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
장혜민 지음 / 산호와진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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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때 교과서를 통해서 법정 스님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선물 받은 난을 통해 소유의 의미에 대한 말씀을 소박하게, 그러나 몹시 강렬하게

이야기하셨던 분으로 기억되는 분이셨다. 그럼에도 이후에 법정 스님의 글을 읽었던 적은 없었다. 오로지 무소유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뉴스를 보았다.

불교를 믿어서 절을 자주 찾거나 불교 관련 서적을 자주 읽지를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뉴스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졌었다.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셨던 한 분이 또 이렇게 가시는구나 싶어서..

 

 법정 스님께서 남기고 가신 말 중에 생전에 쓰셨던 모든 책들을 더이상 출판하지

말라 하셨다는 뉴스를 보고 덜컥 했다. 그 뉴스를 보자마자 그럼 절판이 되기 전에 빨리 무소유나 다른 법정 스님의 책들을 사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곧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구매했다. 사기 전에는 빨리 사두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사고나니 참 부끄러운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청개구리 심보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이 책 또한 출판 직후에는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왠지 법정 스님의 말씀을 역행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어서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이런저런 도구를 사들이며 요란을 떠는 것 같기도 하여.

 

 그러다 우연히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읽는 내내 불끈 주먹을 쥐었다, 아쉬움에 한숨을 쉬었다 했었다. 책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혹은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법정 스님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접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읽으면서 나는 정말 이런 분이 동시대에 살아계셨음에도 너무나도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분을 잃었다는 점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흔히 우리나라 불교를 산중 불교라고 한다. 바로 이웃해서 존재하는 교회와는

달리 대부분의 절들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데(자세한 이유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스님' 혹은 '불교'라고 하면 속세와는

인연을 끊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아닌가 싶었다.

그럼에도 법정 스님은 계속해서 속세의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셨고, 행동 또한 망설임이 없으셨다. 정치에서부터 환경까지 그 분야 또한 다양하게 목소리를 내셔야

한다고 생각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셨다. 특히 7.80년대의

경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르셨을텐데도 굽히지 않으셨다는 부분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또한 법정스님은 종교에 따라 편을 가르기를 원치 않으셨다.

 

 출판사의 리뷰를 보니 이 책을 말하길 "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인생의 가르침에

마음공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라고 했는데, 정말 읽는 내내 깨달음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좋은 가르침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급한 마음에 구매했던 "아름다운 마무리" 또한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이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덮으면서 들었다.

또 한 번의 마음 공부를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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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없는 세상 - 얼음의 역사부터 지구의 미래까지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
헨리 폴락 지음, 선세갑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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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우연히 북극곰을 말하는 다큐를 보았다.

한 시간 가량의 분량이었는데 보고 나서 기억에 가장 남는 장면은 커다란 북극곰이 조그만 얼음 위에 주저 앉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선 북극에 살고 있는 동물들 중에서도 위력을 자랑하는 북극곰의 당당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라도 얼음에서 떨어질까 혹은 그 얼음이 다 녹아버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듯한 그 가여운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그 후로 북극곰을 생각하면 자신의 먹이감 앞에서 당당하게 포효하는 모습이 아니라 조그만 얼음 위에 동동 떠있는 위태로운 모습이 떠오르게 되었다. 다큐는 내게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더이상 지구온난화가 하나의 가설이 아니라는 것을.

 

 책 소개글을 보기 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북극곰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저 북극곰이. 그 후에 제목과 책 소개글이 눈에 들어왔다.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현상들, 특히나 얼음과 관련되어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될 거란 생각이 들어 보게 되었다.

 

 책은 그야말로 '얼음'에 대한 백과사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음'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혹한의 환경때문에 쉽사리 인간의 침범을 허락하지 않았던 시대의 이야기부터, 이제는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그 곳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이야기. 지금의 냉장고가 있기 전엔 얼음을 마치 우유배달 하듯이 배달하는 시대가 있었다는 이야기와 같은 다소 무겁지 않은 이야기가 책의 전반부를 이룬다. 그리고 이후부턴 본격적으로 '얼음'이 말하고 있는 지구의 위기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냉장고가 개발되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인간에 의해 지구가 점점 파괴되고 있었으며 이제는 그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인간이 미처 의식하기도 전부터 지구는 서서히 변화하였고, 그 과정 속에서 파괴되어 왔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구의 온난화이다. 말그대로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따뜻함'이란 것이 단순히 우리가 봄날의 햇빛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은 아니다. 그정도였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이렇게 온 몸으로 호소하고 있는 지구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무리들이 있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 변화는 단순히 자연 현상의 하나 일 뿐이라는 사람들. 아직 주어진 시간은 많으니 일단은 지금의 생산과 발전을 지속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는 사람들. 개인적인 이익 혹은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인정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지은이는 그 사람들에게 말한다.

