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꼽 어딨지? 토이북 보물창고 6
캐런 카츠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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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눈 맞추고 어느 정도 말길 알아듣고 교류가 가능하기 시작하는 때에 아이들은 정말 스펀지처럼 주위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며 세상을 알아가죠.

자신과 가장 가까운 엄마, 아빠와 같은 관계에서부터 자신의 몸 구석구석 탐험하기도 해요.

보통 6개월 이후부터는 다양한 그림책을 보여줄 수 있어요.

아이도 잘 집중할 수 있고 단순한 그림과 재미있는 흉내내는 말, 인지 단어들을 통해 쑥쑥 빨아들이거든요.

 

<내 배꼽 어딨지?>는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아기 그림 보드북이에요.

어딘가 익숙한 그림이네요.^^

저자를 보니 0~3세 아기 그림책 저자로 유명한 카렌 카츠의 책이네요.

귀엽고 익살맞은 아기의 표정이 정말 일품이죠.

3세는 아니지만 4세인 둘째는 그림책을 보자마자 읽어달라고도 안하고 혼자 막~ 넘겨보더라고요.

그만큼 그림이 확 끌어당겼겠죠?

 

 

<내 배꼽 어딨지?>는 0~3세 인지 아기 그림책이에요.

눈, 코, 입, 손, 발 같은 몸의 명칭을 알려주는 그림책이죠.

보통 아기 때는 "코코코코코코.... 눈!" 같은 놀이를 하잖아요?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도 재미있지만 자신과 비슷한 아기의 우리 몸을 찾는 그림책을 보며 함께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죠.

 

 

플립북 형태라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우리 아기 눈 어딨지?" 하고 묻고

플립을 들추면 모자 밑에 있는 아기가 눈을 가리키고 있네요.

찾아야 하는 단어가 다른 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3세가 지난 후에는 읽기 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자, 컵 등 몸을 숨겨준 다른 사물들도 잘 인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 밑, 뒤, 속... 등 위치 관련 단어들도 알 수 있어 일석 삼조 그림책이죠~!

 

 

컵 뒤에 입을 발견할 땐 "오물오물~"이나, 옷 속의 배꼽은 "간질간질~", 고양이 뒤 발은 "꼬무락꼬무락" 등

다양한 흉내내는 말을 통해 재미도 배가 되고 아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한참을 혼자 들여다보던 둘째는 드디어 제게 들고 와 읽어달라고 했어요.

읽어주며 직접 그 신체를 만지고 똑같이 꼬무락꼬무락 해보기도 하고 간질간질 해보기도 했죠.

4살이라 이 책이 이제 재미없지 않을까... 했었는데, 왠걸~? 읽자마자 "또!"를 외치더라고요.^^

연달아 세 번을 읽었네요. ㅎㅎㅎ

 

얼마전 읽은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에서도 그림책은 아이를 폭풍 성장하게 해준다고 했지요.

저도 다른 놀이보다는 그림책 읽어주는 것이 가장 쉽더라고요.^^

어떤 책을 읽어주느냐는 항상 고민인 것 같아요.

그래도 가장 좋은 그림책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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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사랑한 새장 알맹이 그림책 39
이경혜 지음, 이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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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혜"라는 지은이 이름이 낯익습니다. 책 뒤편 지은이 소개를 보니,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작가시네요. 워낙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라 청소년 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그림책, 동화책을 많이 쓰셨군요. <새를 사랑한 새장>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느낌처럼 묵직한 깊이감이 있는 그림책입니다.

 

 

황량한 넓은 초원에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자작나무 가지엔 텅 빈 새장 하나가 외롭게 매달려있습니다.

바람이 부는대로 덜커덕덜커덕, 정말 쓸쓸해 보입니다.

 

 

그때 홍방울새 한 마리가 새장 안으로 훌쩍 날아들었어요.

하룻밤만 묵어가겠다고 말하더니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새장은 나무의 정령에게 간절히 빕니다.

마법의 힘을 빌려달라고. 이 새를 위해 무엇이든 사라진다고.

그렇게 받은 마법의 힘은 새가 떠나면 사라집니다.

그래서 새장엔 자물쇠가 거렸어요.

 

 

새장은 마법의 힘으로 홍방울새를 위한 최적의 장소로 만들어줍니다.

폭신한 깃털 이불, 장미꽃잎이 떠 있는 목욕물에 맛있는 벌레 요리도요.

하지만 홍방울새는 새장 안에서만 지내야 하네요.

새와 새장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그림책의 쓸쓸하고 외로운, 때로는 밝고 아름다운 느낌이 그림으로 아주 잘 표현되어서 새장이나 새에 감정이입되기가 아주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장의 마음도, 새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겠어요.

왜 새장이 자물쇠까지 걸어 새를 가두고 싶었는지, 새는 어째서 자유 대신 새장을 선택하여 시름시름 앓아가면서도 새장에 남아있었는지 말이지요.

