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안에 나이에 비해 너무나 이해력이 좋은 분이 계셔서, 드라마를 끊은지 어언 3년.... 그런 내가, 요즈음 푸욱~ 빠져있는 드라마가 있으니 제목하여 <미남이세요>가 되시겠다! 쌍커풀 수술이 잘못 되어 미국에 재수술하러 가 있는 쌍둥이 오빠를 대신하여 국내 유명 그룹 A.N.jell에 합류하게 된 고미녀양의 이야기다. 그러고보니 2년 전인가... <커피 프린스>도 본방 사수하며 푹~ 빠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왜 나(나뿐이 아닌 많은 여성들 또한)는 이 "남장 여자"들 얘기에 끌리는 걸까... ? 여자가 남자들 세계에 들어가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 버텨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희열을 느끼는건가? 아님 자신들만 잘난 줄 아는 그들에게 여자들도 남자들보다 훨씬 더 잘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건가? 어쩌면... 이런 남장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 남자들에게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건지도... 또한 현실에선 전혀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더 상상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란 책의 페이지를 펼쳐보기 전까지는... 흔히 서점에서 보던 다른 팩션(역사와 소설을 함께 아우른)들과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저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 페이지를 넘기면 그야말로 포복절도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동생은 몸이 아파 어머니의 삯바느질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갈 수 없었던 윤희는, 양반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해도 돈을 벌 수 없는 "여자"라는 위치를 깨고 동생의 신분으로 가장하여 필사 일로 가계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그녀도 동생도 혼인해야할 나이가 차고 돈벌이도 그나마 여의치않자, 동생인 척 과거 시험에 응시하는데 덜컥!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게 되고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다.

참으로 제목 그대로가 내용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속내용을 알기 전의 느낌과는 180도 다르다. 이 소설의 장르는 어디까지나 "코믹 로맨틱 팩션"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조 시대의 당파 싸움을 잘 표현해내고 있고, 성균관이라는 기관 안에서 유생들이 그냥 놀고 먹었던 것이 아니라(그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도) 그들 나름대로의 지식과 교양을 키워나갔던 그 나날들을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하면 10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으하하하하!!!"하고 크게 웃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남장 여자의 역할을 잘 해낸 윤희나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일 것 같은 자상한 남자 선준, 까칠하나 속은 따뜻한 재신, 망나니처럼 굴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용하... 이들 "잘금 4인방"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기에 더욱 생생하게 성균관의 나날들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성균관 안에서의 "호"이다. 대물, 가랑, 걸오...등 인물의 특징을 딱 잡아내는 이 호가 소설 속 내용에 감칠맛을 더하는 듯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조선시대는 무척이나 딱딱하고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없을 듯한데, 이 책 속에선 안되지만 모든 것이 윤허되는 상황도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전혀 임금같지 않은 정조의 모습이나 엄하지만 학생들과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이나 당파싸움을 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타협도 할 줄 아는 선준, 재신의 아버지들이나.... 그저 읽는 내내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든다.

정말 밝은 책이다. 드라마도 울고 찍고, 싸우는 것보다는 항상 밝고 짜릿하고 신나는 게 좋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책 읽으며 미친듯이 웃고, 얼굴 벌게지고 혼자 가슴 벌렁벌렁 거리며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빌어먹을 임금 같으니! 대신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지금 내 어깨에 부딪치는 건 가랑 형님의 것이었을 텐데. 제엔자아앙!’ ...2권 52p
뭐라고? 미치고 팔짝 뛰겠다. 없는걸 어찌 떼 달라는 건가? 만약에 있다손 치더라도 떼 줄 수 있는게 아니잖은가. ...2권 168p
응? 보통 사내는 아니라는 말인즉슨, 저 폭포수 아래는 지금 남자 엉덩이들의 각축장? ...2권 283p

