읽게 되었다. 

 가정부 일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네이선. 어머니가 일을 하던 집의 딸인 말로리와 어린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가고 성공한 변호사가 된 네이선은 말로리가 강력하게 밀고 나간 덕에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과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말로리 집안에 대한 풀지 못한 원망(?) 때문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아들을 갑작스레 잃게 되고, 충격을 이기지 못한 네이선과 말로리는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이혼 후 일에 묻혀 살아가던 네이선 앞에 낯선 의사가 방문한다. 그는 네이선에게 자신은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네이선은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일을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덕분에 사회적인 지위도 명성도 얻었지만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된 네이선, 죽음을 앞두고 그는 결심을 한다. 

 역시 기욤 뮈소구나 싶었다. 특별할 것 없는 소재를 가지고 결국엔 특별하게 만들어버리는 능력이랄까. 책 속엔 이제는 좀 식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재들이 종종 등장한다. 유체이탈이나 죽음을 예견하는 능력 같은. 그렇지만 그 식상한 소재들이 기욤 뮈소를 만남으로써 보다 산뜻해졌다. 절로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니..

 또 하나. 이번에도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묘하게도 기욤 뮈소의 책은 늘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면서도  매번 조금씩은 다르게 그러나 늘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언제나 사랑은 늘 소중하다고. 늘곁에 있는 친구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다가 문득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친구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과 같이 기욤 뮈소의 책 또한 늘 잊고 있는 사랑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다음엔 어떤 책이 나올까 하고 이야기가 끝나는 시점에 생각했는데 옮긴이의 글을 보니 이미 프랑스에선 기욤 뮈소의 신작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나오려면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되도록 빠르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때쯤 되면 또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가족들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을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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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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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사연있어 보이는 남자의 뒷모습이 인상적인 표지였다. 이 표지덕분에 내용도, 작가분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많지 않은 페이지 속에 길지 않은 네 개의 이야기들이 짤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각각의 아픈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만나 본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환상의 빛"이란 이야기였다. 사실 이 책의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내용인즉슨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여인이 재혼을 한 후에도 전남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끊임없고 묻고 또 묻는 이야기이다. 
다른날과 같이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남편은 전차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여인은 그런 남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마냥 슬퍼할 수도 없다.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죽음을 과연 얼마만큼이나 슬퍼할 수 있을까?  

 이후에 이어진 이야기 속에도 '죽음'이 등장한다. 때론 아들이, 때론 친구가..
바로 곁에서 사라져버린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사라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스쳐가듯이 그 죽음에 대해서 알게 된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울부짖으며 슬퍼하기도, 때로는 그 사람과 있었던 지난일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 경우가 다르다고는 해도 '죽음'으로 인해 느끼는 슬픔과 허전함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떤 경우라고해도 곁에 있던 사람을 잃게 되는건 마찬가지니까. 

 책을 읽으면서 인물들의 마음이 글로써 잘 표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섬세하게, 요란하지 않게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사실 일본 문학이라고 하면 추리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로 인한 잔인함과 기발함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간 읽어온 책들 중에 추리 소설이 물론 많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반면에 지금까지 보아온 일본 영화의 경우 식후에 보면 좀 위험할 것 같은 잔잔한 내용의 영화들이 많았다. 글과는 달리 영상으로 표현된 잔인함을 보길 싫어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더 그런지는 몰라도. 

  결론은 이 책은 책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는 것이다. '죽음'으로 인한 사람들의 겪는 고통과 아픔등을 표현한 영화. 살짝 마음을 가라앉히는 경향이 있긴해도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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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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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읽기 전에 작가분의 이름 말고 가장 많이 이 책에 관심을 갖게 해 준 문구이다.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정말 많이 읽고 좋아했었다. 그런데 책의 광고글에 저런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읽으면서 앞의 문구를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어쩜이리 섬뜩한지..
책을 읽으면서 슬쩍 주변을 둘러보게 만드는 무서움을 오랜만에 느끼게 되었다. 

 이야기는 어느 여자의 참혹한 죽음으로  시작된다.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여인..그녀는 죽어가면서 자신은 비록 죽지만 죽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바텐더인 신스케는 퇴근 길에 습격을 받는다. 범인은 얼마 전 그가 낸 사고로 인해 아내를 잃은  남편이었다. 사고 후 신스케는 자신이  낸 사고에 대해서 전혀 기억이 없음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죽게 한 사고를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신스케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자 한다. 

 적지 않은 페이지를 순식간에 읽었다. 읽는 도중 가끔 주변을 둘러보는걸 잊지 않으면서. 
읽기 전엔 '호러'라는 단어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읽고 있으려니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무섭다 생각이 들어서 혼자 읽지 못하곤 했지만 도중에 접을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마치 매운 음식에 자꾸만 끌리는 것처럼 무섭다 느끼면서도 페이지를 계속해서 넘겼다. 

 책은 사고에 대한 법에 의한 심판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죽은자와 남겨진 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그리고 사고를 낸 자의 죄책감에 의한 심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읽으면서 어쩌면 법보다도 죄책감이 더욱더 죄에 대한 철저한 심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법에 의해 중한 처벌을 받는다 한들, 본인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싶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무섭고,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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