 

저희 아이는 저에게 무척 집착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잘 놀다가도 엄마를 자주 찾고 엄마 없으면 어디도 못가고 모든 일을 엄마가 해줘야 하지요. 뒤늦게 태어난 요 애물단지가 정말정말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때론 그 사랑에 제가 너무 힘들기도 해요. <새를 사랑한 새장>을 함께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내가 너무나 사랑한다고, 좋다고 해서 다른 누군가를 억압할 수는 없지요. 다른 모든 물질적 풍요가 보장된다고 해도 새가 새다운 활동을 하지 못한다면 새로서 존재하지 못하기에 진정 행복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 떠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새를 가둬두던 새장의 두려움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새가 돌아오고 이제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쌓듯이 사랑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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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 - 그림책 세계에 입문한 부모들을 위한 그림책 독서법
심선민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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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큰아이를 그림책으로 키웠다. 어떻게 놀아주어야 할지 몰라서 그저 가장 편한 놀이법을 택했던 것이 책 읽어주기였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어린 시절의 책 좋아하던 내 마음이 꿈틀했고, 그래서 그림책 공부를 열심히 하며 아이에게 그만큼 열심히 읽어주었다. 아이는 책 좋아하는 청소년으로 자랐고, 나는 작가처럼 아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공부방을 운영중이다. 작가와 다른 점이라면... 몇 년 전 느닷없이 둘째가 뿅! 하고 나타났다는 것. 하하하.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은 그렇게 둘째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7세의 2배도 넘는 15세 큰 딸은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다. 이젠 먼저 읽은 책을 엄마에게 추천해 주기도 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아이를 키우며 유일하게 잘 한 것이 바로 아낌없이 책 읽어주기였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에겐 그림책 읽어주기에 소홀했다. 난 일하는 엄마였고 사춘기 딸도 있고 말 안 듣기 시작하는 3세 키우기도 너무 벅찼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이미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면서 내 사랑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엄마가 아이의 습관을 들이기가 얼마나 쉬운지 안다면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아이가 올바른 습관이 들지 않았다면 그건 엄마의 게으름과 신경질, 짜증 탓일지도 모른다. 어쩌다 며칠에 한 번씩 생각나면 책을 꺼내 읽어주었던 생활에서 매일 자기 전에 3권씩 읽어주는 생활로 바뀌는 경계는 딱 하루였다. 그저 이제부터는 자장가 대신 엄마랑 책 읽자!라는 말 한마디로 아이는 바로 따라와주었다. 아마도 다른 놀이를 하자고 하면 항상 굼뜨던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만큼은 달랐던 것을 아이가 눈치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아이는 매일 자기 전 3권 외에도, 때때로 아빠를 붙잡고 10권씩, 생각 날 때마다 그림책을 꺼내와 엄마 앞에 내려놓는다. 나는 좀 게으른 사람이라 아직도 책 읽어주기가 다른 놀이보다 더 편하고 좋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는 어휘력이나 듣기 실력, 뛰어난 인지 능력과 상관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책은 작가가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어떻게 키워냈는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아이 인생 전반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지 말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반복해 설명하다 보니 정작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주어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도대체 언제 알려주는 거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아이들은 하나하나 모두 다 달라서 일반적인 하나의 방법을 얻기는 힘들다. 때문에 저자도 자신의 육아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림책은 내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되기도 한다.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잘 경청하면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69p

 

엄마는 항상 부지런해야 하는 것 같다. 몸이 가벼워야 하고 마음도 세심하게 알아챌 수 있도록 세심해야 한다. 몸도 감정도 무딘 나로서는 참 힘든 일이다. 그래도 돈 들여서 하는 그 어떤 공부보다 다양한,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만큼 효과가 좋고 관계를 이어주는 놀이법은 없다.

 

도대체 어떤 책을 어떤 식으로 읽혀야 하나..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지만 책을 읽혀야 하는 당위성과 지금 바로 시작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책으로서는 읽어볼 만하다. 특히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많은 공통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보다 서점에 함께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한,두 권이라도 고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훨씬 소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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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비룡소 클래식 9
제임스 놀스 지음, 루이스 리드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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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에는 TV에서 외국 애니메이션, 외국 드라마, 외국 영화 등을 참 많이 방영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컨텐츠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얻게 된 서양 문화, 역사는 어느새 내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세계사를 잘해서, 명작 소설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그런 어린 시절 어쩌면 세뇌당하다시피 얻게 된 외국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말이다. 요즘은 우리 컨텐츠가 좋아져 TV에서 그런 외국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좋은 것이겠지만 일본 풍의 로보트나 경쟁, 공주 캐릭터들이 난무한 아이들 프로그램 보다는 어쩌면 내가 보았던 옛 프로그램들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적어도 외국 문화, 역사를 이해할 배경지식을 얻게 되기도 하니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읽고 싶었던 책 중 한 권이 바로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이었다. TV를 통해 알게 된 서양 전설인데 그들에겐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인데도 나에겐 좀처럼 이해하기 쉽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하나의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도 여기저기 얼굴을 드러내니 시간이 흘러 가끔 잊고 있다가도 다른 매체를 통해 또다시 그 궁금증이 올라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아서왕 전설은 우리의 단군 신화나 바리데기 전설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고 이 책을 한 권 읽고 나서야 이해하게 된다.

