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화는 시네필들에게 마치 수리영역 4점짜리 21번 킬러문항 같다. 전형적인 패턴이어 암산으로 푸는 2점짜리 마블, 디즈니, 막장 드라마와 양산형 애니를 보고 온갖 영화를 섭렵 후 동일한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 지겨워질 때쯤 프랑스 영화를 만나면 신선하고 맵디맵고 어질어질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인생이고 욕망인가? 그 어떤 영화독법으로도 다음을 예측할 수 없다. <엘르> <인더하우스> <추락의 해부>... 이번 8월 킬러문항으로 <미세리코르디아>가 개봉했다.

손주은 선생은 재종반 학생들이 평가원 문제 1000개의 고비를 넘으면 1등급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 경험도 그랬지만 지금 보다는 킬러문항이 덜 어려웠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로 영화 1000편을 넘어가며서 1등급 시네필이 되는 것 같다. 프랑스영화는 그런 1등급 시네필을 위한 4점짜리 문제들이다. 자라나는 10대보다는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이해하는 30-40대가 되어서야 이해되는 영화다.

설령 20대 때 봤어도 50대에 다시 보면 전혀 다르게 읽힌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말이다.

문제는 인서울도 학과별 대학별 서열이 있고, 귀족 세계에도 자작 백작 공작 후작 왕족 등 온갖 복잡한 계급표가 있으며, 대기업도 직종별 직군별 티어가 있듯이 1등급을 넘어도 분화된 세계가 있다. 한우 1등급 이후 원뿔과 투뿔이 있는 것처럼. 그말인즉슨, 1,000편 이후 10,000편까지는 강호의 무법자, 재야의 고수이 그득해 진검승부를 펼쳐야한다. 만 편 이후로는 영화 신선이 되어 무릉도원으로 등선한다고 하던데. 주변에 만 편을 봤다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다 복숭아 꽃과 함께 유유자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아 왜 그들은 무지하고 불쌍한 시네필을 위해 자비를 베풀어주지 않는가

영화는 끝까지 어떻게 끝날지 알 수가 없다. 특히 마지막 엔딩 슬레이트를 칠 때 와 여기서 끝맺는다고? 생각을 했다. "아직 조금 이른 것 같다" "손은 나도 좋아"

처음 시작할 때 리듬이 좋다. 참새 날갯짓처럼 깨방정부리는 연출의 리듬이 특징적인 <가오갤>이나 <하이파이브>같은 영화가 있는가하면, <미세리코르디아>처럼 전혀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상태에서도 이렇게 유유하게 리듬감있고 경제적으로 컷을 구성할 수도 있다. 내일 툴루즈로 떠나요 → 나를 슬픔 속에 내버려두고? → 바로 뱅상 침대 만드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 캐릭터들이 서로 욕망하고 욕망의 대상이 되지만 욕망이 미끄러지는 장면은 라깡의 대타자와 소타자를 건드리지 않고 설명할 수 없다. 관음하고 관음받는 즉 훔쳐보고 훔쳐보여지는 부분은 현기증, 이창 같은 고전영화의 오랜전통이다.

영화의 얼개는 제레미가 사랑했던(욕정했던) 스승 피에르의 죽음으로 상마르셸에 방문하고 머무르다가 실수로 친구 뱅상을 죽이게 되는데 알리바이를 만들면서 일이 꼬이게 되고 이 대화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욕망하고 있다는게 드러나는 얼개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제레미가 죽으려고 하지만 신부가 달래는데, 영화의 제목이 라틴어로 자비이기 때문에 신부의 자비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확인하는 게 영화의 핵심이다.

피에르의 부인 마르틴은 아들 뱅상의 중학교 친구 제레미를 욕망하고 집착하며 집에 머무르게 하고 싶은데 표면적으로 정확히 표현하지 않아서 주위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제레미 정황상 머물르다가 자기와 욕정관계가 발현되었으면 좋겠다.

뱅상은 엄마 곁에 머물고 아버지의 옷을 입는 제레미가 못 마땅하고 그에게 분노한다. 이러한 화 역시 그가 제레미에 대한 욕망과 집착의 다른 표현이다.

왈터는 뱅상의 친구로 모두 유년시절 친구다. 제레미는 왈터를 향해 다가가고 그와 자고 싶어한다. 뱅상과 왈터는 제레미와의 관계에 있어서 거울쌍이다. 뱅상은 제레미를 향해 분노로 다가오고, 제레미는 왈터를 향해 차분함으로 다가가며, 제레미는 뱅상을 거부하고, 왈터는 제레미를 거부하지만 완강한 거부가 아니라 서로의 스페이스를 허용한다.

주변 핵심인물이 아닌, 뱅상의 아내 아니와 경찰(폴리스가 아니라 시골의 장다르메리.. 파출소 같은, 미국으로 치면 셰리프 같은 보안관의 느낌) 두 명만 제레미와의 관계가 설정되어있지 않다.

여러 장면이 인상적이지만 신부와 제레미가 역할을 바꾸어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에서 살인범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정황상 드러나는 대사가 아주 찰지고 깊다. 각본집을 구해서 신부의 모든 대사는 문학책 읽듯이 분석하고 뜯어볼 필요가 있다. 허투루 넘길 대사가 아니었다.

제레미가 알리바이를 하나씩 풀어내는 동아 주변인물이 이를 나름대로 납득하고 커버쳐주는 장면에서 각 캐릭터의 마음의 지향이 드러난다.

