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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보는 서양철학
임정환 지음 / CIR(씨아이알) / 2017년 12월
평점 :
학교 다닐 때 철학은 정말 끔찍한 과목 중 하나였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철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책으로 읽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하다. 우선 익숙치 않았고 읽어도 잘 모르겠는 느낌이 많이 들어 좌절감만 안겨주었달까. 그럼에도 철학 분야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몇 권의 개론서도 실패하고 <행복으로 보는 서양철학>을 선택한 이유는, 너무나 광범위한 주제보다는 "행복"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철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주장을 하나하나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정말 훑어본다는 느낌이면
어떨까 싶었고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 개론서를 시도할 때마다 중세를 넘어서 본 적이 없어서 우선 이 책을 끝까지 읽어 현대
철학까지 온 사실에 무척 뿌듯했다.
책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각자가 주장한 행복론에 대해 설명한다. 그 과정에 철학자의 주요
이론과 개념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직접 공부한 내용을 책에 담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며한 부분과 현대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현대의 예를 든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 번 실패했던 나도 공부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읽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각 철학자들이 주장한 행복론들을 쫓아가다 보니 공통된 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아마 저자도 그런 목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옛 철학자들을 통해 배우도록 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선 덕을 쌓아 실천하는 것, 혼자 잘되는 것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사는 방법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우리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행복에 이를 수 있는지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러셀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위해 다양한 자극, 경험이 당연시 되는데, 러셀은 오히려 이런 자극들이아이들에게
더 큰 쾌락을 찾게 만든다고 했다. 일상의 지루함도 참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에 왜 그렇게 공감이 가던지!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을 시작으로 좀 더 다양한 주제의 좀 더 많은 철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실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