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 책으로 인성 키우기 - 초등 독서교육 전문가 6인의 인성 독서 수업
임성미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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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는, 주변에 읽을 만한 책이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학교 도서관에서 책의 바다에 빠졌고 고학년 때 엄마와 함께 집앞으로 오는 남산 도서관 차에서 열심히 빌려 읽던 생각이 난다. 그 좋은 기억 때문인지 나는 지금도 책을 좋아하고 결국 책과 함께 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내가 책을 좋아하니 내 아이도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책이 재미있어서 읽는 아이였다. 아이 때에는 밖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학원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독서였다. 중학교에 가면, 고등학교에 가면 책 읽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드니 그 전에 많이 읽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책이 정말 좋아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엄마가 시키니까 억지로 읽거나 읽어야 한다니까 억지로 읽는다. 그런 아이들은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책을 잡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매년 독해력이 점점 더 떨어지고, 책을 점점 더 싫어하는 아이들을 만나며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책이 재미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에서의 가정 교육이 절실함을 깨닫는다. 부모가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정말 재미있게 책을 얼마나 읽어주시는지. 읽은 책으로 오손도손 이야기는 얼마나 나누시는지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다면,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잘 안된다면 부모도 책을 통해 아이와 책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

 

<책으로 인성 키우기>는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아이들에게 더욱더 요구되는 것이 독서이다. 그런데 부모도, 아이들도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는 자꾸만 뒤로 밀리기 일쑤이다. 그런 부모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독서이기 때문에 이 책은 유아~ 초등 1, 2학년 아이들까지의 독서 교육을 다루고 있다. 책을 통해 아이가 자신을 돌아보고 바른 행동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한 권 한 권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보길 권한다.

 

 

주제별로 책 한 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지만 그런 주제의 책이 딱 한 권만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한 권의 설명이 끝나면 뒤쪽엔 같은 주제의 다른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집에 있는 책이나 주변에서 좀더 쉽게 구해 읽어볼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한 주제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다 나눴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겐 다양한 책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도 같은 주제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독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타입의 책이 다 다르므로 다양하게 읽혀보고 같은 주제라도 좀더 좋아하는 류의 책을 골라줄 필요도 있다.

 

 

글씨를 쓸 수 있는 7~9,10세의 아이들이라면 뒷페이지의 활동도 해볼만 하다. 책을 읽고 꼭 독서 감상문이 아닐 간단히 책에 대해, 자신이 공감한 부분에 대해, 그리고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준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두 아이를 길다 보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큰 아이를 키우던 때와는 또 사회가 달라졌고 가르쳐야 하는 교육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역시 독서다. 어떤 책을 읽느냐보다는 어떻게 아이와 책을 읽는가가 더 중요하다. 진심으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즐기는 것, 아이에게 100% 집중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 그것이 바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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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이야기 세계사
루스 브로클허스트 외 지음, 애덤 라컴 그림, 양혜진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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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에는 한국사도, 세계사도 정말 싫었다. 그저 외워야 하는 것으로만 느껴졌고 세계 지리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도대체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사는 그저 통째로 외워야 하는 과목이었다. 외우는 데 자신이 없으니, 그저 버리는 과목 중 하나가 바로 역사였다.

 

성인이 되면서 아는 것이 저절로 생기기도 하고 좀더 다양한 책을 읽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 때문에 역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역사는 절대로 암기 과목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하는 것들도 있겠지만 역사는 우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하는 부분과 세부적으로 들어가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생각한다.

 

이번에 접한 어스본 세계사 책은 그야말로 <한 권으로 끝내는 이야기 세계사>이다. 어스본이 가진 장점답게 무척 화려함을 뽐낸다. 글과 그림이 거의 반반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지루할 틈이 없다.

 

 

무엇보다 지도가 색색별로 구분되어 설명해 주고 있어 아이들이 전체적으로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예쁘다. 그야말로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는 것이다. 이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무엇보다 책을 먼저 읽혀야 하는 것이 큰 숙제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니 말이다.

