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41 달기지 살인사건 - 달기지 알파 1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1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10월
평점 :
어릴 적 읽던 SF 동화 속 우주의 이야기는 마냥 신기하기만 했었다. 이미 인류가 달에 착륙한 후였지만 달은 아직도 신기한 곳이고 닿을 수
없는 곳처럼 보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막내에게 "푸른 하늘 은하수~" 노래를 불러주고 밤에 산책하다 함께 하늘을 올려다 보면 저 위에 떠있는
달은 아직도 토끼 한 마리가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인류에게 달은 이런 곳인가 보다. 인류가 정복했다는 달은 아직도 인류에게 미지의 장소이다.
그래서 달에 사는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나 보다.
<2041 달기지 살인사건>이라니, 제목부터 화끈하다. 지금으로부터 20년쯤 지나면 달에 기지가 생기나 보다. 그런데 그런
기지에서 살인사건까지! 책이 시작되면 "달기지 알파"의 전개도가 나온다.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이다. 그리 넓지
않은 곳이다. 달을 연구하기 위한 기지로서 연구 박사 가족을 위한 숙소와 체육관, 연구동, 식당이 주위에 배치되어 있고 중앙에 기지에서 살아가기
위한 온실(별 효과는 없지만)과 가족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다목적실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구를 떠나
달기지라는 낯선 곳에서 살아야 한다면, 흥분과 걱정이 뒤섞일 것 같다. 하지만 일단 도착하고 나면 마냥 신나지 않을까? ...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기지 알파"에선 아니다.
작품은 챕터별로 시작마다 NASA의 달기지 알파 공식 안내서로 시작된다. 환영인사에서부터 숙소 안내, 교육이나 안전성 등 달기지에서의 생활
속 궁금증들을 풀 만한 안내서이다. 하지만 주인공 대시는 처음 NASA에서 발급한 공식 안내서는 모두 "거짓"이라고 말한다. 편안한 숙소는 커녕
잠이 오지 않는 수면 캡슐에서 밤을 지새다 겨우 잠드는 생활에 신선한 음식이라곤 눈씻고 쳐다봐도 볼 수가 없고 화장실 처리는... 가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하단다.
사건은 바로 그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아닌 밤중에' 갑자기 배가 아파서 가게 된 화장실에서 변기에 문제가 생기고 그런 상황에 홀츠
박사님이 들어오면서 대시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홀츠 박사님은 무척 들떠 있었고 중대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대시는 홀츠 박사님이 실수로 에어로크 밖으로 나갔고 우주복을 제대로 입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모든 이들이 박사님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데도 불구하고 대시는 박사님이 살해당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별 얘기가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범인을 밝혀나가는 과정과 달기지에서의 생활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재미있기 때문이다. 사건은 해결되었고 이제 대시는 이곳이 그렇게 싫지 만은 않은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달기지 알파의 이야기는 계속된다고
한다.