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에겐 "옴 진리교 사건"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일본의 지하철 사린 사건을 기억하고 계시는지.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이슈화되어 아사하라 교주의 얼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만큼 대단했었다. 하지만 이상하다. 분명 그 테러로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을텐데도 난 한 번도 그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그렇게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교주라는 사실과 우리나라와 별로 다르지 않게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도 별 종교가 판을 치는구나!(당시는 99년이나 밀레니엄을 앞두고 종말론이 판을 치고 있었으므로)하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1995년 3월 20일 월요일, 이른 아침 출근으로 붐비는 지하철 노선 5개의 열차에 맹독성을 띤 사린이라는 가스가 유포되었다.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조금은 이상한 냄새를 맡으면서도 몸이 좋지 않은가보다고 생각하며 더딘 반응을 보였고 역시나 이유를 몰랐기 때문에 지하철 역무원들이나 경찰, 소방서 등도 느린 대응으로 결국 12명 사망, 5000명이 넘는 중경상자를 냈다. 왜, 누가,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사건을 일으킨 걸까.

사건의 전모는 조금씩 밝혀졌다. 연일 보도되던 매스컴들의 관심도 점차 줄어들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범인들에게 어떤 벌을 주어야 하나...이다. 그저 우리의 일이 아니라서 교주에게만 관심을 보였던 나처럼 많은 이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가해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언더그라운드>>는 정말 특별하다. 이 지하철 사린 사건에 대해 가능한 많은 피해자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진솔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그 당시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그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 그 당시 느낌은 어땠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일년 여의 시간이 지난 후의 지금은 어떻게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지. 그야말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각 노선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그곳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떤 식으로 사건이 진행되었는지 개략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정말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이야기로 조금은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나로서는 꽤나 진지하게 읽어나갔다. 이렇게도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모두 비슷비슷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마다(아마도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 등) 얼마나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많은 피해자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서 생활이나 직업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작가는 이들을 취재하며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 왜 이런 시도를 한 걸까.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 취재를 해낼 수 있을까?"...204p

7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을 통해 그당시의 사건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단지 사건만이 아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사회적 구조나 모순등도 전해져온다. "가해자"가 꼭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작가는 바로 이런 시도를 통해 독자들 스스로 그러한 것을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었을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쌍둥이네 집에 놀러오세요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1
시에치에니 지음, 안희연 옮김, 눈감고그리다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참 엉뚱합니다. 어른들로서는 전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할 행동과 말을 쏟아내어 깜짝! 놀라게 만들거든요. 아기 때에는 그 존재 자체로 놀라움을 주다가 자아가 형성되고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면서 아이들의 재능과 잠재성은 무한히 자라납니다. 그것들이 반짝! 하고 빛날 때에는 때로는 놀랍고, 때로는 너무나 황당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아주 가끔은) 화가 나게도 하지요.ㅋㅋ

<<쌍둥이네 집에 놀러오세요>>는 바로 그런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가득~ 담아놓은 것 같은 책이에요. 집집마다 내 아이에 대한 "추억"과 "괴담(?ㅋㅋ)"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말도 안되게 웃기거나 기특하거나 화가 나게 만들었던 기억들 말이죠. 쌍둥이 "신통방통"이도 그런 아이들이랍니다. 다만 혼자가 아닌, 둘이서 마음껏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이 우리에게 더욱 더 미소짓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감동으로 다가오게 하는 것 같아요. 



임신하여 뱃속의 아이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 신기하여 "신통방통하기도 하지"라고 해서 이 쌍둥이의 이름은 신통방통이 되었다고 해요. 여덟 살의 두 꼬마 숙녀는 정말 거침이 없지요.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둘이라는 이름의 용기와 결단력으로 바로 행동에 돌입하거든요. 해서 때론 엄마 머리에 죽이 된 닭고기를 "푸"하고 뱉어 기겁하게 만들기도 하고, 알뜰 시장에 내놓을 인형이 너무 불쌍해서 서로의 인형을 산 데다 더불어 다른 인형들까지 데려오기도 하는 정말 귀여운 아이들이랍니다. 

마음껏 자신들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쌍둥이들을 잘 감싸안아주고 받아들여주는 신통방통이네 엄마에게 배울 점도 많은 것 같아요. 때론 보통 엄마들처럼 "꽥"하고 소리를 지를 때도 있지만 보통은 아이들의 감성을 잘 받아들이고 아이들의 놀이에 함께 동참하거든요. 아마도 그런 엄마의 반응이 쌓이고 쌓여서 신통방통이는 마음껏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처음 책을 들고 읽다가 나도모르게 "큭큭큭"하고 웃었나봐요.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아이는 너무 궁금해서 빨리 달라고, 자신이 먼저 읽겠다고 가져가버렸어요.^^ 제가 읽어도 쌍둥이의 모험담에 절로 웃음이 나니 아이는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연신 큭큭대고 깔깔대고 은근히 미소 짓고... 정말 재미있게 읽더군요. 