"자연 최고의 온도계는 가장 민감하면서도 명백한 기후 변화의 지표인 얼음이다. 얼음은 따뜻해지면 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음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데는 이념적으로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으며, 정치적으로 배려를 할 필요도 없다. 얼음은 그냥 녹을 뿐이다."라고.                     -P.148-

 

 얼음은 그냥 녹을 뿐이라는 저 한 문장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저 짧은 문장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책 속에서 또 하나 인상깊었던 부분은 2007년 IPCC평가보고서의 결론이었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후반의 온도 상승 요소 중 약 90%가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는 것이었다. 50%도 아니고..그보다 훨씬 높은 90%..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아마존의 눈물'이란 다큐를 보면서 저 아마존 유역이 지금보다 더 독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외에는 거주 할 수 없게 되었으면 싶었다. 그곳의 독성을 지닌 동,식물들이 더욱더 독해져서 외지인들의 출입을 절대 허락하지 않기를..마구 망가져가는 밀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북극 또한 그랬으면 싶었다.

물론 좀 엉뚱하고 위험한 생각이긴 하겠지만...      

 

 유익한 책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페이지가 빠릿빠릿하게 넘어가질 못했다. 생각보다 빽빽한 글들 때문에 약간 기가 눌리기도 했거니와 관련 자료라는 것이 선이 그려져있는 그래프가 다이다보니 아무래도 중간중간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루함이 곧 재미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약간의 어려움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유익하고 보람있는 독서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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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즈 잇 스타일 - 간지남이 되는 패션 쇼핑 뷰티 스타일북
이선배 지음 / 넥서스BOOKS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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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매를 돋보이게 해 주는 아이라인.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라인은 여성들의 전용 화장품이었다. 
그러나 패션을 선도하는 몇몇 남자 연예인들이 아이라인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것이 멋지게 보인다는 인식이 넓어지면서 남자들의 아이라인 사용은 점점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이정도라면 남자들의 팬더같은 눈, 검은 눈물을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마치 여성들이 처음 화장을 시작하듯이, 남자들 또한 패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에는  멋져 보이는 누군가를 보고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에게 맞는, 그래서 나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나만의 패션 찾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보다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그래서 자신만의 패션을 찾고자 한다. 

 맨즈 잇 스타일은 그런 남성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책이다. 
간지남이 되는 패션 쇼핑 뷰티 스타일북이라는 글에서 보여지듯이 이제 막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거나 자신만의 패션 틀이 어느 정도 박힌 사람들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책 속에 담긴 정보들은 정말 생각 이상으로 풍부했다. 
남성 스타일링을 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기본법칙들, 옷이나 구두 같은 아이템별 쇼핑법이나 스타일링법은 기본이고 보통은 신경쓰기 힘든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내용이 자세하고, 풍부해서 꼭 남자가 아니어도 자신의 가족이나 남자친구 등을 보다 멋지게 꾸며주고 싶은 사람(물론 본인의 의견을 먼저 존중해야겠지만)들이 읽어도 좋은 법한 책이었다. 

 그러나 너무 한쪽으로 좀 치우쳐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패션=돈’이 아님을 초반에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엔 ’패션=돈’이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지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점에서는 살짝 아쉬운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정보의 폭을 넓혔다면 더욱더 알찬 내용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패션과는 약간 거리감이 있는 정보를 다루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넓게 본다면 겉으로 봤을 때, 패션만 놓고 본다면 무척 남성을 보다 멋진 남성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정보가 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두고 본다면 조금 삐끗한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약간의 산만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그 부분을  패션과 관련하여 다른 내용으로 채웠다면 책이 더욱더 탄탄해 지지 않았을까? 

  TV에서 화려하게 꾸미고 나오는 남자 연예인들, 그에 못지 않게 멋지게 꾸미고 다니는 거리의 남자들. 이들은 보면서 "사내자식들이 하고 있는 꼬라지 하고는..."하고 혀를 차는 모습. 이제는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뒤쳐져 있다는 말을 듣는 시대가 되었다.
 사내와 계집의 경계가 쉽사리 무너지기 쉬운 곳이 바로 "패션"이 아닐까. 그렇기에 초반엔 말도 많았다. 그러나 많이 보고, 많이 알아갈 수록 더욱더 빛이 나는 것이 또한 "패션"이다. 그렇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러한 책을 통해서 그 관심을 보다 키우는 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약간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척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이제 막 패션에 눈을 뜬 초보자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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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설 - 과소비사회의 소비심리를 분석한 미래사회 전망 보고서
질 리포베츠키 지음, 정미애 옮김 / 알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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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전우치"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에서 도사 전우치는 미움을 받아 그림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그가 풀려난 건 50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였다. 게다가 그가 생활하게 된 곳은 도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또한 눈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런 그를 보면서 구석기나 신석기처럼 머나 먼 시대까지 갈 것도 없이 몇 십년 전의 사람이 세월을 건너뛰어 갑작스레 현재로 오게 된다면, 그래서 지금처럼 넘쳐나는 물질문명을 접하게 된다면 얼마나 놀랄 것인가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는 과연 지금과 같은 물질문명을 접하고 좋아 할 것인가 혹은 놀라고 경계할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행복의 역설"이란 책은 지금처럼 풍부한 적이 없었던 현재에 대해서 "소비"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주는 책이다. 

