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 - 500년 전 루터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겼는가
박흥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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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종교개혁 관련 도서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내가 마르틴 루터를 선택한 이유는, 종교개혁의 중심에 그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사를 흐름으로만 접하다 보면 그 안에 들어가 사건들이 왜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기가 쉽지 않다. 인간 중심이 아니라 사건 중심으로 접하게 되고 온전히 공감했다기 보다는 '그렇구나~'하고 이햏는 수준이다. 인물에 대해 알게 되면 공감하게 된다. 더 나아가 원인과 결과를 통해 장단점을 비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작가 박홍식 교수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종교개혁의 전반적인 주제를 깊이있게 다루거나 루터를 심도있게 연구하기 보다는 루터가 어떤 계기로 종교개혁의 중심에 서게 되고 어떤 일들을 하였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통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긴요한 과제(...23p)"에만 집중하겠다고 말이다. 교회의 입장도, 세속사의 입장도 아니다. 일반인이 쉽게 읽고 루터와 종교개혁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름 세계사를 공부해 온 사람으로서 이 책은 무척 유용했다. 대략적인 흐름만 알고 있다가 안으로 쑤욱~ 들어간 느낌이다. 교황과 교회의 면벌부 판매를 보다 못한 루터가 교회에 95개조 반박문을 써 붙이고 교황과 교회에 반기를 들었다. 아무리 교회 중심의 시대에서 조금씩 벗어나던 때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행동이다 그걸 알고 있었는데도 인간 루터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무너져가는 교회 상황을 두고볼 수가 없었고 반박문을 통해 반기를 들었고 제후들의 보호를 받으며 개혁 시도를 했었다는 사실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루터는 사실 처음부터 반기를 들 생각은 없었다는 점(교회 문에 반박문이 정말 내걸렸을까..라는 의문에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신실한 목회자로서 교회 내부에서부터 변화되기를 바랐다는 점이 무척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라는 용어로 루터는 기존의 교회에 맞선다. 루터의 중심에는 성경 중심의 믿음이 있다. 교황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시스템이 아닌, 누구라도(물론 목회자와 귀족들만 속한다) 성경을 해석할 수 있고 개인개인이 성경을 통해 하느님과 만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처음엔 가톨릭으로부터 독립할 생각이 아니었더라도 가톨릭과 맞서게 되면서 점차 자신만의 교리를 세워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루터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농민 혁명일 것이다. 자신들을 지지해준다고 생각한 농민들을 뒤로 하고 철저하게 제후들 편에 선 점 말이다. 덧붙여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은 급진 개혁자들인 자신의 종료들 조차도 뒤로 하고 그 시대의 제후들 편에 섰다는 점이었다. 루터가 종교개혁의 다양성을 막은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개신교의 대략적인 형태를 만들어가고 죽을 때까지 신앙에 최선을 다하며 사역한 점은 실로 놀랍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현대의 종교계도 바라본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우리는 그 역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반성하지 못하고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이 있을까. 인간 루터를 통해 500년 전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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