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닮고 싶은 창의융합 인재 2
김우람 지음, 홍찬주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손영운 기획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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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여기저기서 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 이름이 중복적으로 등장하다 보니 처음엔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도 이 사람의 위인전을 읽어보지 못한 까닭에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기에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이름을 드날리는지 참 궁금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라는 이름을 자주 보게 되는 건 "역사" 분야에서이다. 미국의 독립운동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데 과학 분야에서도 그의 이름을 간혹 볼 수 있다. 과학과 정치가 도대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그에 대한 수식어. 바로 "책벌레"이다. 어쩌면 이 연관성에서 책이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닮고 싶은 창의융합 인재" 시리즈는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 수동적인 일만 잘하면 되었던 과거의 인재에서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스스로 모든 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미래형 인재를 과거 속에서 찾아 배워보고자 하는 위인전 시리즈이다. 미래형 인재이지만 이미 과거에도 그런 인재들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감동적이다.

 

책의 앞부분은 프랭클린이 왜 창의융합 인재상인지가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본문에 들어가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벤저민 프랭클린을 이루는 많은 부분이 "책"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록 학교는 2달 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그는 책을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과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인간관계 또한 배울 수 있었다. 그냥 읽기만 한 것이 아니다. 좋은 글쓰기를 본다면 그것을 본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나중에 그가 이룬 업적 대부분은 "글"을 통해서인데 이 어린 시절의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예전 위인전은 그야말로 "위인전"이었다. 위인이 태어나기 전부터 기운이 심상치 않았고 어릴 적부터 위인들은 영특하거나 특이한 부분이 있었고 그랬기에 그가 업적을 이루었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런 위인전을 읽게 되면 아이들은 좌절에 빠질 뿐이다. 그 인물에 대해 잘 알게될지는 모르겠으나 위인은 원래부터 위인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의 위인전들은 많이 변했다. 보통 인물과 같은 아이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심지어 그 인물의 단점조차 모두 밝힌다. 하지만 위인들은 그러한 단점들을 스스로 극복한다. 그 극복에는 부단한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위인전을 읽는 아이들은 거기서 감동을 받을 것이다.

 

프랭클린 또한 자만심과 과도한 경쟁심이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아버지의 충고도 무시할 정도였지만 결국 몇 번의 실패 끝에 스스로 이 단점들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극복해 낸다. 그리고 이것을 교훈 삼아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는 방법,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중요한 건 자신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이었다는 거예요."...78p

 

끊임없는 독서와 자신의 단점까지도 극복하는 노력형이었던 프랭클린은 그랬기에 자신의 모든 지식과 노력으로 다방면에 활약할 수 있었다. 정치와 과학이라는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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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자소서 이렇게 쓴다 - 개정판
김재호 지음 / 시간여행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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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만 해도 멀게만 느껴지던 대학 입시가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무심하고 게으른 엄마이기 때문에 나는 적어도 헬리콥터 맘이 아니라는 안위와 함께 그래서 내 아이가 더 손해를 보거나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공존한다. 일일이 아이의 동선을 체크하고 내가 미리 나서서 아이의 미래를 그려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에 대해서나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성을 깨닫는다.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는 게 힘"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제도가 크게 바뀌었다. 몇 년 전부터 초등학생들은 통합 교육을 하고 있고 중학생들은 올해부터 자신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있다. 대학 입시에도 그저 공부만 잘 하는 아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 온 아이들에게 문이 열리고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평가할 것인가. 그리고 왜 대학은 객관적 평가인 성적이 아닌 주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아이의 재능과 열정, 노력으로 아이를 평가하려고 하는 걸까.

 

"진중권 교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전까지의 세계는 '이미 있는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부터의 세계는 '아직 없는 세계를 떠올리고 만드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26p

 

산업시대에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인재가 필요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가 아니라 이미 밝혀진 것들을 성실히 배운 대로 실행할 줄 아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창의력과 상상력의 시대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속에서 그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변화할 줄 아는 사람. 재미있게 놀며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이제 대학은 그런 인재를 뽑으려고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주어진 대로 이해하고 외워서 성과를 내는 성적이 좋은 아이들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마음껏 즐기며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열정있는 아이를 뽑고자 한다. 그리고 그 기본 바탕이 바로 "자소서"가 된다.

 

<합격 자소서 이렇게 쓴다>는 많은 아이들에게 진학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적이 조금 나쁘더라도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자소서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찌 보면 전략적이다...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오해하고 있고 자소서에 마치 답을 달듯이 적다 보면 자신이 목표한 대로의 의도를 전달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마음껏 밝히고 있다. 자신이 본 다양한 자소서를 실제 예로 들며 어디가 잘못 되었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준다.

