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팩스 부인과 꼬마 스파이 스토리콜렉터 61
도로시 길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을 통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폴리팩스 부인이 돌아왔다. 벌써 4번째 이야기를 갖고. 1편에서 CIA에 합류하게 된 이 부인은, 옆집에서 볼 수 있는 아주 인자한 외모로 빈틈없는 추리를 통해 간단해 보이는 일(하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고 위험하기까지 한)을 수행하게 된다. 난생 처음 하게 된 일이지만 아드레날린이 팍팍 솟는 것을 느끼며 편안하고 조금은 따분하기까지 한 노후의 삶에 활력을 가져오게 된다.

 

사실 1편에서는 폴리팩스 부인이라는 인물의 설정과 어떻게 CIA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첫 임무는 어땠는지가 주 내용이어서 "아주 재미있었다"라고까지 할 만하지는 못했다. 단, 어렸을 적 정말 좋아했던 미스 마플처럼 할머니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미스 마플보다는 훨씬 활동적이고 귀엽기까지 한 폴리팩스 부인이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4편, <폴리팩스 부인과 꼬마 스파이>는 이미 3번의 사건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폴리팩스 부인이 등장한다. 문제 해결 능력도 늘어났고 새로운 상황에 자신의 이야기를 끼워넣는 설정도 즐기면서 위험을 위험이 아닌, 도전과 모험으로 받아들이며 사건에 뛰어든다. 전문 요원은 아니지만 나이가 주는 연륜과 혜안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부인을 만날 수 있다.

 

상사 카스테어스의 부름을 받고 새로운 사건을 맡아 스위스로 떠난 폴리팩스 부인. 전문 호텔식 병원으로 요양 온 장모 역할로 각국에서 사라진 플루토늄의 행방을 찾으러 왔다. 하지만 이미 이곳에서 한 요원이 죽음을 당한 상황이라 지금까지 맡았던 임무보다 훨씬 더 위험해 보인다. 그리고 병원에서 만나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부인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부인은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보시네요."...119p

"내가 부인을 보낸 건 인터폴한테 주는 선물이었는데 아무래도 그쪽에서는 부인을 따분한 크리스마스 타이처럼 밀쳐놓은 것 같아."...251p

 

일반적으로 우리가 "할머니"들에게 요구하는 이미지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에 폴리팩스 부인은 다소 오해를 받기도 한다. 같은 직업의 사람들에게조차. 하지만 부인은 절대로 평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외모의 평범함으로 인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4편에서는 폴리팩스 부인 외에도 인상적인 인물들이 몇 나온다. 도둑 로빈이 그렇고 제목에 등장하는 꼬마 스파이 하페즈가 그렇다. 이런 개성 있는 인물들로 인해 이야기는 1편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재미있어졌다. 더욱 위험해진 사건 속에서 폴리팩스 부인은 또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함께 추리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를 읽다 보면 요즘 우리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흔한 핸드폰 하나 없어 정보원과 연락이 힘드니 말이다. 이 시리즈의 첫 편이 1966년에 출판된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런 최첨단 시스템 하나 없어도 이 놀라운 부인이 얼마나 뛰어나게 사건을 해결해 나아가는지, 주변 인물들과 상황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 말이다. 다음 시리즈 또한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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