난... 이런 문장들이 젤로 좋더라! ...라고 밝힐 수 있는 건 아줌마의 특권이다!! 우하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집안에 나이에 비해 너무나 이해력이 좋은 분이 계셔서, 드라마를 끊은지 어언 3년.... 그런 내가, 요즈음 푸욱~ 빠져있는 드라마가 있으니 제목하여 <미남이세요>가 되시겠다! 쌍커풀 수술이 잘못 되어 미국에 재수술하러 가 있는 쌍둥이 오빠를 대신하여 국내 유명 그룹 A.N.jell에 합류하게 된 고미녀양의 이야기다. 그러고보니 2년 전인가... <커피 프린스>도 본방 사수하며 푹~ 빠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왜 나(나뿐이 아닌 많은 여성들 또한)는 이 "남장 여자"들 얘기에 끌리는 걸까... ? 여자가 남자들 세계에 들어가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 버텨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희열을 느끼는건가? 아님 자신들만 잘난 줄 아는 그들에게 여자들도 남자들보다 훨씬 더 잘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건가? 어쩌면... 이런 남장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 남자들에게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건지도... 또한 현실에선 전혀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더 상상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란 책의 페이지를 펼쳐보기 전까지는... 흔히 서점에서 보던 다른 팩션(역사와 소설을 함께 아우른)들과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저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 페이지를 넘기면 그야말로 포복절도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동생은 몸이 아파 어머니의 삯바느질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갈 수 없었던 윤희는, 양반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해도 돈을 벌 수 없는 "여자"라는 위치를 깨고 동생의 신분으로 가장하여 필사 일로 가계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그녀도 동생도 혼인해야할 나이가 차고 돈벌이도 그나마 여의치않자, 동생인 척 과거 시험에 응시하는데 덜컥!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게 되고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다.

참으로 제목 그대로가 내용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속내용을 알기 전의 느낌과는 180도 다르다. 이 소설의 장르는 어디까지나 "코믹 로맨틱 팩션"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조 시대의 당파 싸움을 잘 표현해내고 있고, 성균관이라는 기관 안에서 유생들이 그냥 놀고 먹었던 것이 아니라(그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도) 그들 나름대로의 지식과 교양을 키워나갔던 그 나날들을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하면 10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으하하하하!!!"하고 크게 웃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남장 여자의 역할을 잘 해낸 윤희나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일 것 같은 자상한 남자 선준, 까칠하나 속은 따뜻한 재신, 망나니처럼 굴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용하... 이들 "잘금 4인방"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기에 더욱 생생하게 성균관의 나날들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성균관 안에서의 "호"이다. 대물, 가랑, 걸오...등 인물의 특징을 딱 잡아내는 이 호가 소설 속 내용에 감칠맛을 더하는 듯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조선시대는 무척이나 딱딱하고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없을 듯한데, 이 책 속에선 안되지만 모든 것이 윤허되는 상황도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전혀 임금같지 않은 정조의 모습이나 엄하지만 학생들과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이나 당파싸움을 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타협도 할 줄 아는 선준, 재신의 아버지들이나.... 그저 읽는 내내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든다.

정말 밝은 책이다. 드라마도 울고 찍고, 싸우는 것보다는 항상 밝고 짜릿하고 신나는 게 좋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책 읽으며 미친듯이 웃고, 얼굴 벌게지고 혼자 가슴 벌렁벌렁 거리며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빌어먹을 임금 같으니! 대신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지금 내 어깨에 부딪치는 건 가랑 형님의 것이었을 텐데. 제엔자아앙!’ ...2권 52p
뭐라고? 미치고 팔짝 뛰겠다. 없는걸 어찌 떼 달라는 건가? 만약에 있다손 치더라도 떼 줄 수 있는게 아니잖은가. ...2권 168p
응? 보통 사내는 아니라는 말인즉슨, 저 폭포수 아래는 지금 남자 엉덩이들의 각축장? ...2권 283p

