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식욕과 나 1 - 픽시하우스
시나노가와 히데오 지음, 김동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참 신기하다. <산과 식욕과 나>라니! ㅋㅋ 참 일본스러운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상한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건 뒷부분의 "식욕과 나" 때문이다. "식욕"하면 또 나를 빼놓을 수 없으니~!^^

 

전에 기타무라 가오루의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내가 좋아하는 "술" 때문에 선택한 책이었는데 참 좋았다. 실연의 아픔을 매주 등산과 술로 피로를 풀면서 털어냈는데 그 섬세한 감정과 등산과 술을 연결시키는 게 오묘하면서 꽤 공감이 갔던 것 같다. 아마 <산과 식욕과 나>도 그래서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내가 제일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등산인데 그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등산이라면 꽤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만화책에선 산과 식욕을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사실 읽으면서 충격의 연속이었다...라고 해야겠다. 호흡이 엄청 짧다. 산을 오른다. 오르며 생긴 짧은 에피소드 하나. 중간에 혹은 정상에서 먹는다. 사실 이 만화에서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이다. 산에서 내려온다. 끝... 등산하며 느끼는 험난한 과정이나 긴 시간 등은 과감하게 삭제시켜놓았다. 매 편에서 중심은 이번 산행에선 무엇을 먹느냐!이다. 그래서 소제목도 그 요리의 이름으로 되어있다. "산에서 주먹밥", "구름 위의 낙원 커피", "불굴의 잡탕밥" 식으로... 산을 좋아하지 않는 1인으로서 먹기 위해 오른다...라는 설정이 묘하게 공감가면서 그래도 왠지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또하나의 의문점... 일본에서는 산에서 요리를 해도 되는 건가? 여성 단독 등산가라고 불러달라는 주인공 히비노 아유미는 매번 코펠에 프라이팬, 식재료 등을 싸서 들고 다닌다. 산 중턱이나 정상에서 서슴없이 코펠을 꺼내 밥도 하고 라면도 끓이고 커피도 끓여 마신다. 정말 그게 괜찮은 건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던 것은 우리나라 산에선 절대 금지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만화가 있으니 아마도 일본에선 허용되는 건가 보다.

 

자, 만화에서 소개되는 갖가지 퓨전 메뉴에 대해선... 솔직히 무척이나 일본스러운 요리여서 어떻게 시도해 볼까 싶기도 하고 과연 정말로 맛있을까... 싶기도 한데 어쨌든 만화를 읽다 보면 참 먹음직스럽게 보이긴 한다. 예전부터 일본 요리 만화를 꽤 좋아했는데 언제나 일본 요리는 무척 전통적이면서도 참 서양식이기도 해서 묘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만화에서 히비오 아유미가 만드는 요리 또한 그렇다. 묘하게 끌리고 묘하게 공감되는 만화, 내가 등산하고 내가 먹는 것은 아니지만 읽고 보면서 함께 힐링되는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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