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기차의 비밀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도서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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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브리짓 밴더퍼프"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제 1권이었던 "제빵사 구출 작전"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1권이었던 만큼 시리즈의 배경이나 설정 등이 나왔음에도 전혀 지루하거나 하지 않았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로써 역할을 다 한 듯하다.

고아원에서 원장의 어마무시한 학대를 받으며 버텨오던 브리짓의 고아원 탈출 작전이었던 "제빵사 구출 작전"은 제빵사 밴더퍼프에게 브리짓이 입양되고 원장을 물리침으로써 1권이 마무리되었다. 말도 안되는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모든 재능을 이용해 밝게 살아오던 브리짓이 진정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의 길만 남았나 보다 싶은 순간, 두 번째 책이 시작된다.

무엇이든 다 잘 하는 브리짓이 딱 하나 못하는 것이 제빵이었으나 브리짓이 만들면 제빵 또한 무기가 되는 법! 평온한 벨온시 마을에 유령 기차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파헤치러 브리짓이 나서고 이번에도 벨온시 시민들을 구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브리짓 밴더퍼프" 시리즈를 읽는 기쁨은 특별하다. 우선 밴더퍼프 제빵사가 만드는 다양한 빵에 대한 묘사로 절로 입맛이 돈다는 사실! 그러고 나면 브리짓이 만들어내는 말도 안되고 웃기는 실패작 아닌 빵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뿐인가! 악당을 쫓아 미스테리를 풀고 물리치는 과정에서 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가니~, 브리짓과 톰, 파스칼에게 절로 공감이 가 함께 모험을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행복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온전히 사랑받고 제대로 교육받으며 마음껏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증명해보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 이유 없이 배제당하고 무시당한 경험은 평생 아픔이 될지도 모른다. 브리짓의 모험 이야기를 따라 한껏 흥분하다 보면 아주 시원~해지는 기분이 느껴지는 이유는, 마치 나를 대신하여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2주에 한 번씩 축제가 열리는 벨온시에서 다음엔 또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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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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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밤 12시가 되면 학교 앞 연못의 동상이 움직인대~"라는 학교 괴담은 어느 학교나 몇 개씩 전해지곤 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엔 그런 게 없나 했더니 그렇지도 않다. 연못도 없고, 동상도 없지만 지하실 괴담이라거나 시계 괴담 같은 건 아직도 존재하나 보다. 처음 <밤의 학교>라는 제목을 들었을 땐 바로 그 괴담이 생각났다. 한밤 중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니~ 얼마나 흥미진진할까!

지환은 고등학생으로 시를 짓는 걸 좋아하고 친구 기웅이와 실체 엽서 모으는 걸 취미로 삼고 있다. 어느 날 얻게 된 한 실체 엽서에서부터 기묘한 일이 자꾸 생긴다. 일어났으나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보았지만 나만 본 일들이다. 잘못 봤겠지~ 하던 중 친구의 꾐으로 학교에서 자게 된 어느 날, 지환은 학교에서 자신도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 일에 휘말리게 된 사실을 깨닫는다. 과연, 이 밤의 학교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

소설의 초반에는 실체 엽서가 등장하고 갑자기 희곡이 나오고 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 헷갈렸다. 하지만 조금의 상상력만 있다면 그 희곡이 지환이 쓴 희곡이고 아이들이 공연하게 될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구성이 굉장히 독특하다. 지환이 겪는 여러가지 일들과 희곡이 번갈아가면서 서로를 보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과연 몇이나 이해할까 싶어 조금 아쉽기는 했다)

밤의 학교에서는 권기옥에서부터 시작해 윤동주와 안중근, 김구까지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립운동에 헌실한 여러 의인들이 동시에 등장한다. 여러 시대를 거쳐 일어난 일들이 마치 한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그 과정을 통해 지환과 친구들은 자신들이 잘 몰랐던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는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 또한 마찬가지다.

"잊지 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156p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은 우리 역사를 그저 공부라고만 치부해버린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도 대비할 수 있다는 말 쯤은 아이들에게 그저 말도 안되는 꼰대들의 잔소리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를 제대로 모르고서야 어찌 세계에서 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바로 우리의 정체성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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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동물 친구들 - 폭식하는 알바트로스와 히치하이커 애벌레
제럴드 더럴 지음, 김석희 옮김 / 우리학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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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시간보다 책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 유튜브, 각종 블로그 등을 살피는 시간이 더 많다 보니 읽고 싶은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더불어 필요한 참고서나 책을 살 때마다 조금씩 끼워서 집에 쌓아놓는 편. ㅋㅋㅋ 나와 수업하는 친구들은 과연 저 선생님 뒤에 장식된 책들이 어떤 순서로 언제쯤 결국 읽힐 것인가를 두고 토론도 한다. 처음엔 분명 기억하고 있었지만 구비했다고 바로 읽는 편이 아니기에ㅠㅠ 결국 시간은 흐르고 내 기억은 저 멀리~~~!

<나의 특별한 동물 친구들>은 아마도 TV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송은이 MC의 "북유럽"을 통해서였던 것 같은데 다시 대강 찾아보니 못 찾겠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중고로 구입해서 처음부터 책등이 바랜 책이었지만 그래도 "동물"이라는 글씨가 언제나 흐믓하게 해서 결국 이번에는 완독! 읽는 내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저자 제럴드 더럴은 동물학자이다. 동물원을 설립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동물원에서 양육한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야생동물 보호 방법을 개척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동물은 키우고 싶고(보호하고 싶고) 돈은 들고~ 해서 소설가가 된 형의 조언에 따라 옛 기억을 되살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되고 그것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자신의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바로 그 책이 <나의 특별한 동물 친구들>이다. 저자가 어린 시절 항상 비가 오고 싸늘한 날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가족이 그리스의 코르푸 섬으로 떠나 지낸 5년 간의 이야기로,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한 네 남매와 강인하지만 낭만적인 어머니만으로도 즐거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있는 제럴드, 즉 제리의 남다른 동물 사랑이 더해져 자연 속에서 매일을 쏘다니던 제리의 다양한 관찰과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견딜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와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폭소대작전이다.