난... 이런 문장들이 젤로 좋더라! ...라고 밝힐 수 있는 건 아줌마의 특권이다!! 우하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가 기가 막혀 - 우아한 고양이를 미치게 하는 50가지 고민
베스 아델맨 지음, 정숙영 옮김, 박대곤 감수 / 부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그동안 갖고 있던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 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통해서다. 그래서 이젠 아파트 곳곳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를 보는 것도 무섭지 않고, 도서관 가는 길 양지바른 곳 한가운데 앉아 햇볕을 쬐는 고양이를 만나면 마주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아이 유치원 가는 길에 있는 동물 병원에 있는 새끼 고양이에겐 무한한 애정까지 갖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도 고양이와는 동거를 해본 적이 없기에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낯선 동물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기가 막혀!>>는 아무리 자신들의 의사표현을 해도 반려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하는 고양이들을 위한 책이다. ㅋㅋ 반려인들과 고양이들의 세계 모두를 잘 이해하고 있는 고양이 태비님이 50가지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몸단장과 건강"에서부터 "놀이와 장난감", "화장실 생활", "긁기, 하악질, 그 밖의 행동" 그리고 "애정 표현"까지 고양이들의 일상 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보편적인 고민들을 담고 있다. 

고양이가 좋아서 시간과 장소, 돈까지 투자해가며 고양이를 키우면서도 정작 고양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책이다. 고양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태비님의 말은 결국 고양이들이 아닌, 그들의 반려인들에게 하는 반어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고양이를 잘 돌보기 위한(아니, 함께 잘 생활하기 위한...으로 표현해야 모든 고양이들이 자존심에 상처입지 않을 것 같다.ㅋ) 모든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비록 표현은 반려인들을 훈련시키고, 말을 잘 듣게 만들어야 한다는 식이지만...^^

우리 인간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아무렇기 않게 생각했던 부분들도, 고양이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불편하고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이것은 두 종이 너무나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견을 사랑하는 만큼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물은 인간이 아닙니다. 인간의 방식으로 생각하지도, 세상을 경험하고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복잡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우리도 감정은 있지만 그것이 언제나 인간의 감정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266p

인간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 최선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겠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나... 아이나(...^^)... 살아있는 것들은... 결국 내 소유는 아닌 것이다.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랑하는 동지들일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나에겐 "직장을 다닌다"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던 적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라는 곳에 첫 발을 내디뎠는데... 정작 내가 하는 일보다 인간 관계가, 그 안의 정치가... 상사의 부조리가 내겐 더욱 힘들었던 것이다. 남들은 그런 것 다 잘~ 보면서 잘도 다니더만... 나는 그냥 싫었다. 하지만 이렇게 "일"을 하고 "돈"을 버는 행위에 고민과 걱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받고 "어쩔 수 없이"라는 생각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결국 타협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행복한 출근길>>은 직장을 다니며 한번쯤 고민해 보았음직한 질문 사례들을 묶어 법륜 스님이 직접 답을 해주시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삶과 자신의 행복한 삶을 서로 별개의 것이라 생각하면 절대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직장을 돈 버는 수단에 불과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행복과 자유를 따로 구하려고 한다면 행복과 자유는 점점 더 내 곁에서 멀리 달아나 버릴 것입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한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 (...들어가며에서 발췌)

마음에 안 맞는 사람이 있다거나, 일이 적성에 맞지 않다거나... 승진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하고, 미래에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힘들고... 직장을 다니며 겪는 고민은 대게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법륜 스님이 제시하는 해결안 또한 거의 같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을 내 기준으로 보지 말고, 나 또한 내 삶의 주인으로서 바라봐줄 것! '내 뜻대로'와 끝없는 욕심을 버리고 놓을 것! 

법륜 스님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원하는 목적과 과정 중에 "나"를 잃지 않고,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고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행과 불행은 누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것을 알게 되면 그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삶, 내면의 평화뿐만 아니라 남으로부터도 아주 당당한 삶, 세상에 굴림을 당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굴리는 삶, 세상에 물드는 삶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정화하는 삶, 이런 삶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98p

스트레스를 덜 받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첫째, 스스로 노동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둘째, 이왕 하려면 재미있게,
셋째,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넷째, 결과보다는 과정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한다. 

