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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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이 한 권 있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그림책인데도 이 한 권에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담겨 있는데,

나도 재밌게 읽었지만 아이는 훨씬 더 좋아하는 책이다.

특히 사과를 다른 말로 부르는 부분은 읽고 읽고 또 읽는다.

그래서인지 내게도 언제부터인가 "요시타케 신스케"라는 작가가 머릿속에 콕! 박혔다.

그런데 최근 이 작가의 책이 연달아 출간되었다.

그 중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여태까지 이 작가의 책들은 그림책이거나 동화책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은 이 작가의 에세이이다.

작품 작업 하기 전 일상 생활을 하며 생각날 때마다 스케치 했던 것들을 떼어

그때 왜, 어떤 생각을 하며 이런 스케치를 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그런데 그가 앞부분 "이야기를 시작하며"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긴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 같다.

단순화된 그림과 짧은 설명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탄하게 했던 그의 이야기는

이 책의 자기 이야기에서는 재미가 없어진다.



각 챕터마다 스케치 그림과 짧은 글이 자리잡고

그 후 그 스케치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스케치에선 "우와~"하다가도

설명부분에선 따분해지는 거다.

또...

뒷부분 스케치를 하는 이유가

재미있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계속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너무 내밀한, TMI를 보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좀...

찜찜하다고 해야 할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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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레베카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 지음, 유기훈 그림, 박상은 옮김 / &(앤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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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서평을 통해 적었지만 <빨강머리 앤>은 내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책이었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앤의 말, 생각, 행동이 정말 좋았다. 8, 9권으로 넘어서며 엄마가 된 앤은 내가 되고자 하는 롤모델이었다. 비록 그렇게 자상한 엄마는 되지 못했지만. 신간 소식을 접하다 "캐나다에 앤이 있다면 미국에는 레베카가 있었다"라거나 "빨강머리 앤보다 5년 먼저 출간된 책"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나의 친구 레베카>를 읽으며 자연스레 <빨강머리 앤>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초반부 레베카가 여행으로 시작해서 콥 아저씨의 마차를 타고 벽돌집으로 향하는 장면은 그린 게이블스의 초록지붕 집으로 향하는 앤과 오버랩 된다. 마릴라와 매슈 대신 미란다와 제인 이모인 것과 앤에겐 부모가 없지만 레베카에겐 엄마와 돌보아야 할 형제가 6이나 있다는 것만 빼면 설정은 거의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다 보면 앤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도 레베카라는 인물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져 앤과 전혀 다른 인물로 정확하게 인식되기 때문일 터이다. 조잘조잘 말도 잘하고 끝도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누구에게나 배려할 줄 아는 이 아이는 다소 경직되고 무거웠던 벽돌집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레베카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위안이 된다. 특히 챕터 중간중간 레베카가 했던 문구들이 이렇게, 일러스트와 함께 보여주는 페이지는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된다. 


앤의 영원한 단짝 다이애나와 같은 레베카의 단짝 엠마 제인의 충성스러운 우정이나 열성적인 사랑과 애정을 아끼지 않는 콥아저씨 내외, 벽돌집의 유일한 숨통이었던 제인 이모의 조용한 지원 등은 레베카가 힘들 때마다 더욱 빛을 발한다. 


"리버버러가 곧 세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작은 구멍은 되었으며, 작은 구멍이라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더 나았다. "...242p


다시 한 번 <빨강머리 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설정은 비슷했지만 전혀 다른 인물로, 전혀 다른 감동을 안겨준 레베카의 이야기는 "이야기"의 힘보다는 인물들의 매력(앤과의 비교가 아니다)과 레베카가 쓴 이야기와 시의 매력이 훨씬 크다고 해야겠다. 따라서 <나의 친구 레베카>도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었지만 간혹 건너뛰는 이야기에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결말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지도. <빨강머리 앤>처럼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삶이 잘 드러나 개인적으론 좋았다. 


#나의친구레베카 #케이트더글러스위긴 #&앤드 #도서관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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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과 너무도 비슷한 시작과 비슷한 캐릭터.
레베카에겐 엄마가 있지만 멀고 마리아처럼 속 깊은 아주머니보다 엄격하고 냉정한 미란다 이모로 인해 더 가슴아프게 느껴진다.


그는 속으로 외쳤다.
‘전능하신 주님! 어떻게 저런 아이를 괴롭히고 학대할 수있을까요! 물론 정확하게는 학대가 아닌 것을 압니다. 혹은코끼리처럼 무딘 아이들에게는 학대가 아닐 테지요. 하지만 저 반딧불이같이 작고 가녀린 아이에게는 심한 말이 채찍과도 같습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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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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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시리즈는 지난번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에 이어 두번째이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로 서울대 교수진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엄선하여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양과 삶에 품격을 더하는 지식을 제공한다(책 날개 발췌)는 목적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흥미있는 분야라면 자신의 깊이를 위해 시도해 볼 만 하다. 


이번에 관심을 갖고 읽은 책은 "고전"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홍진호 작가가 고전은 뭇조건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대표적인 독일 작가 4명의 대표 작품을 엄선하여 하나씩 설명해 준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부터 시작해서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과 후고 폰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를 거쳐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시골의사>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철저하게 "해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은 개인의 경험이 중요하고 읽는 이의 마음대로 받아들여도 무방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이들을 거쳐 인정받고 읽혀 온 고전의 경우는 해석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독서가 가능하고 그렇게 됐을 때 좀더 확장된 자신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해석이 쉽지가 않다. 특히 고전의 경우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모든 것이 다른 배경에서 씌여졌기 때문에 그 작품이 씌여진 시대적 배경이나 그 지역의 역사, 문화 등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해진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무엇보다 작가의 일생을 먼저 챙겨보는 편이지만 그것만으로 그 시대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좀더 능동적인 책읽기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확장된 독서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은 독일 문학의 중심이 된 4명의 작가와 작품을 통해 대부분의 독일 작품을 해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역시나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사실 세계사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고전 읽기가 훨씬 수월해졌지만 철학의 경우는 좀처럼 손에 와닿지가 않는다. 그런데 괴테의 작품이나 호프만스탈의 작품 등은 철학과 정신분석 등의 기초 지식 없이는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이 일치하여 책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 얻게 되는 즐거움은 두 배, 세 배가 된다. 


개인적으론 <데미안>을 읽을 때 그랬다. 처음 <데미안>을 접했을 때가 중학생 때. 이땐 읽다가 하도 졸아서 집어던졌던 책이다. 그런 책을 수업을 위해 다시 잡은 것이 약 10년 전 쯤. 그때는 세계사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였고 헤르만 헤세의 작품도 <데미안>이 유일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후 <수레바퀴 아래서>나 헤르만 헤세의 일생이나 그의 정신 세계를 담은 책들을 읽어오며 <데미안>도 7독을 하게 됐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찾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의식하며 <데미안>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고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선 <데미안>을 통해 문학작품은 '해석'을 거쳐야만 진정한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통해 한 작품이 여러 해석의 층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또 <672번째 밤의 동화>를 통해서는 복잡한 해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와도 같은 작품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독자가 정보나 경험의 부족으로 해석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해석이 불가능한 작품이라면 어떨까?"...244p


<672번째 밤의 동화>를 설명하며 작가도 말하지만 네 편의 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로 이 책을 읽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나는 아직도 책은 개인의 경험과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어떤 유명한 책을 읽어야 하고 그 책을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고 정해놓는 것보단 마음에 든느 책을 읽고 더 이해하기 위해 확장된 독서를 함으로써 조금씩 가까워지는 공부법을 추천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속 작품들 대부분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은 꽤나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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