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식 프라임 - 청소년을 위한 통합사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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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자기 자신에게서 영역을 넓혀 이제 사회에 눈을 돌릴 때인데, 몸은 커가고 행동도 이미 어른인 것처럼 하면서도 사회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감정만 소중하다 느낀다. 그러니 조금의 부딪힘이 생겨도 스파크가 튈 정도로 까칠한 모습을 보인다. 내 감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감정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 또한 중요하고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든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어떤 아이들은 사회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관심은 있지만 자기중심적인 사고 방식에 따라 편파적인 생각으로 날 세운 비판만 일삼기도 한다. 아직 제대로 자기 주관을 가지기 힘든 아이들에겐 그런 가치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기초가 되는 다양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사회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지금 이 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비로소 거기에 자신의 의견을 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 지식 프라임>은 중3이 된, 매일 뉴스를 보며 입을 삐쭉 내밀고 화면을 쫙 째려보며 독설만 내뱉는 딸을 위해 선택한 책이었다. 부제가 "청소년을 위한 통합사회"였기 때문이고 <사회 지식 프라임>이라는 제목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기본적인 사회 배경 지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막상 읽어보니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다  아이에게 건네주기 전 나에게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책이었고 아이에겐 더더욱 도움이 되리라 확신했다. 읽기만 한다면야~하하.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가 하는 것은 이념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중략)... 개인 문제를 무조건 사회 탓으로 돌리거나 사회 문제를 무조건 개인 탓으로 돌리는 양극단을 피하면서 사회와 개인 사이의 균형을 바로잡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8p

 

책은 크게 "자유, 정의, 평등, 인권, 행복, 문화, 환경, 시장, 세계화"의 9개 분야로 나누어 조금 더 깊은 의문을 갖고 그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철학가와 미래학자,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냥 이론만 설명하지 않는다.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를 예시로 들어 이런 현상들이 가슴에 확 와닿게 한다. 무엇보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각종 이념에 대한 정의뿐 아니라 최근 학자들이 내놓은 다양한 개념들을 책에서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좋았다. 매일 신문을 들춰보아 왔어도 깊이 있는 책을 읽지 않으면 잘 모를 개념들을 접하면서 정말 많은 공부를 한 느낌이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해법과 창의적 대안 등을 내놓고 있어 더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이끈다.

 

사회를 이론으로만 접하면 참 재미없고 쓸모없는 과목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회만큼 우리 삶과 밀접한 과목이 없다. 잘 알아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내게 닥친 문제들도 이 사회 안에서 풀어나갈 수 있다. 조금 더 바란다면 그야말로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이제 막 배워나가는 청소년들이 만들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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