사제관에서 신부와 제레미가 벌거벗고 껴안는 신은 표면상으로는 제레미가 살인 당일 행방이 묘연한 밤시간 동안 사제관에서 신부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경찰에게 "들킴"으로써 진실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거기에 내부자들 이경영처럼 노배우의 발기가 겹쳐서 제레미를 향한 신부의 욕망도 존재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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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의 복음 - 성경에 뿌리내린, 가장 균협 잡힌 십일조 안내서
김지찬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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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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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14 : 예술의 역사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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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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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순회일정

상반기는 3월 30일 / 4월 6일 교체 후
3월 31일 / 4월 14일부터 7월 20일까지 전시였다.

이게 4월 7일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까 7.20 자리 위에 8.10 시트지를 임시로 붙여두어 연장을 알렸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7.17자 한글파일을 올려 8.10으로 바꾸어두었다.





이 사이트에서 원래 4.7 파일은 이랬는데



이렇게 날짜만 연장되어 있었다.





오늘은 8.10인데 내일 가면 무엇이 바뀌어있을려나, 또 연장되려나?

하반기 일정이 공식홈페이지에도 업로드되지 않았으니 안 바뀌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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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iberation.fr/environnement/pollution/des-taux-incommensurables-de-microplastiques-retrouves-dans-les-eaux-contrex-et-hepar-revele-mediapart-20250809_ZPQ5JVRQXZDAJLQNFDKAQ65WSQ/


프랑스 리베라시옹지. 측정불가능할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


자산유무와 경제수준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의 성격은 확연히 다른 것 같다.


예컨대 자산계층은 미세플라스틱, 오염수, 호텔 위생 상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세균, 정보 보안과 유출, 미세먼지와 같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도시 저소득층이나 멕시코시티, 인도, 중앙아와 아랍 일부 개발도상국 지역처럼 석탄발전과 매연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오히려 자산계층이 기겁하는 호텔방의 먼지나 관리 상태를 움집 같은 자기 생활환경보다 훨씬 깨끗하다고 여길거다.


자산이 없는 계층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협하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험이나 물리적 위해가 더 공포다. 예컨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경제 구조의 불안정, 폭력 범죄, 식수의 절대적 부족, 정치 불안, 또는 재난 시 피난 경로 부재(로 인해 무기력하게 당해야하다는 점)에 훨씬 더 민감하다. 물론 자산계층이라고 이러한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돈과 인맥으로 해결가능한 문제다.


결국 경제 수준이 다르면 해결 가능한 문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돈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공포의 초점이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자산계층은 앞서 말한 오염, 위생, 병균, 데이터와 정보 등 보이지 않는 리스크와, 그에 결합된 삶의 질의 저하를 두려워하는 반면, 저소득 취약 계층은 눈앞에서 당장 목숨을 위협하는 물리적 위기에 반응한다. 위험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 자체가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젠 맑스가 말했던 생산 수단 보유 여부만으로 자산가와 노동자로 구분된 단순화된 사회가 아니며, 글로벌 경제의 심화, 소득창출방식의 다층화, 금융, 유통 및 노동 시장의 복합화에 따라 사회경제적 계층이 한층 더 세분화되었다.


예컨대 글로벌 초고자산층은 납치보험도 든다고 하는데, 뿐만 아니라 협박, 해킹, 소송, 사생활 노출, 국제 정세 불안과 자산 가치 하락 같은 것이 두려움의 원인이다.


이로 미루어보아 공포는 전지구적 단위의 인류 미래 리스크에서 발생하고개인적 불편함보다는 장기적 생존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AI통제불능 문제가 불안하다.


주로 국가단위에 머무는 상류층은 위에서 언급한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그리고 식품첨가물에 격렬히 반응하고, 호텔 항공 같은 돈을 쓰고 가는 고급시설의 위생불량에 항의한다. 건강검진 후 조기 질병발견 공포 역시 마찬가지인데 보통 5-60대의 두려움이다. 괜히 저속노화가 바이럴되는게 아니다. 물론 사이버 범죄, 개인정보유출도 두렵다.


한편 화이트칼라에 교육받은 도시중산층은 커리어 문제, 교육비와 주거비, 범죄나 교통사고, 치안악화나 제도불신 같은 사회적 문제에 민감하고 두렵다.


더 내려가서 서비스업을 감당하는 도시 저소득층은 신자유주의 이후 만연화된 고용시장의 유연화로 인한 당장의 실직, 소득상실이 공포의 이유가 된다. 월세와 공과금 미납, 의료비 부담 같은 일상적 경제위기에 민감하다.

우리나라는 치안이 좋은 편이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폭력 범죄, 경찰 부패 문제도 있다.

그러나 농촌 빈민(농업 기업가 아님)과 저개발국 빈곤층은

식수, 식량 부족, 가뭄 홍수 같은 기후재해, 지역분쟁과 무장세력의 삥뜯기 등, 생존자원과 안전결핍이 가장 큰 두려움이다.


그런데 탄소배출을 한 적도 없어 기후위기에 가장 적게 기여한 태평양 연안 국가나 저개발 글로벌사우스가 폭우 태풍 등 극한 재해에 직격탄을 받는 점은 형평성이 없어 보인다


농촌은 목가적이지 않다. 사방이 뚫려있어 누구나 올 수 있는데 보는 사람은 없기에 항시 물리적 두려움에 노출되어있고 치안을 스스로 확보해야한다. 도시는 너무 감시하는데 아이러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사회시스템이 갖춰진 국가 내부라서 어느정도 제도적 해결이 가능한데 분쟁국 난민의 경우 총격, 폭격, 지뢰, 강제 이주, 국경 봉쇄, 가족과의 생이별, 그리고 최근 난리난 인도적 지원 중단 같이 자기와 관련없는 일들로 인해 하루 단위로 생사 여부가 달라지는 극한 불안을 겪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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