 

 

 

 

고대, 중세, 근세, 현대로 크게 나뉘어 있는데, 이렇게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한 번에 정리해 주는 연표가 있어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다. 암기도 반복에 의한 것이니 이렇게 여러 번 읽고 바라보며 정리하면 굳이 따로 외우지 않아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외국에서 바라본 세계사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분량이 너무 적다는 점인데,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은 크게 다루면서도 우리는 일제강점기 시기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이야기 세계사>는 그야말로 큰 틀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만약 이 책을 읽고 좀 더 궁금한 부분이 생긴다면 당연히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을 찾아보고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내용을 더해가야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세계사 책을 읽어왔는데 조금 다른 시각으로 다른 부분을 설명해주는 책으로 느껴졌다. 전체적인 큰 틀은 같지만 책마다 특징과 중요시하는 부분이 다르다. 그런 면에서 어스본의 <이야기 세계사>는 세계사를 재미있게 접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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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대폰 속의 슈퍼스파이 - 스마트한 만큼 오싹해진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1
타니아 로이드 치, 벨 뷔트리히, 임경희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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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유명 업체들의 해킹 사실이 심심찮게 들린다. 처음 그런 해킹으로 각 개인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을 때는 온 국민이 들썩거렸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최근의 그런 소식들은 '또?' 하는 정도로 여겨지고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지나가는 느낌이 없지 않다. 개인 정보 유출이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서가 아닐 것이다. 그저 뚜렷한 방법이 없어보이고 그런 해킹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피해 사실에 익숙해져 버린 건 아닐까. 요즘 선거일을 앞두고 끝도 없이 울리는 홍보 문자에 예민해지고서야 혹시 그런 개인 정보 유출이 이렇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짜증만 부릴 뿐이다.

<내 휴대폰 속의 슈퍼 스파이>는, 핸드폰을 장년층보다 훨씬 더 익숙하고 한몸인 듯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는 것들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세계,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각종 사건이나 이슈들을 예로 들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한동안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큰 이슈가 되면서 얼마나 가까이, 우리 삶 속에 스마트함이 들어올지 이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결국 이 사회는 스마트한 삶으로 변화할 것이고 그것에 맞춰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다. 일순 들어보면 하나하나 손으로 했던 일들이 알아서, 아주 편하게 로봇들이 알아서 해준다면 정말 게으름뱅이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면의 일들에 대해서도 대책은 되어 있는 것인지, 걱정도 된다.

쇼핑몰에 내가 원하는 물건을 검색만 해도 그 다음 다른 검색을 할 때에도 내가 검색했던 물거들의 광고 페이지가 뜨곤 한다. 그야말로 정보으 홍수다. 지금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종류의 물건을 보여주는 광고를 보면 일순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싹한 경계서까지 바싹 다가가되, 그 선을 넘지 않는 거, 그것이 바로 구글의 방침입니다."...12p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까지도, 이 스마트한 시스템 때문에 알려지는 건 아닌지, 원하지 않는데도 내가 나도 모르게 강요받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스마트한 세상으로 좋은 점도 있다. 10년이 넘게 미해결 사건이었던 사건의 범인이 잡히기도 하고 그저 주차되어 있었을 뿐인 자동차 블랙 박스를 통해 알려지는 진실도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나의 무언가가 다른 이들에 의해 이용되는 건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기술 자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 같은 기술로도 전혀 다른 사회가 만들어진다. 19세기 산업 혁명 시대에 등장한 증기 엔진 기술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파시즘 사회 등 여러 사회를 만들었듯이. 결국은 인간의 마음이 어떤 이야기를 만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기술의 방향, 더 나아가 사회의 운며까지 결정할 것이다."...67p

그래서 의심 없이 스마트함에 익숙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각성이 필요하다. 그 위험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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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공부 - 책에 살고 책에 죽다
이인호 지음 / 유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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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는, 단연 10대이다. 많은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고 간접 경험을 통해 생각을 키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열심히 궁리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이 10대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주변과 어울려 놀고 싶은 것도 많기 때문에 자기 만의 공부에 매진하기가 쉽지 않다. 나 또한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이 대학교 졸업을 앞둔 몇 개월 전이었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지! 졸업하니 당연한 듯 한동안 공부를 손에서 놓게 되었는데 몇 년 전부터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다. 15년이 지나 시작한 공부는, 쉽지 않았다. 예전처럼 기억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할 시간도 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집어넣을 수밖에. 그럼에도 몇 년이 흐르고 다시 공부의 참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서 좀 더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에 관심이 생겼다.

