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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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둔 엄마로서, 뉴스를 볼 때마다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점점 더 무서워지는 학원 폭력과 왕따 문제 같은 소식에 지레 겁부터 먹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분명 우리 때(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몇십 년 전)에도 그와 비슷한 사건 사고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딱히 무어라 이름지어지지는 않았지만 반에서 유난히 폭력적인 아이들이 있었고, 반 아이들은 어떤 한 아이를 따돌리곤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해서 같은 학교에 다니며 몇 번이나 같은 반을 지냈던 한 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그랬고,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다니면서까지 어떤 반에 들어가든 그 아이는 계속해서 "왕따"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그 아이가 <<친구가 되기 5분 전>>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그렇게나 오랜 시간동안 반 전체 아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단 한 번도 기가 죽어보이지 않고 당당해 보였던 그 아이. 그 아이가 나였다면 단 하루도 견뎌내지 못했을텐데, 도대체 어떻게 지내온건지... 무척 궁금해진다. 그 아이에게도 에미의 "유카"같은 존재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이미 그 아이는 마음 속의 "복슬강아지 구름"을 지니고 있었던 걸까?

<<친구가 되기 5분 전>>은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다쳐 장애를 안게 된 에미와 그녀의 평생 친구 유카, 그리고 그녀들의 주위 사람들에 대한 어떤 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순간이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계기로 삶을 살아가는 폭이 넓어지는 사건이나 사고가 될 수도 있다. 처음엔 "에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유카와 그녀들의 동급생들의 이야기, 중간중간 에미 동생 후미군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로 세월이 점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모든 공통점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의 이야기라는 것. 그 사이 그들은 "친구" 사이의 관계로 고민한다. 

라이벌에서 둘도 없는 친구의 관계로 바뀌기도 하고, 예전엔 친했지만 이젠 더이상 가까이 할 수 없을만큼 다른 세계가 되어버려 고민하기도 하고, '모두'에게 버림받지 않으려 노력할수록 점점 왕따가 되어가는 자신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는 등, 그 또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생각과 고민, 관계를 아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 놓았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고민과 친구들과의 관계가 그때에만 집중되고 그 이후에 어른이 된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노련미를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고민하며 헤매고 있다. 

평생을 함께 할 친구를 가진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다. <<친구가 되기 5분 전>>에는 "친구"라는 메세지가 아주 강력하다. "모두" 속의 하나가 되기보다는 "하나"만을 위한 친구가 되자는 것과 지금은 끝도 없을 것 같이 느껴지는 이 시기가 사실은 인생에서 아주 짧은 시간이라는 것. 그러니 매우 소중히 간직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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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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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 불편함은 어디서 오는걸까? 내 삶의 저 밑바닥에서, 내가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현실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지.... 그동안 나도 모르게 회피하고 모른척 해 왔던 것들이 확연히 드러나자 난 당황했다. 

"난 지금 무얼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혹은...
"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하는 물음 같은 것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에 등장하는 주인공 여성들이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과 그들의 고민은 너무나 뚜렷하게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각자가 자라온 환경과 그들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배경, 성격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그들 모두는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그녀들 스스로가 황폐해지고 그녀들 자신으로서의 "나"가 없다는 것이다.  바로 자아 정체성의 상실. 아내로서의, 엄마로서의 나만 존재하는 이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나"로서의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하는 물음, 말이다.

어렸을 적 꽤 똑똑하다는 소리도 듣고, 크면 어떤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를 받았지만 지금은 남편의 직장을 따라 자신의 직장도 옮겨다니며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줄리엣은 "남편"이라는 이기적인 존재에 가려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자신이 꿈꾸는 완벽한 삶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온 어맨다는 목표를 이루지만,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에 실망하며 자신의 현재 자리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솔리는 어떤가. 출산과 육아를 반복하며 계속되는 일상에 지친 그녀는 잊고있던 자신의 여성성을 찾고자 한다. 이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원했지만 오히려 절망을 안겨준 메이지도 있고, 알링턴파크에서(런던이나 더욱 시골이 아닌, 바로 알링턴파크 - 중산층의 삶을 대변하는-였기 때문에) 완벽한 삶을 준비하고 꿈꾸는 크리스틴도 있다.

"아이의 그네를 밀어 주는 엄마들은 볼이 빨갛게 상기된 채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들은 혼란스럽고 쓸쓸해 보였다. 마치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188p

그녀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이 권태롭다. 남편과의 관계, 아이들은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지긋지긋하다. 자신을 옭아매는 이런 관계들만 없다면 자신들도 사회에 나가 더 열심히 완벽하게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의 이런 관계들은 자신들을 지치게만 한다. 그래서 그녀들은 서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쇼핑을 나간다. 어쩜 이리도 바로 우리의 삶과 한치도 다르지가 않은지.... 그녀들끼리의 만남(커피 모임과 쇼핑을 포함해서..)도 성공적이지가 않다. 자신들의 허무함과 좌절을 메우지도 못하고 겉바퀴만 맴돌뿐이다. 

빠져나가고 싶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처럼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모험을 하기에는 겁이 난다. 하지만 그녀들은 조금씩의 변화를 통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정된 길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해 주고 싶었다. 책임감과 올바른 길 안내가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가치 있는 것을 지키면서 그와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자신이 가진 것도 돌봐야 하지만, 동시에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런 이유로,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걱정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계속 앞으로나아가며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고 절대 한게를 두어서는 안 된다."...304p

우리의 어머니들도 그렇고 현재의 나나 나의 동지들, 그리고 내 딸들....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다가간다면 조금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지 못한 남자들은 이 책을 죽어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란 생각에 무언가 장난스러운 비밀을 간직한 기분이다. 커피 마시러 몰려다니는 주부들을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남편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인들을 조금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남편이 있다면 그 가정은 분명 행복한 가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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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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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거의 대부분을 <나는 전설이다>에서 묘사되었던 그 황량한 도시의 거리...를 떠올렸다. 
그래! 세상이,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되겠구나...하는 느낌.
아버지와 아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다. 
다른 동물들도, 식물들도 그 어떤 생명체도 만날 수가 없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것은 기쁨이 되지 않고 그들만의 또다른 전쟁이 시작된다.
먹을 것도 없고 살아가기 힘든 그곳에서 자신들만이 살기 위한 자신들만을 위한 투쟁.