 먼저 1부, 과소비사회
이미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시장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단계를 넘어선 지금, 으레 그렇듯이 소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줄어들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오히려 소비를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욕심은 커졌고, 소비를 할 수 있는 물질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현대사회는 '탈-소비'사회가 아니라 과소비사회가 된 것이다.(P.25)

 소비가 미덕이 된 사회에서  소비 문명은 3단계를 거치면서 변화해왔다. 
1880년대 무렵부터  시작되어 제2차 세계 대전과 함께 막을 내린 대중소비사회 1단계. 
이 시기는 근대식 교통 통신과 관련된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대형 시장이 생겨나고 상품 또한 대량 생산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 단계였기에 부르주아만이 주체가 되는 불완전한 대중소비사회를 형성했을 뿐이었다. 그러던 것이 브랜드, 포장, 광고가 생겨나고 상품 판매를 위한 방법으로 힘을 얻기 시작함으로써 1단계는 자연스럽게 2단계로 이어진다.

 2단계는 1950년대 무렵 부터 시작되어 전후 30년에 걸쳐 자리 잡았다. 2단계는 '풍요로운 사회'와 동일시 되는 시기로 봉급자의 월급이 3-4배까지 오르곤 했다. 더불어 소비력도 증가하여 소비의 엘도라도라는 꿈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시기는 '대중소비사회'의 완벽한 모델로 등장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3단계는 1970년대 말 이후에 현대사회의 무대에 올랐다.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포드주의 생산방식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점에 등장하여 소품종대량생산보다는 다품종소량생산의 문을 활짝 연 것이다. 이 시기에 와서는 특정 계층에 의해서만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가진것이 없는 자들도 자신만의 소비를 꿈꾸고 때로는 먹을 것을 줄여가면서까지 소비에 참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지막 2부, 소비자의 기쁨, 상처받은 행복. 
1부에서 소비의 진화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면 2부에서는 그 진화의 과정에서 있었던 고통과 현재의 고통, 그리고 미래에 혹 있을지도 모를 걱정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사회의 행복과 기쁨을 보여주는 다섯 가지 패러다임의 모델을 제시하여 책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모델 하나, 끝없이 욕구를 자극하는 소비주의 사회라는 페니아(Penia)의 원리. 
모델 둘, '지금 그리고 여기'의 욕구만을 우선시하는 쾌락주의 시대- 디오니소스. 
모델 셋, 경쟁력, 훌륭함, 유능함 등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 영웅 슈퍼맨. 
모델 넷, 개인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끝없는 욕망으로 고통을 주며 타인의 성공과 행복을 지켜보면서 더 큰 불쾌감을 느끼는 사회-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 
모델 다섯, 소비 문명에 의해 시작된 존재의 사유화를 강조하면서 형성된 사회- 호모 펠릭스.

  아직 상품화폐가 발달 하지 않았던 시대엔 나라에서 이를 권장하곤 했었다. 소비가 곧 미덕이라는 심리를 심어주기 위해 국민들의 어깨를 토닥거리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필요한 것을 사고 파는 소비사회를 벗어나 과소비사회가 된 지금, 이는 옳은 것일까? 혹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 끝이 과연 인간에게 유익할 것인가? 책은 그 점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말하고 있다. 

 책을 보니 지금의 과소비사회를 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들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어느 덧 과소비가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터전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각종 환경문제,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등으로 인해서. 현재 접하게 되는 환경오염이나 인간들 사이의 갈등을 다루는 뉴스 등을 보면 지금의 과소비사회가 정말 위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 한걸음 물러나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통해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해 가곤 한다. 그것을 생각하면 역시나 희망은 있다. 

