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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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이 무척 강렬하다.

 

"시체를 만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9p

 

일반적으로 사람이 시체를 만지는 일은 흔치 않다. 아마 평생 동안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속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는 벌써 두 번째란다. 마치 범인이 살인 후 시체를 처리하듯 그렇게 미코시바 레이지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냉정하게 시체를 흔적이 남지 않도록 조심하며 강변으로 데려가 강물 속으로 던져버린다. 이 사람을 도와주듯 비가 퍼붓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서술이다.

 

범인으로 보였던 미코시바 레이지는 법의 파수꾼 변호사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독자는 두 가지 추리를 할 수 있다. 하나는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가 변호사이지만 예전 사건의 범인이었던 만큼 아직도 잔혹한 내면을 숨긴 살인자라는 것과 모든 것을 이겨내고 법의 수호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했을 수 있다는 하나. 하지만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니었다. 우선, 미코시바 레이지 혼자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주축은 양면성을 지닌 이 변호사이지만 이에 맞서 사건을 파헤치는 또 한 명의 형사, 와타세가 있다. 노련미 넘치는 이 형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표정과 눈썰미로 차근차근 사건을 풀어간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주의해야 할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또한 사람의 양면성이 있다. 한 번 나쁜 사람이 영원히 나쁜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겉으론 천사 같은 표정과 행동이지만 속으로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사건을 구성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속죄의 소나타>는 한때 소년 살인자였던 미코시바 레이지의 변화, 과거를 현재의 한 사건 변호를 맡으면서 되돌아보는 형식을 띄고 있다. 한 인간이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든 한 번 저지른 범죄를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 방법이 때론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속죄하는 본인은 진심을 담은 행동일 것이다. 그 사람의 속죄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 용서할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고 속죄하는 본인의 양심에만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코시바 레이지와 형사 와타세의 콤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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