사실 처음 책을 집어들고 아무 사전지식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서는, 난 계속해서 어떤 "사건"을 기다렸다.
내가 좋아하는 재난 영화와 같은, 혹은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공포소설 속의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고 2/3 지점을 읽을 때까지도 그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계속해서 그 길을 걸어갈 뿐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 바다를 향해, 또 다른 곳을 향해 계속 걸어간다.

그 자체가 공포로 다가온다.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고, 살기위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그 상황이 그들에게, 또 내게, 읽는 독자들에게는 공포이다.
"남자는 자신이 위험하게도 이 횡재를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에도 했던 말을 했다. 행운이란 이런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 남자는 거의 매일 밤 어둠 속에 누워 죽은 자들을 부러워했다."...260p
아들이 없고 자신만 있었다면 벌써 포기했을 목숨.
망가진 세계가 되기 전의 세계를 알고 있는 남자로서는 지금 엉망이 되어 그 무엇하나 생명의 불씨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 세계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지옥이고 고통이다.

자신이 살아남고자 하는 의욕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를 원하는 아들과 아들과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이기적인 남자.
누가 옳고 그른지, 누가 착한 사람이고 누가 악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행성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저 모든 것이 불타버렸고, 하늘에서는 끝도없는 재가 내린다.
과연 이 행성에 "희망"은 있는걸까?

"한때 산의 냇물에 송어가 있었다.....(중략) .....등에는 벌레 먹은 자국 같은 문양이 있었다. 생성되어가는 세계의 지도였다. 지도와 미로. 되돌릴 수 없는 것, 다시는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을 그린 지도. 송어가 사는 깊은 골짜기에는 모든 것이 인간보다 오래되었으며, 그들은 콧노래로 신비를 흥얼거렸다."...3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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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놀이터 2 - 마음껏 만들고, 색칠하고, 스티커 붙여요!, 창의력을 길러 주는 신나는 놀이책 미술 놀이터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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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무엇이든 오리고, 만들고, 색칠하고, 낙서하고...그러면서 자란다. 
그 많은 호기심과 창의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오리고 붙이기, 만들기, 색칠공부 책 등을 사 주었다. 
색칠하는 책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사주고 2~3일 후면... 끝나버린다. 
하루에 몇 장 조금씩 나누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종일 붙잡고 씨름하고나면 벌써 한 권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엄마로서는...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

그런데, <<미술놀이터>>는 일단 정~말 두껍다.^^
다른 책 2~3권을 합쳐놓은 듯한 두께가 일단 마음에 든다.
왠지 해도해도 끝나지 않을 듯한 느낌?^^
게다가 그 안에는 제목 그대로 "미술"이라고 부를만한 모든 것들이 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미술로 노는 "놀이터"인 것이다.

** 색칠하기 **
미술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색칠하기.

   
--> 아주 단순한 선과 색을 유도해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이용할 수 있다.
--> 맞는 색깔에 맞춰 색칠하기 등 다양한 색칠 방법을 유도한다.

    
 --> 지은양에게는 조금 단순하게 느껴졌는지, 스스로 모자이크식으로 나누어 색칠을 했다.
 --> 한가지 재료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색칠을 할 수 있다.

** 스티커 붙이기 **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티커 붙이기로 협응력도 키우고, 맞는 곳에 알맞은 스티커를 찾아 붙이므로 인지력도 키울 수 있다.

  


** 만들기 **
오리고, 접고 붙여서 여러가지 것들을 만들어 본다.
아주 쉬운 것들부터 조금 어려운 것들까지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가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서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 선 긋기 **
미술과 글씨쓰기에 가장 기초가 되는 선 긋기를 응용한 연습도 할 수 있다.

 

** 다양한 기법 **
검정 크레파스로 색칠한 다음, 긁어내는 긁어내기나 나뭇잎, 동전 등을 문질러 무늬를 내는 문지르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그 외,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뒷장을 이용한 활용법이다.
오리는 장을 제외한 다른 장들은 뒷장을 이용하여, 미로찾기나 틀린그림 찾기, 혹은 같은 묶음 만들기, 여러 개 중에 다른 것 찾기 등 집중력을 기를 수 있게 하였다. 

  

다양한 미술을 즐기며 아이는 즐겁게 놀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으로 한층 더 자라날 것이다.
금방 하고 치워놓는 종이가 아니라 조금씩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하고 싶은 것을 골라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다.
엄마가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다양한 방법들도 제시해주고, 연필을 사용하는 다양한 벙법들도 나와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계~속 같은 것만 하며 지루해하지 않아 좋았다.
기분에 따라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장을 고를 수 있는 것이 좋았나보다.^^
앞으로 한동안은 심심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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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과 더불어, 삼신할머니의 기원과 아기가 얼마나 소중하게 우리에게 오는지를 알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삼신할머니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를 가지려고 준비중이거나 임신 중인 어머니들이 읽는 책.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앞이마는 해를 그린 듯 

  뒤이마는 달을 그린 듯 

  눈은 붓으로 그린 듯 

  코는 젓가락으로 집은 듯 

  입은 은가위로 자른 듯한 아기가 눈에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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