 

고등학생 아이를 두지 않아 입시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자세히 몰랐어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어느 정도는 파악하게 된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 단순히 이렇게 써야 합격한다, 가 아닌... 진정성과 자신의 수준에 맞는 글쓰기,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음을 어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점이 좋았다.

 

"내신 성적이 좋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이나 기술이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보다 일반적으로 우수하다. 성적이 좋은데다가 학생부, 자소서 역시 우수하니 성적에 따른 결과처럼 보이는 것이다."...110p

 

이 부분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것인가... 열정은 있지만 글을 잘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의 재능을 평가받을 것인가 하는 부분 말이다.

 

결국 다시 "독서"와 "글쓰기"만이 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 "글쓰기"는 필수이다. 그리고 그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독서가 빠질 수 없다.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함께 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 아이를 위해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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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
셸리 킹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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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대한 책을 읽고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좋았다. 어떤 식으로든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미래의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래서 좋다.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건 창작된 거짓이건 상관 없다. 그냥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이 행복하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는 아니다. 줄거리만 보자면 흔하고 흔한, 그렇고 그런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고, 더 읽고 싶고 끝나가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그저 이 "헌책방"이라는 소재가 주는 꿈 같은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 나가면 헌책방들이 몇 군데 있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고 중학생이 되면 가봐야지~하고 다짐하고 나서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이미 그 동네에서 헌책방들이 싹 사라진 뒤였다. 정말 아쉬웠다. 어렸더라도 엄마를 졸라 사라지기 전의 헌책방에 가볼걸~하는 후회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청계천에 있는 헌책방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 신이 났었다. 가깝지 않아 자주 방문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요즘엔 신식 중고서점이 이곳저곳 들어서고 있지만 오래된 책 냄새 가득한, 이리저리 열심히 찾아야 찾아낼 수 있는 보물찾기 같은 헌책방은 아니다.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아무런 순서 없이 마구 쌓아놓은 듯한 책더미. 그 중간에 카운터만 있을 뿐이다. 주인인 휴고나 점원인 제이슨은 이 헌책방의 매출 같은 것은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저 책이 좋아서, 여기서는 책을 팔면서 마음껏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방을 운영하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주인공 매기가 더해진다. 실리콘밸리 한가운데에서 미래를 향해 달리다가 정리해고 당한지 6개월. 처음엔 다시 그 반짝거리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희망이 좌절이 되고 난 후부터는 이 "드래건플라이"에 주저앉아 마치 점원인 듯 하루종일 로맨스물을 닥치는대로 읽고 있다. 그리고 우연히 책 한 권이 그녀의 손에 들어온다. 낱장 하나하나가 다 분리되는 이 책에는 두 남녀의 필담이 적혀 있다. 매기는 책 내용보다 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보면서 순식간에 끌려들어간다.

 

누구나 꿈이 있다. 어릴 적, 젊을 적에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나를 위해 움직여준다고 생각한다. 가끔 좌절의 순간이 오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한 번 놓친 기회에 미련을 갖는다.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한 발 나아가기 위해 다른 것을 바라보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꿈, 명예, 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많이 있지만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편안함이 아닌, 자신의 열정과 젊음을 바쳐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 책들은 상자에서 막 꺼낸 새 책일 때 누군가에게 선택되었다. 그 책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뭔가가 있었을 것이다. 표지든, 아무 페이지나 펼쳤을 때 나온 구절이든, 책날개에 적힌 책의 내용이든 뭐든. 하지만 그것은 이 여행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어떤 여행이든 드래건플라이는 그 여정의 길에 위치한 정거장일 뿐이었다. 문득 주위의 책들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209p

 

걸어갈 수 있는 곳에 헌책방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작정하고 가지 않고도 가끔 생각날 때면 들러 이번주 읽을 책을 잔뜩 사올 수 있는 헌책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와 함께 손잡고 오늘은 이 책~, 다음엔 이 책~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구입한 책 속에 다른 이의 흔적이라도 발견되면 그 사람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며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책방 이야기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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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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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일찍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처음에 실행에 옮길까... 생각했던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사춘기가 막 시작될 때였고 가정 환경이 좀 어지러웠다. 이 세상에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 같았고 이꼴저꼴 다 안 보려면, 남은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는 나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아니다. 내 입장에서 보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죽이려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든 생각은, 지금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런 사람들을,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도저히 살아가지 못할 만큼 내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면,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이상 나아가서는 안되겠지. 하지만 "릴리"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역시나 이해가 되고 공감도 된다. 왠지 릴리는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으면... 했다.