 

안소영 작가의 <책만 읽는 바보>를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인호 교수의 <책벌레의 공부>는 작가 전공을 살려 중국 선현들의 공부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사실 중국 고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조금씩 중국 사자성어에 관련된 책이나 중국 역사책 정도는 읽은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논어>나 <명심보감> 같은 책은 본격적으로 읽어보지 못했고 은연중에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주변 이야기들을 읽는 것이 즐겁다. <책벌레의 공부>는 그런 나에게 즐거움과 공부하고 싶은 열정을 일깨워 준 책이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공부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각자에겐 자신이 처한 환경과 자신이 지닌 배경지식이 다르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법은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공부법을 아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책은 어떤 방법을 나눠서 체계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읽고 있자니 중국 선현들이 하시는 말씀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선, 처절하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 쉬면서 설렁설렁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두 번 다시 읽지 못할 각오로 책을 씹듯이 읽어야 하고 머리에 넣어야 한다. 한 번 읽어 이해되지 않으면 수백 번이라고 읽어 이해되게 한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 대신 틈 날 때마다, 꾸준히 읽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다.

 

"책을 잘 읽는 자는 항상 부족을 느껴 지혜로워지는데, 책을 잘못 읽는 자는 항상 자부심이 넘쳐 어리석어진다."...120p

 

책 좀 읽는다고 자만했던 적이 있었다. 하루에도 끝없이 쏟아지는 책을 모두 읽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에 쩔쩔 매던 때도 있었다. 최근엔 좋은 책을 골라 시간 될 때마다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내 삶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고 노력한다. 공부는 끝이 없다. 내 일을 위한 독서도 필요하지만 틈틈이 나 자신의 성숙을 위한 독서를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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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4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송무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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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책이 있다. 분명 내용도 다 알고 심지어 기억하는 문장도 있는데, 막상 읽어 보니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닫게 되는 책. 우리 집엔 윌리엄 셰익스피어 책이 2권이나 있고 그 두 권의 책에는 동히 <햄릿>이 들어가 있어 당연하게, 이 작품을 읽었는 줄로만 알았다.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유명한 책이고 굉장히 중요한 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놀랐는지.

 

희곡을 읽는 재미는 남다르다. 눈으로 읽고 있지만 보는 듯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들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반면, 연극이라면 등장인물의 지나칠 만한 대사들을 곱씹으며 읽고 또 읽을 수 있다.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훨씬 더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의 갈등에 함께 고민하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햄릿>은 엘시노 성의 망대에서부터 시작된다. 경계 근무를 서고 있던 군인들 앞에 등장하는 한 유령. 같은 시각에 나타나는 이 유령은 얼마 전 죽은 전 국왕이다. 다가오진 않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 유령으로 인해 군인들은 두려움에 떨고 전 국왕의 아들이었던 햄릿 왕자에게 알리기로 한다. 현재 국왕은 햄릿 왕자의 숙부였는데 국왕이 죽은 뒤 왕비와 결혼 후 지금의 국왕이 되어 햄릿의 새아버지이기도 하다. 햄릿은 국왕이나 어머니인 왕비, 신하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동시에 독백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토로한다. <햄릿> 전 작품을 통해 줄거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햄릿 왕자의 독백이다. 자신이 현 국왕과 왕비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유령을 만난 후 종용되는 복수와 인간으로서 지켜야만 하는 도리 사이의 갈등을 이 독백을 통해 드러낸다.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고 큰 비극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기도 하면서.

 

"부정한 짓은 온 세상 흙으로 덮어 감추어도 결국은 드러나고 말 것이다."...29p

 

나쁜 짓을 하고 발 뻗고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저 머릿속에만 있던 <햄릿>과 이번에 <햄릿>을 읽으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면서도 또다른 나쁜 일을 벌이려는 왕, 클로디어스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제 5막 비극의 종말도 마찬가지다. 그저 햄릿의 복수로만 끝날 줄 알았던 결말은 그야말로 파국으로 끝난다.

 

빨려들어갈 듯이 책을 모두 읽고 나서야, "사는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그 유명한 대사는 어디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찾아 읽었다.

 

"이대로 살아, 아니면 죽어 없어져, 그게 문제야. 어떤 게 더 고결한 일일까?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받으면서 그냥 참고 견디는 것, 아니면 세상의 고통과 맞싸워 이겨서 그것들을 끝장내 버리는 것. 죽는 건 잠드는 것. 그뿐이겠지."...86p

 

한 번의 정독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지 않지만 조금 더 천천히 음미할 필요가 느껴졌고, 다양한 방법으로 <햄릿>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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