예민하다 못해 시니컬한 첫째 형 래리의 구박이 있어도, 자신을 지지해 주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제리는 거북이, 애벌레, 거미와 까치, 전갈, 검은등 갈매기 등 정말로 다양한 동물들을 키우기에 이른다. 가족들은 결국 방 하나를 동물원처럼 꾸밀 수 있도록 내주기도 하면서 그들과의 동거에 들어간다. 그리스라는 낭만적이고 푸근한 시골 마을에서 이 개성 강한 가족이 지내는 이야기는 정말로 꿈 속의 동화같다. 이런 시절을 보낸다면 동물원장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껏 탐색하고 마음껏 관찰하며 지낸 이 꿈같은 5년은 제리의 단단한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읽는 내내 부러워하며 읽었다. 그저 다른 나라에서 여유만만 보내는 이들의 상황이 아니라 그럴 수 있는 마음 속 여유가 부러웠다. 다른 책도 낸 것 같은데 국내에는 아쉽게도 이 한 권의 책밖에 없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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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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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선명한 세계사"라니,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이 책은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세계사인 것이다. 사진 자료이므로 고대부터 중세는 없다. 사진기가 만들어진 1850년대 자료부터 시작하여 1960년대까지만 설명한다. 그 중 1권은 1910년대까지다. 그러니 사실 세계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근대, 현대사"이다.

그렇게 읽기 시작하면 또 하나 의문이 든다. 처음 사진기가 나왔을 땐, 모두 흑백이었을 텐데, 이 책 속의 사진들은 모두 컬러다. 앞부분 설명을 보면 매우 많은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하나하나 색을 살려냈다고 한다. 그냥 마음에 드는 색을 칠한 것이 아니라 이 또한 원래 사진에 맞을 만한 자료를 수십, 수백 장을 찾아 원래의 색을 하나씩 덧입히는 작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은 그냥 세계사 책이 아니다.




사진의 출처 또한 마찬가지다. 역사란 이긴 자의 기록이나 유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사진들(개인, 우편 엽서용,

대중 잡지용 등) 사진들을 모아 역사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사진은 이미지이기 때문에 그 어떤 설명보다 각인 효과가 크다. 하나의 큰 통사는 아니지만 각각의 사진이 설명하는 것들을 이어서 읽다 보면 어느새 근현대에 이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상상하게 된다. 교과서 속 단편적인 사진들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사진을 통해 바로 이 시대의 바로 얼마 전이었던 시대를 추측해볼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며, 때로는 가슴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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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인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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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첫 책은 <나를 보내지 마>였다. 꽤 오래 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어릴 적 읽던 SF 이후, 책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푹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접한 작품이 <클라라와 태양>이다. 나이를 먹은 만큼 비슷한 SF여도 너무나 크게 인간성이 다가왔다. 그러니 이제 이 작가의 작품은 무조건 읽는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파주 출판 단지에서 하루를 묵고 다른 서점을 기웃거리다 한 중고 서점에서 발견한 <파묻힌 거인>은 내게 지금까지 읽었던 SF를 빙자한 인간성과 상실에 대한 아픔이 주제겠지~했던 예측을 완전히 깨부쉈다. SF는 커녕 용과 도깨비가 등장하고 아서 왕의 시대를(살짝 뒤이긴 하지만)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영웅 소설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노부부 한 쌍이기 때문이다.

브리튼 족 마을에서 안개에 싸인 듯 희미한 기억만으로 서로에게 의지한 채 살아가던 노부부는, 마을을 지나가는 한 여성에게 어떤 말을 들은 이후 자신들의 아들을 방문하기 위해 긴 여정길에 오른다. 하지만 이들은 기억하는 것이 거의 없다. 어딘가에 있을 아들을 향해 그저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그런 와중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색슨족 마을에서의 사건, 다른 길에서 들은 이야기들 등을 통해 자신들의 기억을 흐리는 원인이 이 근방의 용 케리그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그 용을 죽여야만 기억을 되찾으므로 용을 죽이기 위한 여정으로 바뀌는 듯 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마치 영웅 소설인 듯 흘러간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석연치 않은 느낌이 거세지고 결국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망각"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두 사람만의 망각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색슨족과 브리튼족의 싸움에서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 그 사실을 잊게 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한때 위대한 협상가였던 엑슬과 그 부인이 기억하고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독자는 천천히 알아가며 과연 "망각"이 나쁘기만 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제기한다.

내가 기억하는 과거는 대부분 좋은 추억들이다. 물론 가슴에 비수가 꽂히듯 잊혀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곱씹고 곱씹는 타입이 아니어서 거의 잊히듯 한쪽에 숨겨져 있다. 현재에 충실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잊고 지내기도 한다. 때로는 망각이 우리를 나아가게 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들춰서 세세히 따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더 행복한 어느 날을 위해 때로는 잊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잘못한 입장에선 좀 다르다. 그들은 잊지 않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니, 다시 생각 해도 역시 가즈오 이시구로는 뛰어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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