 과소비자본주의가 아무리 자신과 타인, 문화와의 관계를 뒤흔들어놓는다고 해도 포스트 역사주의 인류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배우고 이해하고 진보하며 자기를 초월하는 의지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P. 415)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고 싶었다. 정말 내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과소비사회의 소비심리를 분석한 미래사회 전망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기에 얼핏 심리를 다룬 책인가 했다. 그리고 보게 된 책의 두께에 손길이 주춤했다. 휘리릭 넘겨보고는 혹 전문서를 잘못 고른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읽기 시작하니 어렵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처음 접하는 낯선 용어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해를 할 수 없다거나 이해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내용은 없었다. 그렇다고 페이지 넘기는 속도가 빨랐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소설 위주로 책을 읽었던지라 오랜만에 읽는 교과서 같은 책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도 책은 재밌는 소재를 다루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아주 잃지는 않고 있었다. 그로인해 유익한 독서를 했다는 흐뭇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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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0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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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덧 일년 전이 되어버린 2009년과 올 해가 되어버린 2010년. 
연휴를 조용히 마무리하며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보다는 좀 더 뜻깊게  보내기 위해 고른 책, 트렌드 코리아 2010. 지난 해를 돌아볼 수 있고, 올 해가 된 2010년의 트렌드를 미리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보게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10년은 제목처럼 우리나라의 트렌드에 대해 분석을 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어느 특정 분야를 분석하기보다는 보다 다양하게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는 소비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분석 책. 더욱이 2010년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2009년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 2009년 회고. 
소비 경향을 통해 2009년을 돌아보고, 트렌드 코리아 2009년에서 제시 되었던 선정 키워드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2009년의 키워드는 BIG CASH COW였다. 보다 자세히 보자면
B _ Better Me : 스펙을 높여라
I _  I'm So Hot : 난 너무 멋져
G _ Gotta Be Cocooned :  다시 집으로
C _ Cross - Internetization :  생각대로 인터넷
A _ Alpha - Mom, Beta - Dad :  아빠 같은 엄마, 엄마 같은 아빠 
S _ Simply, Humbly, Happily : 소박한 행복 찾기
H _ Hobby - Holic : 취미 대한민국
C _ Casual Classics : 고급문화, 일상 속으로
O _ Off-Air Attitude : 무심한 듯 시크하게
W  _ Wanna - Be -Star, Wanna - Be - Mass : 스타와 대중, 자비 바꾸기 
였다.  대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키워드였고, 그 분석 내용 또한 절로 공감이 가곤 했다. 

  또한 위와 같은 현상들이 단지 2009년에 불현듯 등장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덧 자리를 잡은 것들이 아닌가 싶었다. 책에서도 말했다시피 어떤 트렌드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까지는 어느 순간 깜짝 등장을 해서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들이 서서히 싹을 틔었고 마침내는 열매를 맺은 것이었다. 

1부의 마지막엔 그 이름도 무서운 신조어가 많이도 적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퇴백을 비롯해서 토폐인, 삼초땡,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초식남이라는 말은 물론 너무나도 생소했던 장미족, 알부자족 등까지 정말 다양한 신조어가 있었다. 
문득 신조어를 먼저 만들어 놓고, 기존에 있던 트렌드를 끼워 맞춘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신조어들이 있었다. 

 2부, 2010년 소비트렌드 전망. 
트렌드 코리아 2010에서는 2010년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를 호랑이의 Tiger와 경제학의 Economis를 합성하여, "TIGEROMICS(타이거로믹스)"라고 선정하였다. 

  자세히 보자면 T에 해당하는 Times for Korean chic( 코리안 시크), I에 해당하는 Into our neighborhood(떴다, 우리 동네), G에 해당하는 Good to be geeks(딴짓의 즐거움)이 있다. 또한 E에 해당하는 End of taboos(금기의 종언), R에 해당하는  Ready-made to order-made(당신의, 당신을 위한, 당신에 의한),O에 해당하는  Omni-U solutions(전지전능 솔루션), M에 해당하는  Manner matters(매너남녀)가 있다. 마지막으로 I에 해당하는  It's aqua(물의 르네상스), C에 해당하는  Challenge your age(나이야 가라!), S에 해당하는  Style republic(스타일에 물들다) 이 있다. 

 10가지의 트렌드 중에 처음보는 아주 낯선 이야기는 없었다. 원래 트렌드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이니 만큼, 조금은 익숙한 것이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새로운 것이 없다는 점은 살짝 아쉬웠다. 특히 터부시됐던 것들이 종종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제는 아예 익숙해져버린 지금의 경우가 그랬다. 또한 물의 르네상스 부분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마지막 3부, 트렌드 예측 방법론.  
앞에서 말해온 여러 트렌드를 결정지은 방법에 대해서 보다 쉽게 설명해주는 부분이었다. 
분석이라는 것이, 특히나 소비라는 늘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분석이라는 것이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너무 주관적인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기에도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구체적인 분석 내용을 보여주니 
처음엔 좀 의외다 싶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렇게 보여주는 편이 결과적으로 앞의 분석 내용에 보다 더 신뢰를 더하게 된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생각되었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그것을 분석한 것이라고 하면 으레 다소 까다로워보이는 곡선 그래프들이 등장하고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평상시에 잘 찾지 않는 분야였다. 그러나 이 책은 경제의 가장 핵심인 소비를 말하면서도 친근함을 내세웠고 그래서 어렵지 않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해를 준비하고자하는 시점에 읽기에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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