법륜 스님이 주시는 해결안이 모두 옳은 말이긴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통렬하고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 고민에 쌓여 좋은 말씀을 듣고자 질문을 한 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게 들리지 않을까...내가 다 걱정될 정도이니 말이다. 고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본인이 해결책을 안고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는 위로와 위안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꼴찌들이 떴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0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는 하기 싫고, 부모님 잔소리도 듣기 싫고, 그저 하루하루 특별히 이룬 것도 없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무언가가 되어있을까... 싶어 어른이 되고 싶기도 하고, 번듯한 자신이 되어있을 자신이 없어 어른이 되고 싶지 않기도 한, 막연한 불안감만이 지배하는... 그대들의 이름은 바로 청소년이다. 무언가에 매달려보고 싶지만,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앞은 온통 안개투성이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느니 죽는 게 낫다고 생각되고, 한순간의 실수로 죽음을 맞이한 친구가 부러워지기도 하는 나이.

<<꼴찌들이 떴다!>>는 정말 생생하다. 딱~ 그 나이의 공고 3학년생들을 데려다 그들의 이야기를 써놓은 듯하다. 그들이 불안해하는 것, 그들이 느끼는 것,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행동했을 법한 그대로의 이야기여서 글은 생동감 있고, 사건은 스피디하다. 

처음엔 인신매매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비록 그들이 학교에서 꼴찌들이긴 하지만 꼴찌라고 해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니... 그들이 사흘만에 견디지 못하고 탈출을 시도했을 땐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봤음직한 그런 인신매매인 줄 알았던 것이다. 뭐,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인생의 목표도, 목적도 없던 재웅이, 기준이, 호철이와 성민이는 공고 3년생으로 실습을 나가게 된다. 기계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하게 된 곳은 오지 산골의 송전탑 기초 공사였다. 처음엔 전혀 버틸 수 없어보였던 이 일이 한 달, 두 달이 흘러 몸에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기며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시골 생활에 적응해 나아간다. 

그들이 그 산골에서 겪는 사건들은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탄탄하고 빛나게 해준다. "나"는 결국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해보기도 하고, 어떤 것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배워나가게 되는 것이다. 

"재웅이는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청년의 모습을 꼼꼼히 살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야윈 목덜미, 구부정한 허리, 깡마른 다리......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자꾸 횡설수설하는 모양새가 직업도 없이 그냥 막 살아가는 사람 같았다. 몇 년 후의 자신의 모습 같기도 했다. 어쩜 자신도 끝내는 저렇게 오그라들고 말지도 몰랐다. "...204p

그동안은 자신들이 학교에서 꼴찌라는 위치 때문에 더욱 위축되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사회나 가족, 친구들에게 더욱 반항적이었으나 추동리에서의 생활과 경험이 그들을 조금은 당당하게 만들었다. 또한, 꼴찌도 어떤 일정한 수준의 사회에 들어가야 꼴찌가 될 수 있음을 그들은 깨닫는다. 한층 성숙해진 그들은 여전히 실수 연발이지만 마음 밑바탕에는 따뜻한 가족애가 깔려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게 된다.

"성, 나이, 키, 생김새, 옷차림, 성격 등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면서도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에 그동안 보고 겪었던 어른들이 한 명 한 명 머릿속에 나타났다. 참다운 어른이란 크든 작든, 잘났든 못났든, 자기 자리를 찾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야."...339p

사실 이 책엔 선과 악이 분명치가 않다. 나쁘게 보였던 사람이 사실은 속이 따뜻하고 올바른 사람이기도 했고, 누구든 도와주고 싶어했던 사람은 돈 때문에 나쁜 선택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여러 형태의 어른들을 보며 자신들이 되고 싶은 어른에 대한 이상향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어른이 되기가 망설여졌던 아이들은 그럼으로서 어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세상은 어둡고 차가운 면보다는 밝고 따뜻한 면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더덕 도둑은 누구였던걸까?^^ 내가 생각한 그 사람이 맞는지... 정말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