 

아서왕이 실존하는 인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본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마법과 신화가 가득한 이야기였다. 해설을 통해서도 아서왕이 실존했던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아서왕은 혼란의 시대(브리튼인들인 영국 본토에서 중심을 잡고 자신들 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던 시대)에 희망을 주고 그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인물이며 동시에 500년이 지난 중세 시대 영국에서 그야말로 신사답고 기사다운,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몸 바치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사실 방대한 양의 소설을 청소년용으로 만든 것(1860년에)이라 중간에 빠진 내용을 그들의 문화나 역사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한국인이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처음엔 기사들의 모험을 쫓아가는 것이 신나기만 하다가 100페이지만 넘어가도 그 모험이 그 모험인 것 같은 것도 사실이라 중세시대 기사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 시대 봉건 제도와 기사도 정신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마법사 멀린, 명검 엑스칼리버, 정의를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기사도 정신과 모험을 위해 과감히 뛰어드는(때로는 무모하기도)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마치 중세 시대 한가운데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세상의 모든 것을 까칠하게 바라보는 중2 여학생은 어떻게 상품에 부인이 걸리냐고 한소리에 레이저 눈빛을 발사하겠지만 그 자체, 중세 시대 그대로임을 받아들인다면 적어도 이들은 불의를 보고도 참지는 않았음을, 자신의 신조대로 최선을 다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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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타라 설리번 지음, 이보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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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같은 푸른숲주니어의 "마음이 자라는 나무"시리즈 중 한 권인 <카펫에 숨겨진 비밀 쪽지>이다. 파키스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아동 노동에 대한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을 때에도 한순간도 놓치지 못하고 조바심 내며 읽었다.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또한 아동 노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제 구호 단체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따라 여러 나라에서 자란 작가는 아마도 어려서부터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자라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던 것을 청소년 소설을 통해 나타냈을 것이다.

 

아마두는 아프리카 말리인이다. 너무나 가난한 고향에서 더이상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조금 자라자 직접 벌어먹기 위해 버스 기사를 따라 코트디부아르의 한 카카오 농장으로 왔다. 8살 동생 세이두와 함께였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던 기대와는 달리 버스 기사는 돈을 받고 떠나버렸고 아마두와 세이두는 그 다음날부터 이 농장의 아동 노예가 되었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만의 식사량과 창고에서 자야 하고 정해진 만큼의 카카오를 수확하지 못하면 매질에 밥도 없다. 이 악몽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두는 수를 센다. 카카오 열매의 갯수, 잠이 들 때까지의 시간, 매질을 견디기 위한 수... 그러던 어느날 이 농장에 힘도 없는 여자 아이 하디자가 잡혀 오고, 하디자는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런 하디자를 보며, 더이상 이 농장에 있으면 동생 세이두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아마두는 셋이 함께 탈출을 계획한다.

 

아마두는 농장에서 2년 동안 노예로 지내며 이미 희망을 버렸다. 처음엔 반항도 해보고, 탈출도 해보았지만 어린 동생이 있었기에 돌아오는 건 매질 뿐이었다. 그래서 살기 위해 아마두는 그냥 하루하루를 버텼다. 소원이 이루어질리가 없고 자신에게 희망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동생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버티던 삶이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을, 어쩌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한 것이 하디자였다. 태생부터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이들은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말로 살기 위해 먼 여정을 시작한다.

 

"공정 무역"이라는 말을 아이들 동화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어떻게 2000년이 넘은 이 시대에도 아이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저 농장주들의 횡포라고만 생각했고 그냥 그런 것들을 사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를 읽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아줌마 말씀은 지난 이 년 동안 우리가 농장에서 키워 온 카카오가...., 잠들지 못하는 도시 아이들을 위한 거였다는 뜻인가요?"...234p

 

이 세상 어디선가는 아직도 아동 착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4살 아이가 매일처럼 먹는 초콜릿에서조차 이런 아픔이 담겨있다는 사실은 미처 인지하지 못햇다. 초콜릿의 비싼 가격은 초콜릿 대형 회사 차지가 될테고 원자재를 수확하는 1차 산업으로는 돌아가는 것이 없다 보니 아동 착취까지 이어진다. 이런 사실을 이 세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초콜릿은 더이상 달콤하지 않다. 다시 한 번 공정무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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