"너희들이 커서 뭐가 되든 지금처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살아야한다. 알겠지?"...134p

다른 바램이 있을까요? 그저 건강하게, 다른 사람들 잘 배려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을만큼의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자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통방통이 쌍둥이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흐믓~해졌어요. 소소하지만 작은 일상들이 모여 어떻게 행복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동화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만장자가 된 백설 공주 - 로알드 달이 들려주는 패러디 동화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조병준 옮김 / 베틀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무한 상상, 끝이 없는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로알드 달"이 우리가 잘 아는 명작 동화를 재해석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까? 처음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의 뒷표지에 권장 연령이 초등학교 5, 6 학년 이상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이 정도의 두께라면 저학년도 가능할텐데 왜 고학년으로 되어있을까? 하고. 이유는 분명하다. 로알드 달이 다시 쓴 명작 동화는 우리가 아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 원래의 이야기라고 추정되는 잔혹동화라고 불리울만큼 현실적이고 폭력적이며 잔혹하다. 

"아마 너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읽은 건 사실이 아니야. 진짜 신데렐라 이야기는 훨씬 더 끔찍하거든."...7p

"신데렐라"가 자신의 비참한 삶을 구해줄 거라 여기던 왕자는 사실 거침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안하무인의 주인공이고, "잭과 콩나무"의 잭은 너무나 씻는 것을 싫어하는 더러운 아이였으며, "골디락"의 금발머리 아이는 희대의 사기꾼이었고, "빨간 모자"는 늑대 사냥꾼으로 변모해 늑대 모피를 휘두르고 다닌다. 이 얼마나 거침없는지...^^;

세상의 "공주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며 그 이야기를 가장~ 행복하다고 믿는 다소 순진한 아이들이라면 이 책에 거부감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 얇은 책을 읽히기 전에 꼭 아이의 수준을 돌아봐주시길~. 대신 약간씩 시니컬하고 조금씩 세상에 반항의 기미를 보인다면 이 동화를 아주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다.ㅋㅋ 

신데렐라는 정의롭지 않은 왕자를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 여성이고, 백설공주는 거울을 이용해 사업에 성공하고 빨간 모자 또한 늑대에게 굴복하기는커녕 아기돼지 세 마리를 도와줄 정도로 자립성 강한 여성이니 긍정적인 면 또한 존재한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인데 약간의 폭력성을 인정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이 다가오네요. 

주부로서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연휴가 주말에 이어 길고 길어서 조금 신나기도 해요. 

힘든 연휴 잘~ 보낼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쌍둥이 루비와 가닛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6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11년 01월 30일에 저장
구판절판
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1년 01월 30일에 저장
구판절판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발레리노 리춘신 - 중국의 시골소년, 발레로 세계를 누비다 지식 다다익선 28
리춘신 지음, 앤 스퍼드빌러스 그림, 고정아 옮김 / 비룡소 / 2009년 6월
절판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나 뮤지컬을 보셨나요? 탄광촌의 한 소년이 가족과 이웃의 멸시를 이겨내고 자신이 하고 싶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에요. 마지막 장면의 뒤편에서 무대 위로 날아오르며 등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오랫동안 생각나고 생각나던 영화였습니다. <<발레리노 리춘신>>도 아주 비슷합니다. 단, 그 소년이 중국 마오쩌둥 공산당 시대의 시골에 살았다는 사실만 다르네요.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리춘신은 형제들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들려주신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를 자꾸 새기며 견뎠지요.


그저 굶어죽지 않기를 바라는 소년에게 이 이야기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이 좁고 답답한 마을에서, 이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을까요?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형제들과 함께 편안히 모실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지만, 많은 경쟁률을 뚫고 "발레리노"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에요. 하지만 아직은 어렸던 그 소년에겐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엄마 품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하지만 이 가난을 떠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뿐이라는 갈등 말이지요.

"얘야, 이건 네가 이 험한 곳을 떠날 수 있는 하나뿐인 기회란다. 네게는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꿈이 있지 않니? 그 꿈을 쫓아가렴!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본문 중)


외로움과 힘든 연습 속에서도 리춘신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그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와 그에게 힘을 북돋아 준 친구들, 샤오 선생님, 고향의 가족들이었겠지요.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라고 합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은 리춘신이 정말 멋집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리노가 되었어도 그 어린시절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자신만의 바탕이 되었겠지요. 때문에 연습하고, 노력하고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발레리노 리춘신이 직접 썼습니다. 담담하지만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마도 그래서 더욱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