 

처음 책의 시작은 그냥 일반적인 추리, 미스테리 소설처럼 시작한다. 공항에서 만난 한 남자와 여자. 우연히 만났지만 술이 함께 했고 이야기가 오가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부인의 불륜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어찌 해야할지 모르던 테드는 자신도 모르게 죽여버리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 말에 반응한 릴리는 그럼 함께 죽이자고 한다.

 

사람들은 "죽겠다. 죽이고 싶다" 등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 말은 정말로 내가 죽겠다거나 남을 죽이고 싶다는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힘들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릴리는 진지하게, 죽이고 싶으면 죽여야 한다고. 어떤 사람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말한다.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말처럼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모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게다가 예를 들어, 당신 부인은 죽어 마땅한 부류 같은데요."...48p

 

죽여 마땅한 존재라는 게 있기는 할까? 세상엔 분명 나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성선설을 믿고 있지만 가끔은, 어쩌면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악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잔인하고 남에 대한 배려나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조치를 취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한다. 그 사람들이 하루하루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갈 때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테드의 이야기 뒤엔 릴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릴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자.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했지만 가족 관계, 주변 상황에 의해 릴리는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조용히 살면서 다시는 누구도 내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는 계속 생존할 것이다. 초원에서의 그날 밤,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간직한 채. 그것은 내가 특별한 사람이고, 남다른 도덕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깨달음이었다."...407p

 

소설은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몇 개의 얼개와 사건이 꼬이고 섞이면서 독자들은 종종 충격에 빠질 것이다. 읽는 중에 자신의 도덕성에 의심을 가지고 어찌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다. 어쩌면 죄인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잘 짜여진 소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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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 생활 속 단어로 풀어낸 역사 한 편! 단어로 읽는 5분 역사
장한업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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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건 계속해서, 끊임없이 복습하지 않으면 정말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 다행히 내가 살아온 과거 모두가 역사이므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역사도 있지만 내게서 멀고, 오래 전 일이라면 그저 자꾸 반복해서 자연스럽게 몸에 베개 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한다.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생활 속 단어를 통해 그 단어가 생겨난 배경, 어원의 의미에서 그 시대 문화로 인해 바뀌게 된 원인까지 거슬러올라가 설명해 준다. 때문에 저절로 그 시절의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렇게 세계사와 연결된다. 그런 의미를 지닌 책이기 때문에 책은, 시간 순 그러니까 역사 순을 따른다. 서양 문명의 기초 그리스 세계에서부터 로마 제국과 중세 봉건 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절대 왕정 시기와 프랑스 혁명, 산업화 시대와 현대 세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 별로 나누어 각 단어가 가진 역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신혼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놀라웠던 것 같다. 고대 스칸디나비아 근처에서 널리 행해졌던 약탈혼이 신혼여행의 역사란다. 이 지방에서 남자들은 여자들을 말 그대로 약탈하는데 신부 측 가족들이 찾으러 올 것을 대비하여 한동안 멀리 이동해 숨어있어야 했고 그것이 바로 신혼여행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신부가 쓰는 베일 또한 이 약탈혼의 보쌈 천이라니 어떻게 이렇게 상반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결혼 생활의 가장 낭만이라고 생각하는 신혼 여행이 어쩌면 예전의 여성에겐 눈물의 하루하루일 수도 있다니 말이다.

 

"악수"에 대한 이야기도 신기했다. 무기를 지닐 수 있었던 중세 시대에는 낯선 사람을 길에서 만나면 상대방을 공격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는 것이다. 반가움과 친근함을 의미하는 악수가 사실은 "불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니 말이다.

 

어떤 단어들은 원래 알고 있었던(그냥 알고 있던 기초 상식이었는지, 비슷한 책들을 읽어서 알게 된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고 있던 내용이 나오면 조금 식상했던 건 사실이다.) 것도 있고 완전히 새로 알게 되어 정말 신기했던 것들도 있다. 저자는 글 속에 출처를 밝히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 속에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파스타"가 그 경우이다. 파스타는 사실 중국에서부터 전래되었고 그것을 가져와 알려준 이는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라고. 하지만 오늘날 학자들 중에는 마르코 폴로가 진짜 여행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니, 이 단어의 경우 두 가지가 상충되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굉장히 많은 단어들을 통해 각 시대를 나타내는 문화와 배경을 알게 되어 좋았다. 특히 저자는 간혹 그러한 사실들에 대한 생각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저자의 생각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실들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다지 교훈 삼아 행동 교정을 잘 하는 것 같지 않을 때가 있다. 약한 이들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조금 더 교양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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